로봇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 생물 따라하는 생체모방로봇의 세계
2022년 1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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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
생물 따라하는 생체모방로봇의 세계
1. “코끼리 아저씨는 코가 손이래 과자를 주면은 코로 받지요~.”
누구나 한 번쯤은 불러봤던 동요 한 자락이다.
그런데 최근 미세바늘까지 잡을 수 있는 코끼리 코 로봇이 나와 동심과 흥미를 동시에 일깨워주고 있다.
2,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진은 지난 10월 20일, 코끼리 코를 흉내 낸 그리퍼*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바늘처럼 얇은 물체에서부터 큰 박스까지 잡고 옮길 수 있어 활용도가 매우 높은 기술이다.
*물체를 쥐어 옮기거나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장비
3. 코끼리 코는 작은 물체와 큰 물체를 잡을 때 쓰는 방법이 다르다.
유연함을 바탕으로 작은 물체는 코끝을 오므려서, 큰 물체는 코로 공기를 들이마시듯 잡는다.
연구진은 이러한 동물의 지혜를 그대로 로봇에 적용했다.
4. 연구진은 먼저 로봇 구조체 내부에 진공을 만드는 미세 유로*를 장착했다.
내부에 진공을 일으켜 유연함을 확보한 구조체는 물체의 형상 그대로 변형되며 흡착할 수 있다.
또 구조체 중앙에 있는 변형 와이어를 잡아당기면 집게처럼 오므려 물체를 잡을 수 있게 된다.
5. 거북이 역시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동물이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10월 12일 자에는 미국 예일대 연구팀의 거북이 모방 로봇 아트(ART)가 소개됐다.
4개의 다리가 육지에서는 원통형으로, 물 속에서는 지느러미 형태로 변하며 유연하게 환경에 대처할 수 있다.
6. 한편 에스토니아 탈린공과대학이 만든 유캣(U-CAT),
서울대 국방생체모방연구센터가 개발한 정찰로봇 역시 바다거북의 지느러미를 모방한 것이다.
이를 통해 보다 원활하게 수중 방향전환이 가능하다고 한다.
7. 로봇은 아니지만, 바다거북의 특징을 스포츠에 적용한 사례도 있다.
서울대학교 생체모방유동설계연구실에서 개발한 신개념 골프공이다.
8. 벌새 역시 생체모방로봇의 우수고객이다.
빠른 날갯짓을 바탕으로 공중정지 등 우수한 비행능력을 보여주기 때문.
캐나다-독일 공동연구진의 허밍버드(hummingbird), 미 국방성 산하의 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허밍봇(hummingbot)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9. 곤충 쪽에서는 소금쟁이가 인기다.
미국 UC 리버사이드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노이스봇(Neusbot)은 물이 증발할 때 발생하는 수증기로 진동을 일으키고, 그 운동에너지로 움직인다.
얇은 필름 모양으로 구성된 외관은 소금쟁이와 많이 다르지만, 물 위를 떠다닌다는 습성을 최적화해 만들어졌다.
10. 서울대학교 연구팀은 표면장력을 이용하는 소금쟁이의 움직임을 본떠 수상 도약 로봇을 개발했다.
도약을 준비하는 소금쟁이는 다리를 회전시키며 가운데로 모아 수면을 누르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린다.
11. 연구팀은 소금쟁이의 다리 회전 움직임을 따라하기 위해 벼룩의 도약기관 구조가 가진 독특한 메커니즘을 활용했다.
그 결과 길이 2㎝ 로봇이 무려 14.2㎝를 뛰어오르며 몸길이 7배가 넘는 수상 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12. 건국대학교 연구팀은 비행 중 충돌에도 끄떡없는 장수풍뎅이에서 힌트를 얻었다.
날개가 장애물과 충돌할 경우, 그대로 접히면서 충격을 완화한 다음 다시 펼쳐지며
비행하는 메커니즘을 응용한 것.
13. 연구팀은 초고속카메라로 장수풍뎅이의 비행을 면밀히 관찰했다.
그 결과 충돌 에너지를 흡수해 안정성을 높인 비행 로봇 KU비틀을 개발할 수 있었다.
14. 이밖에도 바퀴벌레, 무당벌레, 뱀, 비둘기, 해파리, 가오리, 도마뱀, 게 등 수많은 생물이 모방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다양한 진화가 무수한 공학적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는 것.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는 자연의 신비를 응용하기 위한 생체모방로봇 연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