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피하는 콩새 한 마리. 몸집이나 빛깔이 조금씩 차이가 나고 어떤 녀석은 활기차고 어떤 녀석은 느릿느릿 게으름을 피운다. 장맛비처럼 줄기차게 내린다. 바람까지 세차게 부는 이런 날은 새들의 활동까지 뜸하게 만든다. 외부인이 돌아가면 그제서야 하나둘씩 먹이에 접근한다. 그런데 먹이를 먹는 콩새 한 마리가 좀 이상하다. 먹이를 먹다 말고 추녀처럼 생긴돌 밑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는데 깃털도 모두 젖었고 그야말로 비 맞은 생쥐
영양상태가 좋은 새들, 즉 잘 먹어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녀석들은 (아래 사진) 비를 맞아도 빗방울이 깃털을 타고 흐르기 때문에 깃털에 큰 변화가 없지만 영양상태가 썩 좋지 않는 녀석은 빗물이 깃털 속까지 스며들어가 체온을 떨어뜨리지 싶다.
'때깔' 좋은 콩새 한 마리가 웅크리고 비를 피하는 녀석 앞을 지나며 '이봐 거기서 뭐해!' 하며 말을 걸어보지만 녀석은 빗속으로 나올 엄두가 나지 않는지 묵묵부답 눈만 깜빡인다. 이 녀석이 번식지인 북쪽 러시아, 몽골 초지로 돌아갈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
출처: 철원사랑야생화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칼빈코스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