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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度淵스님의 새이야기 스크랩 도연(度淵)스님의 새 이야기 - 비를 비하는 콩새
칼빈코스트너 추천 0 조회 83 09.03.03 18:5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비를 피하는 콩새 한 마리.

자유롭게 하늘을 날며 숲을 오가는 새들도 제각각 삶의 질이 다르다. 같은 종인데도

몸집이나  빛깔이 조금씩 차이가 나고 어떤 녀석은 활기차고 어떤 녀석은 느릿느릿 게으름을 피운다.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밤새 간헐적으로 내리던 비는 한여름

장맛비처럼 줄기차게 내린다. 바람까지 세차게 부는 이런 날은 새들의 활동까지 뜸하게 만든다. 

 
아침마다 먹이 먹으러 오는 콩새들은 외부인이 와 있음을 어찌나 잘 아는지 먼발치에서만 바라보다가

외부인이 돌아가면 그제서야 하나둘씩 먹이에 접근한다. 그런데 먹이를 먹는 콩새 한 마리가 좀 이상하다.

먹이를 먹다 말고 추녀처럼 생긴돌 밑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는데 깃털도 모두 젖었고 그야말로 비 맞은 생쥐
다름없다. 영양상태가 좋지 않거나 어디가 편찮은 모양이다. 녀석은 10 분 넘게 비를 피하다가 돌아갔다.

 

영양상태가 좋은 새들, 즉 잘 먹어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녀석들은 (아래 사진) 비를 맞아도 빗방울이

깃털을 타고 흐르기 때문에 깃털에 큰 변화가 없지만 영양상태가 썩 좋지 않는 녀석은 빗물이

깃털 속까지 스며들어가 체온을 떨어뜨리지 싶다.

 

'때깔' 좋은 콩새 한 마리가 웅크리고 비를 피하는 녀석 앞을 지나며 '이봐 거기서 뭐해!' 하며 말을 걸어보지만

녀석은 빗속으로 나올 엄두가 나지 않는지 묵묵부답 눈만 깜빡인다.

기후는 하루가 다르게 따뜻해지는데 나이 먹어 병약하거나 아니면 아직은 햇병아리 콩새일지도 모르는

이 녀석이 번식지인 북쪽 러시아, 몽골 초지로 돌아갈 수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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