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간 |
거 리 |
출발 시간 |
소요 시간 |
비 고 |
오색분소 |
|
03:00 |
|
|
대 청 봉 |
5.00 |
06:18 |
198 |
|
만 경 대 |
2.58 |
08:33 |
135 |
105휴식 |
왕복 |
1.47 |
11:23 |
110 |
|
화 채 봉 |
1.85 |
11:48 |
25 |
|
칠 성 봉 |
2.82 |
12:53 |
65 |
10분 휴식 |
토왕성폭포 |
1.37 |
14:04 |
71 |
|
피골좌능선 |
1.00 |
14:41 |
37 |
|
‘C'주차장 |
5.1 |
16:09 |
88 |
|
계 |
21.19 km |
13:09 |
11:04 |
실 소요시간 |
산행기록
03:00
시즌이면 이렇게 항상 붐비고...
난리법석...
해밀 차는 아직 도착을 안 했는지 보이지 않는군요.
랜턴을 꺼내다가 무리하게 잡아당겨서인지 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거의 안행雁行 수준이어서 랜턴 없다고 못 오를 그럴 환경을 아닙니다.
그냥 오릅니다.
06:18
일출 시간에 맞춰서 천천히 올라오다 보니 화채입구에서 이런 분위기를 맞습니다.
우측 중앙에는 나뭇가지 하나가 솟대 모양이 되었습니다.
바다 위로 구름이 한 겹 더 깔렸고.....
그러니 동해에서 바로 뚫고 오르진 못하고 구름 사이로 비집고 나올 것 같은 예감.
아!
점봉산!
우측에서 백두대간이 힘차게 용솟음 치고 올라와 망대암산을 거쳐 점봉산을 지나 그 좌측으로 고개를 낮춘 다음 오대산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그 뒷줄이 오대산 두로봉에서 가지를친 한강지(기)맥이고....
점봉산의 우측 작은점봉산 뒤로 운해 위에 가칠봉만 간신히 고개를 빼고 있군요.
우측으로 귀청.
중앙에 가리봉1518.5m과 그 우측의 주걱봉1386m 그리고 가리봉 뒤로 살짝 숨은 삼형제봉1232.3m이 하나의 family 행세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장승고개 건너 한석산1119.1m이 서자 취급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터!
무척 춥습니다.
어제는 얼음이 얼었다고 하니....
중앙 멀리 안산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소양(도솔)지맥의 대암산이 보이니....
공룡의 이 모습은 오늘 만큼은 볼 수 없으니 깊이 담아두고.....
향로봉에 금강산까지 보이니....
주절주절.....
"큐 좀 줘보세요. 그러니까 저기가 우리가 진행할 ......."
제 스틱이 고장 나서 A/S 받거나 아니면 새로 사야 하는데...
하긴 6년을 넘게 쓴 거 같은데.....
지금 추위속에서 나누고 있는 얘기는....
"저 좌측 끝봉우리 우측이 집선대이고 그 우측으로 올라와서 봉긋 솟은 게 칠성봉....."
근데 저 칠성봉은 현장에 가보면 그냥 밋밋한 봉우리에 불과하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그 좌측에 초목능선길이 암봉능선과 만나는 봉우리를 칠성암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저 중앙에 우뚝 솟은 게 화채봉. 그 우측이 1216.7봉이고 ... 저 화채봉 바로 앞에서 좌로 흘러내리는 능선을 주목해야 합니다. 저 능선이 그 아래 흰 바위가 보이는 곳 까지 떨어져 거기서 10분을 '뻥' 간 상태에서 걸으면서 우측으로는 집선봉 방향의 만물상 그리고 정면으로는 공룡의 범봉과 왕관봉 그리고 칠형제 봉들을 가슴이 시리도록 보고 그 좌측으로는 염주골의 염주폭포나 천당폭포를 봐야하고 그러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이 대청봉에서 희운각으로 흘러내리는 '이박사능선'을 중심으로 고요의 계곡과 죽음의 계곡을 봐야한다는 것이죠."
박공이 한 마디 거듭니다.
"시험 문제 잘 나오는 것들입니다."
"그리고 이따 저 바위 '가'에서 여기를 올려다 볼 겁니다."
화채봉 입구로 가는데 구름 사이로 일출이 진행됩니다.
06:45
경건한 마음을 뒤로 하고.....
화채능선으로 진입합니다.
우측의 잡채(관모봉) 능선.
대청 산장에서 잘 때 이 우측 길로 물을 뜨러 많이도 다녔습니다.
지금도 그 샘물이 있으려나?
하공께서 화채 입구로 들어가는 제 모습을 뒤에서 촬영해 주셨군요.
아침 햇살이죠?
이럴 때 제일 적합한 저만의 노래.
기타 소리가 살짝 깔리면서....
이 곡만큼은 최성원의 목소리로 들어야죠.
"매일 그대와 아침 햇살 받으며 매일 그대와 눈을 뜨고파..."
07:11
아까 겨냥했던 'A'곳에 오릅니다.
화채능선.
능선은 두 갈레로 갈립니다.
하나는 좌측으로 칠성봉 ~ 집선봉으로, 다른 하나는 1216.7봉 ~ 송암산767m으로 가는 피골 능선으로...
그 가운데에서 나오는 물줄기가 바로 토왕성폭포를 만들고 조금 이따 그곳을 방문할 것입니다.
한편 피골능선은 다시 우골과 화채와 연결되다가 갈라지는 좌골 능선으로 갈리고....
그 화채능선과 우측의 공룡능선을 가르는 물줄기가 바로 쌍천의 원류이고 그곳이 천불동계곡千佛洞溪谷입니다.
천 분의 부처님을 모셔놓은 계곡이니 부처님 나라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자비가 넘치는 곳입니다.
좌측으로 비선대가 우측으로는 만물상이 그걸 보여줄 것입니다.
좌측 대간길을 봅니다.
마침 전화가 울립니다.
총대장님께서 화채봉 입구에 도착을 했는데 오리지널 대간길인 이박사능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확인을 하는 내용입니다.
"예. 화채에서 내려가는 모습 잘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염주골.
이 물줄기가 죽음의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과 합쳐 양폭이 되어 다시 칠선골 물을 받아 비선대로 내려가게 됩니다.
곧 쌍천이 되는 것이죠.
07:49
출출하죠?
말만 따끈한 차 한 잔하자고 한 것이지 가방털이나 하자는 거죠?
막걸리 한 잔에 모든 걸 다 녹입니다.
떡볶이에 순대까지?
가만히 앉았다 일어났는데 한 시간이 휭하고 달아납니다.
그동안 두 팀이 지나가는군요.
소위 꾼들이 얘기하는 '범법자들'.
총 대장님의 현 위치가 궁급합니다.
"등로 상태가 아주 좋은데요. 지금 열심히 내려가고 있습니다."
다행이군요.
"그래도 경사가 워낙 가파르니 돌부리 조심하시구요. 총대장님 화이팅입니다."
비탐 구간을 가는데 막기는커녕 격려라니!
만경대 입구를 향하여 걷습니다.
잠시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좌측 신선대.
그 좌측 구석으로는 안산까지.....
어차피 가게 될 걸....
조바심으로 잡목 사이로 만경대를 봅니다.
09:33
그러고는 추억의 만경대 3거리입니다.
가방을 바위 뒤에 숨겨두고 약 30분 거리의 만경대를 다녀오기로 합니다.
“그래. 지난 번 점봉산에서 남설악의 만경대를 얘기했지? 거기도 만물상이 있었고. 여기도 마찬가지야. 저 집선봉 일대를 만물상이라고 해. 금강산에서 따온 이름이지. 설악에는 세 개의 만경대가 있다고 했지? 외, 내설악 그리고 남설악의 것 등. 외설악의 만경대가 저 화채봉 조금 못 미친 1253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오면 양폭대피소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거기에 만경대가 있지. 거기서 보면 저 만물상이나 공룡의 천화대 등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어. 또 내설악의 만경대는 아까 마등령에서 오세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잖아? 그 길은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인데 오세암에서 백담사로 가기 위하여 첫 번째 계곡을 건너 언덕을 오르자마자 왼쪽으로 ‘탐방로 아님’ 표지판이 있어. 그 뒤로 10여 분 정도 기어가다시피 올라가면 멋진 암봉이 나오지. 거기서 왼쪽으로는 오세암 전부를, 오른쪽으로 가서 보면 용아장성릉 전부와 서북능선을 한눈에 담을 수가 있지. 만경대란 그런 곳이야.”
“그럼 만경대에 특별한 시설물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암봉 같은 곳이라는 얘기네? 하긴 대(臺)라는 게 봉우리 정상이 바위로 되어 있고 그 바위 위의 평평한 곳을 얘기하는 것일 테니....여기도 만만치 않은데. 설악 전부가 다 보이네. 동해에서 북설악까지 말이야.”
― 졸저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 537쪽
09:56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만경대 까지 약 30분 정도 걸리니 이제 거의 다 왔군요.
사진 촬영과 조망에 시간을 다 빼앗기고....
칠성암과 우측의 화채봉.
....................
공룡.....
와이드 화면으로 대청과 공룡을 한꺼번에 잡습니다.
중앙 뒤로 1275봉.
그리고 가운데 범봉과 우측의 왕관봉.
그러니 그 뒤로 천화대며.....
두 분 바쁘십니다.
그리고 조용히 하시지요!
하긴 저도 캄탄사를 연발하며 사진 촬영을 하다보니 시간만 잡아 먹고 있는 걸!
"현오 선배님! 실감합니다! 공룡을 보려면 화채로 오라!"
만물상萬物相.
그 뒤로 울산바위.
그 뒤로 상봉과 신선봉.
제가 설악의 여러 봉우리 중 가장 사랑하고 외경심을 가지고 바라보는 곳!
저 신선봉이죠.
뭘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 지....
그냥 막 소리지르고 악을 쓰고....
그냥 막 지랄(?)이라도 아니 발광이라도 하고픈 심정입니다.
천석고황泉石膏肓을 달래려 왔다가 오히려 고질병을 안고 갈 것 같은 심정.
괜히 화채 그것도 만경대에 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우측으로 칠선폭포.
2년 전왔을 때에는 건폭이었는데.....
이제 마등봉이라는 이름도 굳어졌나요?
그러면 안 되는데....
범봉을 당겨봅니다.
좌측 황철봉 그리고 우측으로 상봉과 신선봉.
신선봉 우측으로 죽변산.....
만물상 위는 칠성암이 끝의 집선봉 갈림봉으로 떨어지고.....
화채봉.....
화채봉에서 우측의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상여의 모습이라고도 합니다.
상여의 다른 말이 화채이니 이것을 한자로 강제로 표현한 것이 華彩.
그래서 화채봉이라고도 합니다.
그럴듯합니다.
대단한 만경대.
염주골에서 내려오는 물이 염주폭포로 떨어져서는 이중의 벽에 부딪혀 우측으로 꺾이고 그 우측에는 죽음의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천불동의 주곡이 되어 내려옵니다.
희운각에서 내려오는 사람들 모습도 보입니다.
저들에게 우리가 보이려나?
총대장님은 무사히 희운각으로 내려오셨다 하는군요.
얼마나 흥분될까?
그렇게 가고 싶어하던 길인데.....
종석대도 그렇게 가보세요.
죽입니다.
범봉.....
이번엔 왕관바위.
.................
이제 그만 갑시다!!!!!!
만경대 능선.
사실 이런 곳에 오려면 카메라를 버리고와야 합니다.
어설프게 찍은 이 정도의 사진을 가지고 "나 만경대에 갔다왔네."라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 부끄럽습니다.
뭘 그것도 얼마나 안다고....
발끝 아래는 천길만길 절벽....
오금이 저립니다.
올라가는 길은 된비알입니다.
11:23
다시 삼거리입니다.
1시간이면 되는 길을 1시간 50분 걸려 다녀왔습니다.
소감 좀 들어볼까요?
"이런 곳은 막아서 사람들 못 들어오게 해야겠네요."
"황홀경 바로 그곳입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오던 길로 도로 나가려 합니다.
"자, 이제 그만 정신 차려야죠. 진짜 앞으로도 여러 번 골ecstasy로 가야 하는데....."
11:36
예전 야영장 터를 지나,
11:48
화채봉으로 오릅니다.
맨 뒷줄 안산.....
백두대간의 설악산 구간의 공룡.....
삼각김밥 앞에서 포즈 한 번 잡아보고....
오늘 의지와는 달리 여러 장 사진이 찍혔습니다.
오늘 찍사는 박공!
설악태극종주 코스는 1103.2봉에서 백두대간을 벗어나 우틀하여 울산바위로 가게 되죠.
그 뒤로 향로봉의 기지가 보이고 그 뒤로 금강산까지 보이는데 사진으로는....
금강산과 상봉, 신선봉 그리고 죽변산을 보고....
달마산 그리고 우측 능선이 피골좌능선.
뒷줄이 설악태극종주 능선.....
C지구의 주차장이 만차입니다.
햇빛을 그나마 적게 받으니 색깔이 좀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앞 줄이 만경대 라인.
만경대.
with 박공......
하공은 혼자...
머리 위로 잠자리가 선회하는군요.
어서 갑시다.
이러다가 16:30에 출발한다는 차 시간 늦겠습니다.
12:07
자, 출발합니다.
명목상 칠성봉.
해산굴을 통과하여,
흐름은 직진이나 바로 들어갈 수는 없고,
우리가 진행할 루트가 보이는군요.
바로 첫봉우리가 칠성암이라는 바위와 초목이 혼재된 봉우리.
그 우측의 암봉을 지나면 그 우측의 펑퍼짐한 바위봉이 숙자바위.
그 우측 봉우리를 우회하여 우측 골짜기로 떨어지면 거기가 바로 토폭상단부.
그 옆의 벌거벗은 봉우리는 뭔가?
노적봉?
그건 더 아랫쪽인데....
12:29
피골좌능선 삼거리입니다.
직진하면 C지구 주차장으로 가고....
우리는 좀 우회해서 더 놀다가기로....
여기서 그냥 내려가자고 했다가는 제 목숨이 온전치 않을 것 같습니다.
분위기가 살벌하여 '찍'소리 못하고 좌틀합니다.
12:31
저 뒤로 지나온 삼거리 갈림길을보고....
12:43
지도상으로는 여기가 칠성봉.
12:48
삼거리.
이곳에서 표지띠 따라 좌틀하면 집선봉 부근으로 진행하여 권금성으로 가는 길입니다.
예전에 대청산장에서 자고 속초로 가서 귀경하는데 있어 가장 빠른 길이라 여겨졌던 곳입니다.
케이블카도 타고....
멋진 곳이긴 하지만 위험한 곳이기도 합니다
12:53
우리는 직진하여 칠성암에 도착합니다.
과연 여기서 펼쳐지는 풍경은 어떨까요?
기본으로 뒤를 돌아봅니다.
만경대와 설악 주릉.
공룡 천화대.
집선봉 갈림봉.
그리고 집선봉과 권금성.
아!
이게 웬일.
그동안 권금성이 아예 하얗게 되어 버렸군요.
저런 곳을 못 올라오게 해야죠.
케이블카 이권 사업이 있어서 그런가?
좌측 하단은 병풍 혹은 나한봉이 연상이 되고....
마등봉 아래 세존봉은 위치가 다르다 보니 이름과 매치가 잘 안 되고....
우측 비선대.
황철봉 - 1103.2봉 - 상봉 - 신선봉
이건 뭐?
그 뒤로 달마봉......
중앙 집선봉.
천불동 계곡으로 흘러내려가고....
13:24
아니 지리의 좌고대가 이리로 이사오셨나?
이상 야릇한 모양을 하고 있고.....
그 바위봉을 우측으로 돌아 숙자바위를 만나러 갑니다.
좌측 낭터떠지 아래에서 바위들이 놀고 있군요.
13:38
숙자를 만납니다.
하고 많은 이름 중에 하필이면 숙자인가요?
숙자하고 원수를 졌나?
아니면 가장 잘 아는 여자가 숙자여서 그런가?
여기저기 집중 타공으로 인하여 구멍이 뚫린 곳이 많습니다.
예전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나던 곳이었는데....
조금 전 지나온 길을 보면서 호흡을 가다듭습니다.
이거 때문에 숙자바위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옆.....
바위에 구멍까지 나있고....
싱거운 사람들 같으니.....
좌측아래는 집선봉과 권금성.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3시간.
좀 서들러야겠습니다.
숙자바위를 넘어....
아!
노적봉728.3m.
그 좌측이 달마봉.
계속 발목을 붙잡는군요.
거의 실신 지경입니다.
13:54
966.1봉을 지나고,
우측에서 시끄러운 물소리가 납니다.
저 물이 토폭 상단부에서 3단으로 떨어지면서 장관을 연출하겠죠?
시간이 없어 서둘러 내려가는데 그만 못 볼 걸 보고 맙니다.
"하공! 박공! 빨리 내려오세요!"
"예. 가고 있습니다. 왜 그러시는데요?"
"저걸 좀 보세요."
"저제 뭐죠?"
13:57
"그 유명한 '별따소' 즉 '별을 따는 소년' 아닙니까! 저 손 모양으로 별을 딴다는 것이죠."
그 뒤가 경원길이고 우측으로 가면 '은벽길'로 갈 수 있고.....
14:04
아름다운 계류........
이 물이.....
아니 이곳이.....
우리가 저 아래서 쳐다만 보던 그 토왕성 폭포의 상단부입니다.
이 물은 바로 떨어져 포말을 일으키며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겠죠.
그 바로 앞.
노적봉.
달마와 좌측의 울산 그리고 그 뒤가 신선봉.
오늘 아니 지금까지 11시간 동안 무슨 미친 짓을 했는지.....
오색 - 대청의 3시간 반은 그렇다치고 7시간 반 동안 뭘 했는지?
어디 있었는지?
아니 어떻게 살았는지?
혹시나 내가 선경仙境을 갔다온 건 아닌가?
아까 만난 사람들이 혹시 신선이 변장을 하고는 우리와 선문답을 나눴었던 건 아닌가?
머리가 텅 빈 것 같고 다음에 뭘 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일단 물 한 모금 마시고.....
박공.
하공.
이 두 분께 '화채'라는 주사약을 놔드렸으니 최소 2년 간은 별 일 없으실 겁니다.
다만 며칠 간은 고통에 시달리시겠죠.
다른 산은 산 같지 않고 눈에 삼삼한 것은 이곳 뿐일 것이니....
좀 진정시켜 드리기 위해 다음 달 산행은 아무 데나 선정하라고 합니다.
또 채무자가 되었습니다.
시간 체크를 합니다.
지금 14:10.
서두르더라도 하산주 타임은 안 됩니다.
씻을 시간이나 되려나....
"이제 2시간 20분 남았는데 오르막 1km. 하산길 5km. 다행히 하산길 등로 사정이 양호합니다. 조금 서두릅시다."
그런데 가다보니 하공이 보이질
않습니다.
야호!
몇 마디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고....
다시 빽하여 30여 m 내려가니 옆 길에서 나오십니다.
"어디를 다녀오시나이까?"
"정신이 멍하게 나가서 신령님 좀 뵙고 오는 길입니다."
아!
큰일이로고!
후유증이 벌써부터 시작되다니.......
"우리 좀 조심합시다. 잘못하면 우리 또 골로 갑니다."
"골로요? 그 골 다시 한 번갑시다."
파안대소하며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14:41
드디어 의 피골좌길과 만났습니다.
15분 정도면 내려올 길을 거의 두 시간이나 걸렸으니.....
15:06
864.1봉을 지나...
직진을 합니다.
뒤에서 따라오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몇 번 불러보는데 대꾸가 없습니다.
"GPS를 살펴 봅니다.
이게 웬 걸!
400m 정도 벗어나 다른 능선으로 접어든 것이네요.
아까 864.1봉에서 좌틀했어야 했는데.....
전화를 합니다.
"박공! 이러쿵 저러쿵.... 길 잘못 들고,,,,, 다시 올라가기는 너무 머니 어쨌든 나는 알아서 내려갈 테니 큰 길만 따라 가시면됩니다. 미심쩍으면 GPS 능선 살펴서 내려가시구요."
"OKAY"
그 능선길은 이내 사면으로 떨어지더니 계곡으로 떨어집니다.
이른바 피골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계곡 옆 산길을 만나 그 길을 뛰듯이 치고 내려갑니다.
15:49
이런 길을 말입니다.
제대로 내려가고 있는지 전화를 하니 통화불능!
15:55
반가운 안내판.
이제 1.5km 정도 내려가면 되려나?
16:08
하이디 벨리로 나와,
16:09
이 길로 나왔어야 하는데....
두 분에게 전화를 합니다.
"예. 계곡으로 떨어져 지금 제대로 된 길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
저를 시작으로 두 분 다 제 각각 길을 잘못 들어섰던 것입니다.
아!
화채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지금부터 시작인가요?
그래도 제대로 나오고 계시니....
그럼요.
짬밥이 얼만데....
빨리 씻고 하산주 준비나 해야겠는데 시간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엄한길대장을 만나게 되는군요.
바쁜 저를 붙잡고 이 얘기 저 얘기....
"조금 이따....나 잠깐 씻고 갈 준비해야 하니까....여기 잠깐 계슈."
상가 편의점에서 지인들과 한 잔 하고 있으라 하고 잽싸게 차에 가서 옷을 가지고 '하니문 모텔'로 갑니다.
4000원 계산하고 10분 만에 샤워를 마칩니다.
엄대장은 다른 이들과의 술좌석이 계속 되어 저는 캔맥주 세 개를 사들고 작별 인사를 나누는데....
수원의 천마 형님이 여긴 또 왜?
시간은 30분을 넘어 35분으로 향하는데.....
여차 저차....두런 두런....
"예. 형님. 송년회를 '종3 고창집'에서하면 되니 그때 뵙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차에 오르는데 억센 경상도 목소리가 또 부르는군요.
그냥 목례만 하고 차에 오릅니다.
제대로 씻지도 못한 두 분과 캔맥주로 서로 고생했다는 덕담만 나누고....
학사평을 지나면서 차는 좌측으로 달마봉을 올려다 보면서 지납니다.
"저 달마봉은......"
첫댓글 다시 범법자가 되어 전과를 한건 추가하셨습니다. 칠성봉, 집선봉, 노적봉 쪽도 가보기는 했는데 남을 따라만 가서 루트를 잘 알지 못하겠습니다.
비탐구간에 비경이란 비경은 다 들어가 있으니...함께 시간 내 가시죠.
이제 지리산편에 이어 설악산편이 시작되겠군요...아주 좋습니다
아니예요. 후배 애들이 가자고 통사정을 해서 갔뎐 것...11월 둘째 주 가리봉 종주 예정. 장승고개까지...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