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당일로 투어가 가능한 관광 명소로는 단연코 하롱베이와 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불리우는 닌빈성 땀꼭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두 곳은 한국 여행사들의 북부베트남 3박4일 패키지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고 포함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에게도 비교적 잘 알려져있다. 여행매니아가 아닌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나 하노이에서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또 다른 북부베트남의 관광 명소가 바로 지금 소개하려고 하는 Perfume Pagoda이다.
이곳은 하노이 남서쪽으로 버스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Perfume Pagoda는 지명이 아니라 이곳에 있는 대표적인 불교 사찰의 이름이다. 이 절은 베트남 말로는 Chua Huong이라고 하는데, chua는 '절', huong은 '향기'라는 뜻이니, 영어로는 Perfume Pagoda로 번역되며(베트남에서는 불교 사찰은 공식적으로 temple이 아니라 pagoda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우리말로 굳이 직역한다면 '향사'라고 번역할 수 있겠으나, 모든 여행 안내서나 여행사의 투어프로그램에 Perfume Pagoda로 소개되어 있으므로 여기서도 Perfume Pagoda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하겠다.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이곳은 관광지라기보다는 불교 성지로서의 의미가 더 강한 것 같다. 이곳에는 비단 Perfume Pagoda뿐만 아니라 10여개의 불교 사찰이 성스러운 Huong Tich산의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사찰인 Perfume Pagoda는 규모가 큰 사찰은 아니지만, 이 산의 석회암 절벽을 깎아서 동굴을 파고 그 안에 제단을 꾸며 놓은 점이 특이한 사찰로서, 불교 신자들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사찰이라고 한다. 이런 종교적 의미 때문에 음력 2월 보름부터 음력 3월 마지막 주까지 지속되는 축제 기간 동안에는 엄청난 수의 베트남 불교 신자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베트남인들이 이곳을 찾는 것은 종교적인 이유가 더 크겠지만, 외국인 여행자들이 이곳을 찾는 주된 이유는 이곳의 자연 경관이 하롱베이나 닌빈성 땀꼭 못지 않게 아름답기 때문이다. 하노이에서 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린 끝에 선착장에 도착한 후 , 여자 사공이 노를 젓는 보트를 타고 석회암 절벽들이 좌우로 병풍을 두른듯한 넓은 수로를 한 시간 정도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경관이 닌빈성 땀꼭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보트에서 내린 후 선착장 주변의 식당에서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점심 식사를 한 다음, Perfume Pagoda로 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산을 올라가야 하는데, 최근에는 이곳에 케이블카가 놓여져서 보통은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오르는데,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 또한 여행자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이 투어는 하노이 시내의 대부분의 로컬 여행사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비용은 2009년 5월 현재 왕복 케이블카비 7USD를 포함하여 총 26USD이다. 이 비용 속에 왕복 버스비와 보트비, 영어가이드, 점심 식사, 사찰 입장료 등이 모두 포함되며, 사공 팁(약 1만동~ 1USD)은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 케이블카비는 옵션이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면 19USD이나, 걸어서 산을 오르는 것이 힘들 뿐만 아니라, 투어에 참가한 다른 일행들이 대부분 케이블카를 이용할 경우 별도로 움직여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케이블카를 이용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럼, 이 정도의 배경 지식을 갖고 Perfume Pagoda를 향해 함께 여행을 떠나 보자.
![](https://t1.daumcdn.net/cfile/cafe/156A9E0C4A7C14048D)
하노이에서 두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선착장에 도착하면 다시 이런 보트를 타고 수로를 한 시간 정도 거슬러 올라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9240D4A7C145E18)
이 작은 배의 탑승 인원은 외국인의 경우 4인, 베트남인의 경우 6인이라고 한다. 버스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캐나다 시민권을 가진 베트남 여성이 가이드로부터 이런 얘기를 듣고 베트남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나에게 툴툴거려서 알게 된 내용이다. 그러고 보니 저 배에는 베트남인 가이드와 사공을 포함하여 모두 8명의 베트남인이 타고 있다. 맞은 편의 우리 배에는 외국인 4인과 사공 포함해서 모두 5인이 타고 있으니, 똑같은 돈을 내고도 베트남인들이 차별을 당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54081E4A7C14B727)
배는 석회암 절벽들이 병풍을 두른듯한 드넓은 수로를 타고 한 시간쯤 거슬러 올라간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77681B4A7C14F06F)
드디어 Perfume Pagoda가 있는 산 아래 선착장에 도착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067A1B4A7C151B1F)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던 중, 어느 가게에 약용으로 판매하는 듯한 야생동물이 처참한 모습으로 매달려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6C1B1A4A7C15572F)
점심 식사 후 Perfume Pagoda가 있는 산정상에 오르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러갔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70281B4A7C157F33)
케이블카는 최근에 만든 것이라서 그런지 깜찍한 외관의 6인승이었다. 여러 대의 케이블카가 마치 스키장의 리프트처럼 쉴 새없이 관광객들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49131D4A7C15B237)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 본 전경.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어서 사진이 약간 흐리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349A91A4A7C15DD4D)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도보로 한 5분 쯤 걸으면 목적지인 Perfume Pagoda로 내려가는 입구가 보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711001B4A7C160913)
계단을 한참 내려온 후 다시 좁은 계단을 타고 동굴 속으로 내려가면 이 안에 불상과 제단이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50B11E4A7C163626)
드디어 도착했다. 이곳이 Perfume Pagoda이다. 명성에 비해 절의 규모는 초라하지만, 베트남 불교 신자들에게 이곳은 마음을 정화하고 아픔을 치유하며 가족의 건강과 복을 비는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61DC1E4A7C167512)
Perfume Pagoda 관광을 마치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하는 길에 산 아래에 있는 또 다른 불교 사찰인 Thien Tru Pagoda에 들렀다. 사진은 이 절의 입구에 세워져 있는 안내도로 이 근처에 10여개가 넘는 불교 사찰들이 산재해있어 이곳이 북부베트남의 불교 성지임을 보여주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2310C1D4A7C16AF42)
Thien Tru Pagoda는 규모가 제법 큰 절이었다. 사진은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
![](https://t1.daumcdn.net/cfile/cafe/1659FF1D4A7C16E20E)
Thien Tru Pagoda 관람을 마치고 하노이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보트에 몸을 실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첫댓글 2년전에 가 봤는데 케이블카 너무 비싸서 걸어 올라 갔다 운동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