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국을 포함한 극동아시아와 남아시아를 필두로 유럽, 아프리카, 남미(북미는 출장으로 많이 가봐서 별로 ...)대륙을 돌았다. 내 나이 어느덧 50에 육박하는데 세계지도를 펼쳐보니 아직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들이 있다. 중앙아시아, 말그대로 실크로드라 불리는 지역을 경험하지 못했다. 물론 2년전에 이미 여행삼아 한번씩 둘러본 나라들이지만 여행을 한다는 것과 그들의 삶과 어울리는 것은 천지차이다. 2년전 남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돌아와 이제는 새로운 목표로 중앙아시아의 한 나라에 정착하면서 그들의 삶을 경험해 보려고 한다. 이전의 여행코스는 중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아제르바이잔-조지아로 이어지는 길이었는데 가장 힘든 것은 언어의 장벽이었다. 물론, 남미의 경우, 몇몇 나라들만 빼면 스페인어로 통하기에 무리는 없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중국어, 영어, 스페인어는 이 나라들에서는 무용지물, 결국 이 곳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러시아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만 한다. 인터넷 정보와 이전에 경험했던 바로 결정한 곳은 두 군데, 조지아와 우즈베키스탄이다. 정착할 나라를 정하는 데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적은 돈으로 생활이 가능한가? 둘째, 거주비자가 저렴한가 이다. 남미에는 그런 곳이 단 한군데 볼리비아였다, 그래서 내가 남미생활을 시작할 수가 있었다. 조지아의 경우 거주비자는 아니지만 360일 무비자가 있고 물가도 어느정도 저렴한 축에 속한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거주비자는 어렵지만 물가가 싸다. 그리고 미래발전가능성이 조지아보다는 높다. 그래서 이번에는 학생비자로 우즈베키스탄에 거주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 국립대학에 입학원서를 제출했다가 보기좋게 거절당했다. (나이제한) 하지만, 이곳을 포기하고 조지아로 가기에는 우즈베키스탄의 미래가능성에 대한 매력이 나를 잡아끈다. 그래서 결심했다. 물가가 싼 동유럽에서 러시아어를 배워와서 우즈베키스탄 대학에 편입하는 걸로... 그리고 나의 중앙아시아에서의 삶을 시작해보자고...딱 1년만 투자하기로 했다. 결심을 했으면 행동으로 옮겨야지... 일주일전 나는 동유럽에 있는 여러 나라의 유수대학(우크라이나, 몰도바, 벨라우스, 루마니아)에 입학원서를 보냈다. 그리고 가장 빨리 입학허가에 대한 답장이 온 것은 우크라이나 오데사국립대학.. 예비학부(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를 배워야한 한다) 10개월 이수과정 허가서이다. 그래서 그들이 원하는 서류를 이메일로 제출하고 현재 입학초청장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다른 곳에서도 왔는데 이곳이 가장 마음에 든다. 우선, 10개월과정에 미화 1300불이다. 그리고 기숙사비가 매월 50불이다. 나에게는 너무나도 훌륭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항공권이나 비자 준비 등 들어갈 돈을 많을 것 같다. 대략 번역공증비가 20만원정도 예상하고, 1년치 유학생보험이 대략 40만원, 편도 항공권이 80만원, 그곳에서의 생활비를 제하고서도 3백만원이라는 거금을 투척해야하는 웃픈 현실. 한달 생활비를 150불로 계산해도 대략 미화 5000불 정도를 투자해야한다. 어찌되었던, 앞으로 2개월...돈은 어찌어찌 마련이 되겠지.. 나의 영원한 지지자이자 동반자인 친구넘에게 나의 계획에 대해 말해주었더니, 나이 50이 다되가는데 무슨 언어를 배운다고 난리냐면 이제는 뇌가 녹이 쓸어 1년안에 한 나라말을 습득하는 것은 어렵다고 놀린다. (만약에 내가 1년안에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를 습득한다고 하면 아마 나를 미친놈 취급할 기세이다.) 그래서 내가 장담했다. 1년뒤에 보자고...(나는 나를 믿는다, 이것이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이렇게 나의 러시아어 도전기를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