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초라한 티셔츠 및 기념품 가게와 문신 샵들이 늘어선 지저분한 우범지구로 전락했던 할리웃이 1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21세기형 문화, 관광, 엔터테인먼트 지구 및 거주 지역으로 완전히 새롭게 되살아나고 있다. 틴슬 타운의 화려하고 찬란한 전성기가 막을 내린 1960년대 말부터 1980년대 말까지 할리웃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할리웃 블러버드는 거의 잊혀진 거리로 방치되어 왔으나, 1990년대 초부터 주요 건물들이 복구되고 ‘할리웃과 하일랜드’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성되면서 엔터테인먼트 메카로, 그리고 주상복합, 고급 아파트 및 콘도 등이 들어서면서 초현대적인 도시의 삶을 제공하는 남가주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옛 명성으로 이름만 유지해 오던 어제와 달리 이제는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는 할리웃 블러버드의 변화한 최근 모습을 살펴본다.
코리아타운 서쪽 방면에서 정면으로 볼 수 있는 할리웃 표시판. 로스앤젤리스를 대표하는 상징이다.
할리웃 블러버드 활성화 배경 및 현황
변화를 처음 모색한 그룹은 200여명의 지역 부동산 소유자들로 구성된 ‘할리웃 엔터테인먼트 지구 부동산 소유자협회’와 몇몇 건축가 및 개발업자들. 1996년부터 1,200만달러 이상을 투자하여 라브레아(La Brea Ave.)부터 가워(Gower St.) 사이 할리웃 블러버드의 거리 청소와 치안, 그리고 재건사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불과 몇 년 사이에 할리웃 지역의 범죄율은 50%까지 감소되고, 쓰레기 더미가 수북하던 길거리는 스타들의 별을 일일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말끔해졌다.
또한 영화사들을 겨냥한 독점금지법이 마침내 해제되어 1991년 디즈니사의 엘 캐피탄 디어터 복구를 선두로 차이니즈 디어터, 이집션 디어터, 팬테이지스 디어터, 시네마 돔 등 주요 건물들이 하나씩 새 단장을 마쳤고, 2001년 대대적인 샤핑 및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인 할리웃 앤드 하일랜드가 문을 열면서 트렌디한 식당, 상점, 나이트클럽들이 몰려들었다.
이와 같은 비즈니스의 활성화는 주거용 부동산 개발과도 시너지 효과를 창조하여, 과거 할리웃 배우들의 기숙사처럼 사용되었던 아파트먼트 건물 힐뷰(Hillview)가 살아나고, 많은 소규모 콘도식 건물들에도 복원작업이 이루어 졌다.
코닥 디어터에서 내려다 본 할리웃 블러버드.
또한 할리웃의 상징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할리웃과 바인(Vine St.) 코너에 화려한 W 호텔이 지난해 건설 기초작업을 시작하였고, ‘블러버드 6200’ ‘홀 푸즈 마켓과 아파트’를 비롯한 주상복합 프로젝트만 5개 이상, 왁스 뮤지엄 인형관인 ‘마담 투소’ 엔터테인먼트 건물, 팬테이지스 사무실 증축 등 무수한 건설 계획이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완공을 목표로 현재 추진 중이다.
LA 카운티에서 활성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33개 지구 중 할리웃은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주목받고 있으며, 머지않아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를 방불케 하는 훌륭한 엔터테인먼트 관광 지구이자 싱글 라이프에 더없이 적합한 도심의 거주지역으로 성장하리라고 기대된다.
새 얼굴 할리웃 꼭 봐야 할 명소들...
엔젤리노의 '유괘한 하루' ... 즐거움.환상 모두 이곳에
할리웃과 하일랜드(Hollywood and Highland)
할리웃 블러버드를 구경할 때 출발점으로 삼으면 좋은 복합 공간이다.
38만7,000스퀘어피트 안에 차이니즈 디어터와 코닥 디어터를 비롯하여 유명 브랜드 다수를 갖춘 상점 70여개, 식당, 카페, 야외 공간, 호텔, 나이트클럽, 볼링장, 볼룸 등 모든 것을 갖추었다.
광장처럼 느껴지는 대형 코트야드가 일품인데, D.W. 그리피스 감독의 1916년 대하극 ‘인톨러런스’의 세트 일부를 모방하여 고대 왕국 바빌론식 아치와 코끼리상이 달린 기둥 등으로 웅장하게 디자인되어 건축양식을 구경하면서 휴식을 취하기에 좋다.
2000년대 할리웃에 새 시대를 열어준 코닥 디어터. 오스카를 염두에 두고 건설되어 3,401석의 객석과 무대가 완벽하게 할리웃 스타일이다.
코닥 디어터(Kodak Theatre)
건설 당시부터 오스카상 시상식을 염두에 두고 객석 3,401석에 초대형(113×60피트 크기) 무대를 갖추고 태어난 극장이다. 입구 계단 기둥에 1927년부터 아카데미 최우수 영화상을 수상한 작품들의 제목이 적혀 있고 로비에는 그레이스 켈리, 잭 니콜슨, 말론 브랜도, 줄리아 로버츠 등 26명의 아카데미 수상 배우들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다. 2001년 개장한 이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셀린 디온, 엘비스 코스텔로 등의 팝 콘서트와 심포니, 오페라, 댄스, 브로드웨이 뮤지컬, 빅토리아스 시크릿 패션쇼, 닌텐도 위(Wii)와 E3 발표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제 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되었던 루즈벨트 호텔. 마릴린 먼로를 비롯한 많은 스타들이 묵었던 곳이다.
루즈벨트 호텔(Roosevelt Hotel)
1927년 문을 열어 제 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개최되었고, 무수한 스타들이 단기, 또는 장기 투숙을 했던 곳.
할리웃 재개발 움직임과 함께 보수공사를 실시하면서 수영장을 둘러싼 카바나와 바를 크게 부각시켜, 한동안 호텔로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린제이 로한, 코트니 러브, 패리스 힐튼과 같은 젊은 연예인들이 나이트클럽으로 방문한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최근 호텔 서비스 및 홍보에 주력하여 할리웃의 주요 호텔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마릴린 먼로 스위트, (클라크) 게이블과 (캐롤) 롬바드 펜트하우스 등 한 때 이곳을 즐겨 찾았던 스타들을 기념하는 객실이 유명하다.
특히 928호는 몽고메리 클리프트가 3개월 이상 묵었던 방으로, 그의 유령이 떠나지 못하고 방 주변을 맴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귀신잡기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관광객도 많다.
투어에 참여할 경우, 수영장에 그려진 데이빗 호크니의 벽화를 반드시 볼 것을 권한다.
디즈니 극장으로 새롭게 태어난 엘 캐피탄 디어터의 내부. 1991년 ‘록키티어’를 선두로 디즈니 영화의 개봉관 및 라이브 무대로 자리잡았다.
엘 캐피탄 디어터(El Capitan Theatre)
웅장한 스패니시 스타일 외형과 선명한 인도식 인테리어로 1926년 ‘할리웃 최초의 유성영화관’으로 문을 연 이래 1940년대 말까지 틴슬 타운의 대표 극장으로 명성을 누렸던 히스토릭 건물이다.
1948년 영화사의 극장 소유를 불법화시킨 연방법원의 독점금지법으로 인해 파라마운트에서 손을 놓은 뒤 오랫동안 방치되었는데 1989년 디즈니가 인수하여 2년간의 보수공사 끝에 개봉관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내부에 들어서면 미키마우스에서부터 포카혼타스까지 다양한 디즈니 캐릭터 그림과 장식이 사방에 펼쳐져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거나 기념품 샤핑을 하기에 적합하다.
고대 이집트 궁전을 옮겨놓은 듯한 이집션 디어터의 코트 야드.
이집션 디어터 (Egyptian Theatre)
1922년 문을 연 이래 차이니즈 디어터, 엘 캐피탄 디어터와 더불어 할리웃 스타들이 가장 화려하고 글래머러스 하던 시절 시사회장으로 유명했던 곳으로 건축양식 면에서는 구경거리가 가장 많은 극장이다. 환상적인 코트야드부터 무대를 장식하고 있는 스핑크스 형상까지 안팎으로 모두 고대 이집트 궁전을 옮겨놓은 듯하다. 1992년에 문을 닫았다가 비영리단체 ‘아메리칸 시네마테크’에서 인수하여 1,500만달러 보수 공사를 실시했으며, 이후 할리웃 관련 필름 및 인디펜던트 영화 상영을 주로 하고 있다.
지난 88년간 할리웃의 모든 변화를 함께 겪어온 식당 야마시로.
야마시로(Yamashiro)
할리웃 블러버드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할리웃을 이야기 하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식당 겸 바. 건물 자체도 훌륭한데, 그보다도 일본에서 수입한 600년된 파고다와 소품 일부를 보존하고 있는 정원이 일품이며, 할리웃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전망 때문에 수년간 LA에서 가장 로맨틱한 식당 중 하나로 손꼽혀 왔다.
1920년대에는 할리웃 영화계 중심인물들에게 프라이빗 클럽 역할을 해주었으며, 지난 88년간 할리웃의 모든 변화를 함께 겪어온 곳으로서 관광객이 동행한다면 저녁식사 장소로 추천할 만하다.
핑크스 핫 덕스(Pink’s Hot Dogs)
1939년부터 멜로즈와 라브레아 코너에서 칠리 덕을 제공해 온 할리웃의 명물 중 명물. 일반 핫 덕 스탠드와 달리 밸릿(Valet) 주차 담당이 대기하고 있으며, 밤늦은 시각 롤스로이스나 리무진을 흔히 볼 수 있다.
‘잭카스’ ‘닙/턱’ 등의 TV 쇼와 볼보자동차 광고 등에도 등장한 바 있고, 할리웃 스타들이 자주 방문해서 특별 메뉴도 만들었다. 사워크림을 곁들인 ‘마사 스튜어트 덕’, 10인치 길이의 ‘로지 오도넬 롱 아일랜드 덕’, 폴리시 소시지에 나초와 구아카몰리를 얹은 ‘오지(오스본) 스파이시 덕’ 등. 기본 핫 덕의 가격이 60여년전과 비슷한 2.85달러이며, 웬만한 핫 덕과 햄버거에 음료수를 더해도 7~8달러 선이 유지된다.
무명 가수, 배우들이 여전히 모여드는 할리웃. 한 때 쓰레기로 뒤덮였던 거리가 이제는 명성의 별과 영화인 이름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말끔해졌다.
그러먼스 차이니즈 디어터(Grauman’s Chinese Theatre)
오랫동안 맨스(Mann’s) 차이니즈 디어터로 알려졌던 할리웃 명물. 찰리 채플린, 조운 크로포드, 글로리아 스완슨 등의 1920년대 스타부터 2000년대 조니 뎁, 윌 스미스, 존 우까지 200여명의 스타와 영화인들이 서명과 함께 손과 발의 프린트를 시멘트에 남겨놓은 건물 앞마당은 할리웃에서 반드시 들려야하는 정규 코스라고 할만 하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극장답게 안팎으로 빛이 날만큼 새 단장을 마쳤고, 프로젝션 시스템과 음향 시설까지 완벽하게 새로 갖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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