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학당 독쓰클럽 후기> 2015.01.07. AM 10시
아! 누군들 예상했을까?
한 줄, 한 페이지도 쓰기 힘들다면 힘든 것이 글쓰기인데 독후감을 쓰겠다고 모인 이들이 1기에 이어 2기를 그토록 기다리게 될 줄을 말이다. 이곳 숭례문학당에 드디어 신입회원 두 분을 포함해서 독후감쓰기 2기 첫모임이 차가운 바람을 뚫고 진행되었다.
책과 글쓰기와 연관하여 모임에 오게 된 이유를 각자 소개했고, 글 수다 시간에는 나에게 글이나 독후감은 무엇일까?, 대체 나는 왜 쓰려고 하는지, 나는 어떤 글을 쓰려고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단상들을 나눴다.
질문: 나는 왜 쓰는가?
<동료애님>
글을 시작한 것이 번역과 관련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진로에 대한 의미가 컸지만 지금은 다르다. 책을 읽고 마지막 작업이 글쓰기로 끝나야 그 책이 온전한 내 것이 됨을 깨닫게 되었다. 글쓰기는 나의 생각을 토해내는 작업이다.
<냉면님>
자신은 글을 쓰기 전엔 꽤 많은 지식을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글쓰기를 통해 부족한 나를 발견하게 됐고, 글을 쓸 때마다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을 느꼈다. 제대로 된 자신의 민낯을 보는 심정으로 쓴다. 앞으로 멋진 소설을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싶다.
<공감의 진수님>
내가 읽은 책을 제대로 잘 기억하고 싶었다. 막상 독후감을 쓰다 보니 초등학교 수준인 자신이 보여 체계적인 글쓰기를 배우고 싶어서 훈련중이다. 지금은 내가 왜 쓰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글을 쓰면서 ‘쓰기’에 대한 의미를 찾고 싶다.
<함박눈님>
현재 번역을 공부하고 있다. 번역을 잘 하려면 글쓰기가 밑바탕이기 때문에 시작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면 근사한 포장이 필요했다. 쓰면서 자신의 포장지가 자꾸 벗겨진다. 글쓰기를 통해 진솔한 나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녀들의 욕망님>
인문학에 관심이 많고 책을 읽고 글로 남기고 싶었다. 점점 글쓰기가 나랑 찰떡궁합처럼 잘 맞는다. 또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또 다른 자신이 보여 글쓰는 기쁨이 크다고 했다.
<작가님>
글쓰기는 용기 있는 행동이다. 글을 보고 그 사람의 생각, 문체, 지식, 성격, 사고가 다 드러난다. 꾸미려 해도 글쓰기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 한계를 남들한테 보이는 것이 글쓰기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용기 있을 때 자존감은 올라간다. 그래서 글쓰기를 통해 당당한 자신을 보고 있는 중이란다.
<무지개님>
회사를 다니다 얼마 전에 그만 두고 글 쓰는 공부에 빠졌다. 책을 읽고 다른 각도로 해석하는 방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얻은 지식을 글쓰기와 연결시키고 싶다. 나만의 통찰력을 키워 융합독서와 글쓰기를 소망하셨다.
<싸이님>
글을 쓰면 자신을 세울 수 있다. 책을 읽고 글로 마무리를 하면 단단해지는 나를 보게 된다. 내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다른 사람 앞에 우뚝 서기 위해서 오늘 나는 글을 쓰고 있다.
각자가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한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강사님께서는 나에게 글쓰기란? 나를 표현, 나를 성찰, 나를 깊이 있게 보는 도구가 아닐까 라며 글쓰기에 대한 단상들을 정리하셨다. 그리고 독쓰클럽의 하이라이트~~ 책소개와 발췌 후 독후감 낭독 시간을 가졌다.
안톤 체호프『체호프 단편선』, 허태균 『가끔은 제정신』, 박범신 『소금』, 니콜라이 고골 『외투』,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고미숙『호모쿵푸스』,레오 리오니 『프레드릭』이 이번 주 선택한 책의 목록이다. 고심하면서 써온 독후감을 낭랑한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독후감을 낭독하고 나면 칭찬의 물결이 쏟아진다. 오늘 나온 칭찬들의 예를 들면~
-삶이 묻어나는 글이다.
-나는 생각만하고 글로 표현하지 못했는데 그렇게 표현하면 좋겠다.
-유머와 위트가 보이는 글이며 내용파악이 잘 되었다.
-책 소개를 잘하니 읽어 보고 싶게 만든다.
-독후감에서 서평으로 나아가는 발전된 모습이 보인다.
-글감, 제목, 표현력이 뛰어나고 중요 키워드도 잘 뽑았다.
-문제제기, 방안, 시사성, 질문하는 통찰력이 제대로 이다.
-그렇게 솔직하게 써도 괜찮으냐? 우리를 어떻게 믿고 모두 쏟아 내냐? 용기 있다.
-낭랑하고 상큼한 젊음이 글에서 보인다.
-발췌와 해석이 자연스러워 작가의 의도가 잘 묻어난다.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책의 수준과 잘 맞았다.
-정말 이러다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겠다. 인세 받으면 냉면을 사야 한다~ 등...
우리는 이렇게 독후감을 낭독한 사람에게 칭찬으로 흠뻑 마음을 적셔준다. 글쓰기는 어렵고 외로운 작업이다. 이곳은 ‘쓰고 싶다’는 목적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각자 고심해서 책을 선정했고, 그 책이 내 책으로 오게 만들려고 애썼음을 알고 있다. 또한, 그 한 줄을 쓰기 위해 충분히 수고했음 느낀다. 독쓰클럽에는 비난이나 충고는 없다. 그것이 아무리 쓸모 있는 지적이라도 말이다. 그래서 독후낭독이 끝나면 작은 탄성과 힘찬 박수를 보낸다. 응원을 받고 그 힘으로 집으로 돌아와 다음 독후감을 쓰기 시작한다.
살면서 때론 나를 무조건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친구들이 필요하다. 모두 처음 여기서 만났지만 글 친구는 따로 있는 것 같다. 갑자기 내게 찾아 온 ‘글친구’ 들에게 고맙다고 고백한다.
첫댓글 글친구 만나신 이진희샘 부자되셨네요,
숭례문학당 후기에 올라가 있답니다.
백일글쓰기 진행하는 프로그램 생겼네요..
혹시..저의 영향? 큭,
맘이 맞는 친구를 만나는것은 행복한 일인데 글이 맞는 친구를 만나셨다니 행운을 얻으셨네요.
추카추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