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 제 15일(5/22. 남원-수분령). 흐림. 21도.
-요천 따라 걷는 환상의 길-
남원 동림식당에서 06:30에 아침 식사를 예약한 덕분에 추어탕으로 아침을 먹을 수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문 밖까지
따라나와 걱정스러운 듯 우리를 전송한다.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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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번 도로만 따라가면 장수가는 길이다. 이 길은 아침부터 트럭이 많이 지나 다녔다.
이런 길은 무척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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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샛길이 없나. 지도에서 하나 봐 둔 길이 있기에 석정마을에 도착해서 파출소에 들려 알아봤다. 생각했던 대로
요천교를 건너 왼쪽길로 접어들자 한적한 시골길이 나타났다. 섬진강 상류가 되는 요천 맑은 물이 흐르고, 이 물길을
따라 나있는 이 지방도로는 옛날 과거보러 한양으로 가던 길이라고 한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도보여행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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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요즘은 기계가 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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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에서 풀을 뜯고있던 염소도 우리를 쳐다보고 소도 우리를 쳐다본다. 심심하던차에 구경거리라도 생긴양
'저 할아버지들은 힘들게 어딜 저렇게 가고있는거야' 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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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발가락 물집이 아직 완전하게 났지를 않아 걸음을 옮길 때 마다 절룩거려야 했다.
오른쪽 발을 거의 다 아물었는데 왼쪽은 성한 발가락이라곤 2개 뿐이다. 그러다 보니 자꾸 걸음이 뒤처진다.
부절리 마을을 지나는데 보건진료소 간판이 보였다. 조설모와 갑화백이 하도 권해서 보건소에 들어가 간호사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간단한 처치를 받았다. 젊은 의사는 무슨 바쁜 작업을 하고 있는지 컴퓨터 앞에 앉아 인사도 안 받고
고개 조차도 안 돌린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벌써부터 환자를 그런식으로 대하면 인술을 배푼다고 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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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면을 지난다. 백두대간 줄기인 고남산이 우뚝 서 있다. 마을 사람에게 장수까지 가는 한적한 지름길이 있는지
물었다. 그리고 어제 남원에서 어느 노인이 알려줬던 길을 확인해보니 이 마을 분,
"그 길은 깊은 산 계곡으로 들어가야 혀. 죽으려고 환장한 거지!" 한다.
어쩌나. 복잡해도 19번 도로로 가야지.
대론리를 지나는데 논에 일 나가던 노인 한 분이 갑화백 장딴지를 만져보며 '딴딴 하구먼!' 하며 혀를 내두른다.
점심 먹을 식당을 찾기위해 아쉽지만 한적하고 낭만적인 길을 벗어나 다시 트럭이 다니는 국도로 나왔다.
예외없이 달려드는 트럭 행렬....
장수IC 부근 휴게소 식당에 들어가 '지리산 꺼먹돼지 불고기'란 다소 긴 이름의 점심을 먹었다. 야들야들한 돼지
불고기가 목으로 잘도 넘어간다.
식사 후 또 복잡한 국도를 차량을 피하며 조심스럽게 걷다가 다시 시골길을 발견했다. 반가워서 물살이 제법 쎈
요천 제방을 뛰어 건너 뛰어 시골길로 들어섰다. 이 길은 번암까지 차량 신경 안 쓰고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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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암에서 부터는 시골길이 끊기고 도리없이 다시 19번 국도로 나섰다. 온갖 종류의 트럭들. 화물트럭, 레미콘트럭,
탱크로리....등등. 마치 속도 경쟁이나 하는 듯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커브 길도 속도를 안 줄인다. 이런 트럭들은
전방 1km 보다도 더 멀리서 부터 굉음이 들려 오는데 마치 맹수가 포효하듯 하는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얼른 갓길에서
언른 더 안쪽으로 몸을 피해야 한다. 먼지 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갈 때에는 모자가 날릴까봐 꽉 잡고 있어야 한다.
조설모는 마스크를 쓰고 갑화백은 스카프로 복면을 하고 걷는다.
석곡삼거리와 국포삼거리를 지나 수분령으로 가는 오르막을 오른다. 수분령은 해발 539m로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라고 한다. 진안 마이산의 암마이봉이 금강의 발원지 이고, 숫마이봉은 섬진강의 발원지라고 알고 있었는데
장수군에서는 이 수분령을 발원지로 보고있는 모양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수분리의 '김세호'씨 라는 분의 집 지붕을 수분선(水分線)으로, 북쪽으로 처마 낙수물이 떨어지면
금강으로, 남쪽으로 흘러내리면 섬진강으로 각각 시원이 된다고 하여 '수분리'라고 한다는 것이다.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휴게소에서 김세호씨 집을 물었더니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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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걷기는 이 수분령에서 끝내야만 했다. 날도 저물어가고 체력도 떨어지고 해서 민박을 찾았지만 수분령에는
없다고 해서 버스로 장수까지 가야만 했다. 숙소를 잡고 짐을 푼 후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오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오늘 걸은 거리 : 33km. 8시간(휴식 제외)
코스 : 남원-(19)-석정-(지방도)-산동-(19)-대론리-(지방도)-번암-(19)-죽산리-
국포리-수분령
첫댓글 (파랑새)오늘도 많이 걸으셨네요. 물집이 아직까지도 아물지 않으셨군요. 정말 고통스러우시겠어요. 몇시간만 걸어도 발 바닥이 뜨거운데요. 힘네세요...시몽님 아직도 안주무시고 자료정리 하시는 중이세요... 내일을 위하여 주무세요.네 06.05.22 22:52
(만보)홀아비 사정은 과부가 안다고 했던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그 힘든 여정의 길에~ 사진 자료에다 글 까지... 진정으로 대단하신 시몽님이십니다. 물론 캡화백, 조설모님도... 06.05.23 04:36
(장화백)HI ! 딴지 안녕? // 소가 한마리는 사진 찍으러 갔는가봐요. 두마리밖에 없네요. // 그렇게 걸으니 물집인들 가만 있을 손가? 발이 가엽구마. ㅉㅉ. // 설모는 참 설모답게 씩씩하이. 06.05.23 08:07
(명지)발에 물집 생기셨어요? 아프겠다. 혹 녹차 티백이든 뭐든. 가지고 계시면 따뜻한 물에 담가 울려낸 물에 발 담그십시오. 훨 시원하실 겁니다. 06.05.23 09:10
(캡화백맏딸)요새 젊은 것들은.. 그 보건소 공중보건의 녀석 손 좀 봐줘야겠네요.. 어쨌든! 물집 빨리 완쾌되시길~ ^^ 06.05.23 09:50
(FM설모아들)시몽 아버님... 발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네요..... 06.05.23 12:47
(FM설모아들)보건소 녀석은 제가 손 볼 필요까지는 없을것 같네요... ^^ 06.05.23 12:48
(캡화백둘째딸)아버님들 물집 빨리 완쾌되어 가벼운 발걸음 되시길 바랍니다~~ 장딴지 딴딴한 아부지 홧팅~!! ^^ 06.05.23 15:37
(완주)시몽의 발가락 빨리 아물어 아프지 말기를 기도합니다. 흙길 걷는 모습이 한결 보기 좋군요. 본인들은 다리가 아프겠지만, 바람이 부는 것이 보이네요. 06.05.23 20:21
(천호각)3인방의멋진모습이눈에아련거려요!다리많이아프시죠ㅉㅉ~~쉬엉가명합수다내일의멋진행군을위하여~~~아자 06.05.23 22:20
(짬송)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모습이 마냥 평화로워 보이네요. 헌데 발이 아직 덜 아물어 찔룩거린다니 걱정됩니다, 어서 완쾌되어 씩씩하게 걸을 수 있게 기도드립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06.05.24 14:56
(김용우)고노무 물집들 아직도... 아부지.. 걷기도 힘드신데.. 그 물 다 빼버리구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오세요. 차조심 하시구요 06.05.27 1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