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의 첫 인상은 헤어스타일에 따라 무척이나 다르게 나타난다.
흑인들의 전형을 보여주었던 '뉴논스톱'에서 그의 모습은 자신의 별명대로 구리구리한 인생 그 자체였다.그러나,삭발에 가까운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던 영화「수취인불명」에서 버림받은 혼혈아의 모습에서
그의 연기폭이 단순히 재미를 주는 캐릭터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알게되었다.
아역출신 탤런트로서 일찍 성공을 맞보았던 그는 통과의례적으로 겪는 아역연기자의 성장통을 비교적 순탄하게 견뎌냈다.최근 방영중인
MBC 수목드라마「네 멋대로 해라」에서 불행한 과거를 가진 소매치기 출신의 ‘복수’라는 인물을 양동근의 본모습과 착각이 들 정도로
열연하여 드라마의 시청률 뿐만 아니라 연기를 잘하는 연기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양동근이 인기가도를 달리면서 일각에서는 제2의 조재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과연,그러한 예측대로 양동근은 제2의 조재현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우울함이 들어있는 눈빛의 연기자 양동근
눈빛이 살아있는 연기자
연기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기중에 한 가지가 살아있는 눈빛연기이다.절제된 대사속에서 감정을 눈빛으로 표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양동근과 조재현은 눈빛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유사함을 찾을수
있다.물론,조재현의 눈빛이 퇴폐적이고 세월의 파고를 넘은 이미지를
강렬하게 풍기는 데 비해 양동근의 눈빛은 반항기와 불우했던 어린시절의 아픔을 그 안에 담고 있다.
둘의 눈빛은 주류세계에서 한 걸음 벗어나 변두리에서 치열한 삶을
사는 이들의 모습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이들의 연기는 그동안 드라마보다는 영화에서 빛을 내뿜었다.드라마에서는 이들에게 희화화된 모습만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양동근은 제2의 조재현?
구차한 삶이 우리에겐 어울린다.
양동근이 아역탤런트 출신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이는 양동근이 성인연기자로 거듭나는데 하나의 장애물의 역할로 작용해왔다.아역출신 배우는 성장함에 따라 어린 시절 누렸던 화려한 명성을 이어가지 못하고 중도포기하거나 꿈을 접는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양동근도 그 중 한명이 될뻔했다.
아역탤런트 출신의 양동근
그러나,그는 그러한 공백을 힙합이라는 무기로 극복해 나갔다.영화
‘짱’ 에서 그는 반항적인 춤꾼으로 나와 현란한 춤을 선보였다.이어지는 영화 ‘댄스댄스’에서도 그는 춤을 추는 배역을 연기해야만
했다.성인연기자로 거듭나기 위해 사용했던 춤이 어느새 또 다른 족쇄로 자리매김했던 것이다.이후 그는 명절때면 어김없이 하는 ‘올스타가요제’에 단골 출연진이 되어야만 했고,결국 그가 원하던 성인연기자로 변신의 꿈은 이후로 미뤄야만 했다.
미워할수 없는 캐릭터 "구리구리 양동근"
그러나,뉴논스톱에서 보여준 빈대근성의 구리구리 양동근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의 캐릭터를 코미디가 가능한 배우로 탈바꿈시켰다.그는
뉴논스톱에서 세상의 기준에는 한 없이 미달되어 보이면서 괴짜적인
역할을 맡아 소화하면서 결국 「2001년 MBC 방송대상 시트콤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게된다.
조재현이 SBS 드라마에서 비열하면서 코믹 연기를 하면서 미니시리즈의 감초역할을 충분해 소화해 온 궤적과 같은 길을 양동근은 뉴논스톱을 통해 보여준 것이다.
우리를 연기파라 불러라
김기덕 감독과 단짝인 조재현은 최근작 「나쁜남자」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매춘부로 만들어 버리는 기이한 사랑을 하는 사창가 깡패역할로 호평을 받았다.김기덕감독의 전작「수취인불명」에서 양동근은
우리나라의 주변부에서 희생당하고 있는 혼혈아의 비극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영화계에서 인정하는 연기자의 반열에 들어섰다.
비록,최근작「 해적! 디스코왕 되다!!」에서 다시 관객들을 웃기는 캐릭터로 등장했지만 그가 펼치는 진정한 연기의 힘은 반항아적인 소수의 입장을 반영한 역할이다.
「네멋대로 해라」를 연출한 박성수PD는 전작 ‘맛있는청혼’의 효동과 같이 과거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역할을 이번에도 다시 등장시켰다.소매치기 출신인 복수의 연기에 대해 시청자는 '맛있는청혼'의 효동(정준)과 아버지(박근형)의 대화를 연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자신은 병으로 죽어가면서도 아버지를 챙기는 복수의 연기에서 맛있는 청혼의 효동을 떠올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양동근은 아직 젊다.이는 얼마든지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는 뜻이다.
지금은 제2의 조재현이 될 수 있을것인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언젠가 제2의 양동근을 꿈꾸는 연기자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하다.그의 연기변신을 다시 한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