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혈압은 유전자 검사 후 맞춤형 치료가 최선
6.25 전쟁 때 미군이 쓰던 야전용 혈압기를 보면 80에서 160까지 붉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다.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이 80에서 160 사이에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1960년대는 우리나라 국민의 최고혈압이 160을 넘어야 고혈압으로 간주했다.
그러던 것이 차츰차츰 150, 145, 140 하더니 지금은 135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확장기혈압도 110에서 100, 95 하더니 90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간주한다. 그만큼 국민들이 혈압에 민감하고 예민해졌다는 증거이며, 식생활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말이다. 질병은 시대에 따라 변하고 또 변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위를 가만히 살펴보면 고혈압환자나 중풍환자가 있는 집안에서 또 중풍환자나 고혈압환자가 발생한다. 유전자이론이 알려지기 전에는 체질로 생각하거나 아니면 한 집에서 같은 음식을 먹으니까 같은 병이 발생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집 딸들은 20대에 시집가서 50대에 중풍에 걸리는 것이다. 음식은 전혀 친정집 음식과 관계가 없다. 심지어는 전라도나 경상도에서 서울로 시집와서 전혀 다른 음식을 먹는데도 고혈압과 중풍에 걸려서 몇 십 년을 병상에 누워서 병치레를 하고 있다.
우리 몸에는 AGT라는 유전자가 17번 염색체에 존재하고 있는데, 이 유전자는 우리 몸의 염분조절기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우리 몸의 염분조절에 이상이 생겨서 고혈압과 중풍이 발병되는 것이다. DRD1이라는 유전자가 5번 염색체에 들어 있는데, 이것 역시 우리 몸의 염분조절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고혈압과 중풍이 발생된다.
유전자는 멘델의 법칙에 의하여 우성과 열성으로 유전되므로 부모가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100% 자손에게 유전형질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한 분도 고혈압이 아니어서 우리 형제자매는 고혈압이나 중풍환자가 한 명도 없다. 어떤 집은 부모 중 한 사람이 고혈압이면 자손 중 50%가 고혈압이고, 부모가 다 고혈압이면 자손이 전부 고혈압인 가정도 있다. 이것은 분명 유전자가 있다는 증거다.
고혈압은 어느 사람은 치료가 잘 되는데 어떤 사람은 아무리 치료해도 치료가 안 된다. 그래서 흔히들 고혈압 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한다는 소문만 믿고 약을 안 먹다가 병을 얻는 사람도 있다. 결과적으로 고혈압은 치료가 되거나 아니면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되거나 두 가지 중 하나로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치료가 가능한 고혈압을 잘못된 상식으로 치료시기를 놓쳐서 불행을 자초하곤 한다. 필자 역시 고혈압 유전자를 검사해서 유전자가 있으면 있는 대로 대책을 세우고, 없으면 없는 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불행을 막자는 것이다.
중풍도 전조증상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이 갑자기 나타난다. 밤에 자고 일어나서 입이 돌아갔다든지, 식사 중에 숟가락을 떨어뜨리든지, 사무실에서 일하다 쓰러져서 중풍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항간에는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에 중풍을 맞는다고 하나 근거 없는 낭설이다. 고혈압이 걱정되는 사람은 유전자검사를 받아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맞춤형 처방으로 치료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조선 선조대왕 시절에 허준이 지어낸 동의보감에 보면 골위증이 있다. 몸의 뼈가 위축되고 작아진다는 말이다. 옛날에는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만 보고 말했지만 이것이 바로 골다공증으로 인하여 몸의 뼈가 길이가 작아지고 둘레가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육식·채식 고르게 하며 맞춤형 치료받아야
오랜만에 동창회에 나가보면 10년 전에는 키도 크고 몸집이 좋았는데 지금은 몰라보게 키도 작아지고 몸집도 왜소하게 보이는 친구가 종종 있다.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필자가 아는 60대 부인은 매년 한 군데씩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난다. 발목도 부러지고, 손목도 부러지고, 정강이뼈와 팔뚝, 그리고 엉덩이뼈와 손가락까지 수없이 골절상을 입는다. 원인은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마치 무가 겨울에 바람 들듯이 뼛속이 텅텅 비어서 뼈의 강도가 약해진 것이다. 그래서 뼈가 부러지기도 하고 압박골절이 되기도 한다.
사람은 일생을 통털어 30대의 뼈가 제일 튼튼하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약해진다. 늙어서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자들이 남자보다 골다공증이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갱년기가 넘어서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게 되면 파골세포가 활성화되어 뼛속을 긁어먹어 구멍이 숭숭 나므로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이 잘 생긴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서는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다. ER과 VDR이라는 유전자인데, 각각 4번 염색체와 12번 염색체에 존재하고 있다. 골다공증의 원인은 ER 유전자가 파골세포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골다공증을 만들고, VDR 유전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비타민D의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하는데,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비타민D의 기능이 떨어지고 골수를 만들어내는 조골세포의 기능이 감소되어 골다공증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골다공증의 증상은 뼈가 이유 없이 아프고, 무릎이나 정강이 또는 등골에서 찬 바람이 나고, 비 오는 날에는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몸은 항상 무겁고 키가 작아지며 팔다리가 가늘어진다. 발가락이나 손가락에 관절염이 생기고, 어깨에 통증이 나타나 일하기 어렵다.
골다공증 치료는 운동요법, 식이요법, 약물요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운동요법은 줄넘기, 빨리 걷기, 계단 오르기 등 약간의 체중이 가미되는 운동이 좋고, 식이요법은 가리지 말고 육식과 채식을 고르게 하며, 편식과 소식은 좋지 않다. 30여 가지의 약재를 체질에 맞고 유전자검사의 결과에 맞도록 맞춤처방으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