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킹현상의 영어는 knocking인데, 이것은 정식 영어 용어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에서 핸들(handle)이라고 불리는 물건은 정작 미국에서는 steering wheel 또는
그냥 짧게 wheel이라고 불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노킹은 영어로 detonation(폭발)이라고 합니다. 공학적 용어가 아닌 일반인들
사이의 용어로는 knock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동명사형인 knocking이라고는 절대
부르지 않습니다.
"This engine knocks a little."이라는 식의 표현이 사용됩니다. 동사, 명사
다 가능하지요. 일단 편하게 계속 노킹이라고 부르죠. "디토네이션"이라고 길게
쓰는 것보다 편하지 않습니까?
노킹은 엔진 연소실에서 연료가 "폭발"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영어 단어도
detonation이고요. 원래 연료는 "연소"되어야 합니다. 연소와 폭발은 엄연히
다른 현상입니다.
연소의 경우 불꽃 핵이 점화 스파크에서 시작되어 그 불꽃은 점점 영역을 넓혀
나갑니다. 이 연소 속도를 향상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어서(특히 연비와
공해감소 측면에서) 연소실 내의 연료-공기 혼합기체에 강한 와류를 부여한다던가
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폭발의 경우 불꽃 핵이 여러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며, 극히 짧은
시간내에 전체가 다 타버립니다.
엔진은 연료 연소에 다른 압력 상승을 힘으로 바꿔 출력하는 기계장치입니다.
정상적인 연소는 신속하되 부드럽게 발생하여 엔진의 피스톤을 고르게 밀어줍니다.
반면 노킹의 결과로 발생하는 폭발은 너무 급속히 발생하여 피스톤을 고르게 밀어
주기는 커녕 피스톤에 구멍을 낼 수도 있습니다.
이정도로 심한 노킹이 아니더라도 노킹은 압력 상승이 극히 거칠기 때문에
엔진이 그 압력 상승을 유효하게 이용할 수 없습니다. 또, 가벼운 노킹이라도
폭발로 발생하는 충격파는 실린더 벽의 유막을 파괴하므로 엔진의 윤활 상태를
악화시킵니다.
가벼운 노킹은 오히려 출력을 향상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노킹으로 인한 출력
손실이 있긴 하지만 엔진의 작동 변수를 노킹 발생 직전까지 끌어올림으로써 얻어
지는 출력 상승이 그 단점을 상쇄하고 남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노킹의 전형적인 증상은 엔진이 가속할 때(언덕 등판시 등) 카랑카랑카랑 하는
것입니다. 변속기에서 출력에 비해 높은 단수를 걸고 있어서 엔진 rpm이
너무 낮을 경우 발생합니다.
노킹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연료-공기 혼합기가 엔진 압축행정에서
압축되기 때문입니다. 디젤엔진의 경우 공기를 압축시켜 온도를 높이는 것을
알고 계시지요? 같은 현상이 가솔린 엔진에서도 발생합니다. 정도는 덜하지만요.
연료 기체는 압축 행정에서 이미 압축되어 온도가 올라가 있는데, 여기에 점화가
시작되면 연소된 기체가 팽창하면서 미연소 기체를 누릅니다. 미연소 기체는 이때
또 압축되면서 온도가 올라가지요.
미연소 기체가 너무 심하게 압축되어 온도가 과열되면 디젤엔진처럼 스스로 연소
됩니다. 이 연소는 점화 플러그에 의해 시발된 연소와 결국 중첩되는데, 이때
연소 선단 충돌에 따른 충격파가 발생하고 이것이 엔진 실린더 블럭을 울려 우리가
귀로 들을 수 있는 "카랑"소리를 만들어냅니다.
이 노킹 현상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연소속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연료
는 고유의 "점화 지연"시간이 있습니다. 연료 기체가 압축되어 발화 온도까지
온도가 높아지더라도 즉각 점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점화 지연 시간이 흐른
후에 점화가 일어납니다.
따라서 주 연소의 화염이 신속하게 확산되어 미연소 기체가 채 점화 지연 시간
동안 기다리기 전에 주 연소에 의해 소모될 수 있게 한다면 노킹은 발생하지 않고
점화 스파크에 의한 단일 연소가 연소실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왜 가솔린 엔진의 연소실당 배기량이 디젤엔진처럼 거대해질 수
없는가를 설명합니다. 만약 에쿠스의 4.0엔진을 4기통 으로 처리한다면 1기통당
크기가 너무 커져서 아무리 연소속도를 높이더라도 결국 구석에 있는 미연소 연료는
점화 지연 시간 이상 살아남았다가 스스로 불꽃을 발하며 노킹을 유발할 것입니다.
대형 디젤 트럭의 경우 6리터가 넘는 엔진을 6기통, 8기통정도로 처리하는데,
디젤엔진의 경우 가솔린 엔진과 점화방식이 달라서 노킹 걱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개 기통당 배기량 제한이 없습니다.
항공기용 가솔린 엔진(요즘은 큰 가솔린 엔진의 사용이 없지만, 2차 세계대전만
해도 대형 폭격기의 엔진도 모두 거대한 가솔린 엔진이었음)의 경우 한기통당 배기
량을 크게 해야하기 때문에 기통당 점화 플러그를 2개 배치하여 두곳에서 연소를
시작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방법(2개의 점화플러그)은 현재도 고성능
경주용차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노킹을 잡는 다른 방법은 엔진의 압축비를 낮추는 것입니다. 압축 행정에서
연료 가스가 압축되는 정도를 줄임으로써 연료 가스의 온도 상승을 줄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낮은 압축비로 인한 전체적인 엔진의 열효율 저하라는 심각한
문제를 수반하므로 출력과 연비가 모두 떨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다른 방법은 점화시기를 늦추는 것입니다. 연료 가스가 최고조로 압축되었을
때를 지나서 점화 스파크를 발생시킴으로써 연료 가스가 연소되면서 미연소 가스
를 압축하는 정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 역시 엔진의 열효율을
떨어뜨립니다.
점화시기를 늦추는 방법은 ECU가 저품질 연료에 의한 노킹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이 목적을 위해 요즘 엔진에는 실린더 블럭에 노크
센서가 부착되어 노킹으로 인해 발생되는 충격파 진동을 감지하여 ECU에 통보하고
있습니다.
노킹을 감소시키는 또 다른 방법은 옥탄가(octane價)가 높은 연료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옥탄가가 높은 연료는 점화 지연 시간이 길어서 대형 연소실, 또는
높은 압축비의 엔진에서도 노킹을 덜 발생합니다.
옥탄가는 기본 연료에 고가의 첨가제를 추가하여 높이기 때문에 옥탄가가 높은
연료는 값도 비쌉니다. 한국의 경우 예전 유연 휘발유 시절에는 옥탄가 87의
일반 휘발유와 옥탄가 92의 고급 휘발유를 별도로 팔았는데, 요즘은 옥탄가 92의
휘발유만 팔고 있습니다.
첫댓글 이공부는 내일 합니다 공부는 지겨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