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7일) 엄마가 제부도에서 돌아오셨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무뚝뚝한 딸인거 같다.
"엄마 정말 보고싶었어요!" 라는 말한마디가 목구멍에서 막혀 나오질않는다. 참 어색하니 말이다.
말은 못해도 넘 보고싶은 맘에 해운대에서 화명동까지...버스를 3번 갈아타고 갔다. ㅋㅋ
동생내집에 도착은 했지만 아무도 없다. 한 1시간정도 지났을까? 엄마 동생그리고 태호가 들어온다...^^
일주일넘게 못봤다...그동안 태호도 많이 큰거같다..정말 방갑다..
그렇게 잠깐 얼굴을 보고 동생은 다시 일을 하기 위해 나갔다..얼마나 지금 이순간 함께하고 싶을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하다.
하지만 사랑하는 부모와 자식을 위해 일터로 간다..
이젠 엄마와 태호 그리고 나, 우리 유혁이 4명만 있다.
"엄마, 이모는 어때? 많이 괜찮아 지신거야? 엄마는 어떻게 지냈어? 아영이는 언제 결혼한데?" 하면 호들갑을 떨며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해달라구 했다.
사실 막내 이모가 유방암으로 수술후 투병생활을 계속하고 계신다. 그래서 엄마는 한달에 한번씩 제부도를 다녀오신다.
이모는 전보다 많이 호전되어 건강해졌고, 아영이는 그동안 상견례도하고 결혼날짜도 잡았고, 그리고 일요일 자매가 함께 법회본 이야기도 했다. 함께 웃고 울었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이모는 투병생활을 제부도란 곳에서 혼자 외롭게 하고있다. 혼자라고하긴 그렇지만 가족들과는 조금은 떨어진곳에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엄마는 이모가 혼자 있을 시간들 생각해 마당끝편에 조그마한 텃밭을 만들기로 하셨단다. 산이 가깝고 앞으로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청정지역이지만 본인이 정작 긍정적인 의지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기에 엄마는 아침을 먹고 호미를 가지고 밭을 일구기 시작했다. 손바닥만한 밭을 일구는데 어찌나 힘들던지 꼬박 3일을 했다고 한다. 아카시아 뿌리, 나무뿌리, 칡이며 가시가 있는 덩굴나무, 온갓 잡초, 돌덩이 등등
첫날 그렇게 시작한 작업에서 많은 감상들이 들었다고 한다. 순전히 동생을 위해 만든 텃밭이지만 작업을 하는 동안 엄마는 순간순간 공부를 할수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조금한 텃밭을 만들려고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이 점점 커진것이다. "이거 괜히 했나?"싶을정도로 힘들어서 그만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지만 대종사님께서 방언공사를 할때 생각하니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싶었단다. 그렇게 또 한 마음을 잡고 열심히 작업을 하는데...성인 어른 허벅지 만한 굵기에 칡이 나와 열심히 팠는데...어찌나 뿌리가 깊은지 파도 파도 끝이 보이지 않아 마음이 요란해 질려는 순간 또 공부심을 발휘했단다. 내가 알고도 짓고 모르고도 짓는 업이 이렇한 모습일진데? 뿌리가 깊은 업을 다 청산하려면 이렇게 힘들게 파고 또 파야 할것인데, 어찌 할까를 생각하니 너무 아찔해 온몸에 소름이 왔다. 손은 열심히 일를하고 마음은 다시 다 잡고... 천지 영기 아심정,, 만사여이 아심통...천지 여와 동일체 아여천지 동심정..
어느순간 그 잡은 마음마져 놓아버려 오직 행복과 감사함으로 충만했다.
그런 충만함으로 3일은 하루같이 짧게 지나간것이다. 지금은 그 조금한 텃밭에 여러가지 채소 ,야채모종이 심어저 종긋 종긋 싹을 튀우고있단다. 이모는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텃밭으로 가서 하루하루 커나가는 생명체를 보며 힘을 내어본단다.
이모를 생각하는 엄마의 조그마한 텃밭은 어쩜 3일이란 시간보다 3년 아니 30년을 더 살수있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순간순간 경계속에서 살아가지만 알지 못하고 지나가는 일이 허다하다. 나를 보라본다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이지만 이 핑계 저핑계로 그냥 지나친다. 우리 엄마...정말 열심히 공부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불같은 성격은 있지만 그래서 더욱 정열적으로 살아가시는 것 같다.
엄마...딸이 직접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말은 못하지만 많이 화이팅하고있다는것....알죠?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첫댓글 하얀오렌지의 이모가 많이 아프시군요.이모를 향한 애틋한 정과 엄마께 드리고 싶은 말은 벌써 엄마에게 마음으로 전달되었지요. 모녀간에 눈빛만 봐도 통할테니까~! 이모가 하루빨리 쾌차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여진님,힘 내세요. 화이팅~!!!
말 하지 않고 무뚝뚝해도 어머님은 다 아실거예요^^* 화이팅~^^*
울엄마는 아마 언니랑 내가 있어 행복할꺼야....언니랑 엄마가 있어 행복하듯.....^^작은딸혜정
우리모두 화이팅 해요..^^*
사랑한단 말을 왜 못해요? 연습하면 돼요. 안된다고요? 만 번을 해보셨나요? 삼천 번을 하면 습관이 변한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도 너무 무뚝뚝해서 직장에서 큰 키 땜에 툭 내뱉는 말투 땜에 선배님에게 건방지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살았답니다. 난 본디 그런데 뭘? 하고 살다 어느 날 그렇게 보이는 것이 더 이상 좋은 것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습을 했답니다. 거울 보면서 웃고, 90도로 인사하고, 맞는데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등의 말투도 "아---그랬습니까? 또 하나 알았네요."등. 그래도 완전히는 안돼요. 하지만 점점 나아지고는 있답니다. 해보세요. 사랑한다고. 큰소리로. 어머님도 매우 좋아하신답니다.
존경하는 연타원님. 호명이 틀려도 이해해 주십시오. 방금 모아둔 회보를 바쁘게 뒤지니 연심님의 법명이 기록된 것이 쉽게 찾아지질 않네요. 저는 연타원님의 감사, 감사하는 말씀, 열심히 따라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신 겁니다. 그 말을 하루에 만 번 불러보는 것이 제 목표지요. 하다보니 답답한 마음, 미워하는 마음, 원망심이 조금씩 옅어져요. 큰 가르침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어머님을 두신 두 따님 정말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