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전반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수많은 단체가 존재한다. 정부 산하
및 지방자치 산하단체와 관변단체, 그리고 각종 위원회가 그렇다. 이런 관변단체와
각종 위원회는 공익성을 띈 단체이기는 하지만 보조금이나 지원금으로 운용되다 보니
활동의 제약과 몇몇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사회단체장의 재량권이 남용되기 쉽고.
유용이나 독선적인 집행, 외부의 이권개입과 비효율적인 운용, 자리가 바뀔 때마다
감투 다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충분한 검증이나 냉철한 판단 없이 오래된 관습
처럼 '임의보조금'이란 형식으로 지원되다 보니 어쩌면 예견된 문제일 수도 있다.
지자체들도 이런 문제점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주민 여론을 직접 상대해야 하고, 일부
정치적인 문제도 내포되어 있어 쉽게 다룰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물론 적은 비용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 단체들도 많이 있다. 지역행사나 축제가 전국적으로 이슈화돼서
매스컴에 소개되고 벤처마킹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얼마나 효율적으로 그
단체의 설립취지와 의미에 부합할 수 있는 집행을 하고, 지역과 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의 지원으로 움직이는 관변단체로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스스로 재원을 마련하고 자율적으로 자생한 임의단체가 지역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객관적인 접근이 가능하고,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대안제시가 가능하다.
자생단체란 말 그대로 내부에서 저절로 생겨나 스스로의 힘만으로 꾸려 나가는 단체를
말한다.
지곡면 발전협의회(회장 이기학)도 그중 하나이다. 지곡면 발전협의회는 2006년 8월 12일
창립총회를 시작으로 발족하여, 현재 4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자생단체이다. 지곡면의 번영과 발전, 주민의 복리 증진과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다는
공통된 목표 아래 창립 10년을 맞고 있다. 초대 최장환 회장은 취임 당시 지역의 뜨거운
감자였던 학교통·폐합 및 학구조정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여론을 규합하여 관과의
절충점을 도출하였으며, 2대 구본정 회장은 경제자유구역 유치와 산업단지 조성을 수차례
건의하여 공론화시키는 등 지역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작년에 배턴을 이어받은 이기학 회장(전 지곡면장)은 30여 년의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왕성한 대내외활동력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7월 20일에는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이사회를
개최하여 거시적인 지역 발전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 날 회의에는 몇 주 전
지곡면장으로 승진 발령받은 정대영 면장을 비롯하여 지역의 여러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회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안건발표에는 요즘 지역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폴리텍대학 유치와 장학회 발족에 대해서는 이기학 회장이, 황해
자유경제 지역과 칠지도 기념행사, 안견기념관 관광산업화 등 문화재 진흥산업에 대해서는
구본정 전 회장이, 소재지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최용열 감사가 발표의 시간을 가졌다.
물론 적게는 수십억부터 많게는 수천억까지 들어가는 대규모사업에 대해 일개 단체의 소수
의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시도조차 없다면 어떠한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정확한 시장조사와 사업 타당성 검토는 전문가의 몫이겠지만,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발굴과
유치시도는 지역민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지곡면 발전협의회는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인적구성과 적극적인 활동력으로 지역발전에 견인차 구실을 하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러모로 어려운 환경이지만 주민들의 작은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상충하는 여러 이해관계를 떠나 지역 문제에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성숙한 자생단체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