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의여정4장/3~4
죽기위해 찾아든 몸 그 무엇있어 두려움이랴 그 무엇 있어 미련이랴
하지만 나를 여기까지 오게한 그 힘은 무엇일까
부귀도 명예도 던져 놓고 가슴치며 땅을 치며 나를 여기까지
끌고 온 그것은 무엇인가 볼 수 조차 없는 알 수 조차없는
그 무언의 존재 이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다만 어리둥절 뿐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무엇 때문에 이 첩첩 산중에서 이토록
아파야하는가 무엇을 찾기 위해서인가 아니다 그러면 무엇을 얻기
위함인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여기에 와 있어야 하는가
나는 왜 모두에게 외면 당해야 했던가 그들은 왜 나를 외면 했을까
그렇다면 내 잘못은 무엇이란 말인가 나를 찾기위한 자신과의
싸움으로 지쳐갔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의문과 의문 그리고 갈등
나를 찾아야 했다 홍류청담 흐르는 차가운 물 속에 몸을 던졌다
죽기 위해 도망쳐 온 신세 나라신세 겨레신세 무엇이 다르랴
내신세 망해가는 나라신세 무골충이 겨레신세 왜 천손의 민족신세가
이모양 이 꼴이던가 찾아보리라 찾아보리라 가다가 가다가
더 갈테 없으면 그 때 죽음으로 돌아가자 공룡능선 타고 눈보라
내려온다 엄청난 노여움으로 때론 숨 죽인 고요로 계곡을 울리고
고통으로 뒤트는 나무를 때리며 견딜 수 없는 두려움으로
등짝 후려쳐 쫓아 내건만 모든 생각 끊어지고 입 없어지고 눈 귀마져
없어 보지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석장승으로 굳었구나
아 ~ 천지여 광막함이여 온천지 덮어버린 숨막힌 고요도 지나고
하늘 온통 날려 버릴 듯 몇천년 슬픔으로 울부짖던 광풍도 잠들었다
폭포 앞에 서서 나는 폭포 소리도 잊어버렸다 홍류청담 폭포 앞에서
나 몇 백년 혼자였다 아 ~~
이토록 열심히 혼자인적 있었던가 폭포도 잊어버렸다 나를 때리는 온
세상에 속수무책이었다 찾아오는 바람도 그리움 이거든 가거라
바람 소리도 다 죽여 저 산만한 벙어리로 만들어 버렸다
그 토록 오랫동안 바윗덩어리 묵언인채 가슴마다 시뻘건
낙조를 채웠다 귀 기울려 속수 무책의 세상과 한을 들었다
두눈 부릅떠 가슴 속속 들이 아파서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만년 세월의 고통을 보았다 가슴치며 땅을치며 통한의 피눈물로
몇밤이었던가 몇날이었던가 저 천지 개벽의 골짜기마다
능선마다 새벽안개에 잠겨 고요조차도 거짓인 이 땅에 죽음으로 부터
생명이 태어나는 빛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는 빛 겨레의 빛 만백성의
빛이들어와 구만리 하늘 가득히 아침 햇살로 퍼지는데 3끝
내 아들아 한 소리 큰 외침에 억겁의 때 깨쳤다 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오직 영원히 행복하고자 했던 어리석음의 욕망으로
천지근본을 저 버린채 거룩하고 위대한 인간위에 군림하고자 했던
신이되고자 했던 인간의 역사 찰나의 행복을 꿈꾸던 어리석음이
빚어낸 인류 환란의 혈겁을 잠재울 시대적 소명을 안고 거룩하게 살다가
옥황상제도 석가도 예수도 수 없이 명멸해간 영웅호걸들 선사
고승들의 깨우침이 생활의 지혜였을 뿐 내가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무엇이며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또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인간의 본질을 찾아가는 원초적인 근본에 이르지 못했음을
알았다 이 땅을 살다간 모든 영혼들이 삼천 구천 대천 세계에
서성이며 아우성으로 울부짖고 통곡하고 있음을 보았다 우리 찾아야
할 신은 오직 천지신명 어느 대상이 아닌 천지대자연의 기운이며
우리는 천지 우주의 질서를 이끌어 가야 하는 천,지,인 삼기중 최고 최상의
정혈로 존재하는 핵심원소요 천지우주와 인류의 역사를 새롭게
써야 할 천손임을 인류를 바르게 이끌어 가야할 지도자 민족임을
이 땅에 억겁의 죽음을 떨치고 달려와야 했던 이유를 천지근본 이 땅에
진실과 천손의 사명을 알았다 여기가 어디인가 여기가 어디인가
모두의 가슴에 물어보자 몇천년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만단의 역사
알지 못하고 너는 나를 모른채 피투성이 되어 싸우는 땅이구나
쓰러지는 땅이구나 아 ~ 만년 세월 피의 날들이여 천지 어버이시여
이몸 죽이소서 천손 죽이소서 천지 죄인 죽이소서 인류죄인 죽이소서
도와덕을 버렸기에 오직 죽음으로 밖에는 씻을 수 없는
그 어떤 죽음으로도 다 할 수 없는 천손의 과오를 알지 못한채
천지근본 이 땅을 이념과 사상의 부재 속으로 밀어 보내고 인류에게
슬픔과 고통을 팔아버린 머리를 들 수 없는 만고 죄인의 부끄러움으로
또 다시 죽어갔다 그리고 깨어나 끝없는 대자연의 옹호 속에
이 세상 그 어떤 목숨도 받아 보지 못한 천지 대자연의 사랑으로
나는 자라났음을 알았다 천지 대자연에 무릎 꿇어 천지의 자식으로
천손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거룩하고 장엄한 의식을 치루었다
그리고 천지 대자연의 근본을 잃어 버린 만고의 죄인으로 천지 대자연과
인류와 민족에게 온 우주의 삼라만상 앞에 참회와 반성의 눈물로
만반 진수를 대신하여 용서를 빌면서 또 다시 죽어갔다 자유에 취한 내 영혼
이 비로소 일체의 감정을 놓아주었다 둥둥둥 북소리에 비로소 깨어나
홍류청담 흐르느느 천지의 눈물로 울음도 웃음도 4끝17분37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