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나들길<제1코스>
시몬/지대식
강화도 나들길 우리 역사 축소판
선사시대 박물관, 노천 국립박물과
섬, 곳곳 지석묘, 널려있는 옛 흔적
마니산 첨성단, 단군왕검 제 올려
단군 세 아들, 축성한 토성 위
고구려 소수림왕, 빌어 세운 전등사
읍내 송악 기슭, 자리 잡은 高麗宮址
몽골의 침입으로 고려 고종 지냈던 곳
해안에 구축된 5鎭 7堡 53墩臺
외국 침입 막은 요새. 그 망대.
그나 지나 민족 수난
해안 따라 철조 방책,
현대판 墩臺로다,
역사여 너는 왜 침묵하느냐
겨레의 이 아픔을
강화 나들길, 찬바람 겨울 길
임진년 새해아침, 역사 따라 걷는 그 길
용흥궁 강화 도령, 철종의 옛 집터
유배지 농사꾼, 갖은 풍상 겪고 난후
조선 25대왕 등극하신 인생 역전
정자 위 단풍나무, 무상감만 흐른다.
성공회 높은 臺, 기도 소리 들리는 데
송악기슭 高麗宮址, 몽골의 침략소리
고려, 고종, 원종, 숨죽인 채 지냈던 곳
맺힌 고려의 恨, 몽골이 헐은 궁터
강화도 조약,
그 행패, 그 터엔
겨울바람만 쓸쓸히, 슬픈 역사 담고 간다
조선 인조 행군 터, 외규장각 다시 세워
나라 宮안 藏書, 소중히 보관 한 곳
병인양요 프랑스군, 儀軌, 서류 약탈 해가
알았을까? 소중함을. 그 장서의 깊은 뜻을
예술품정도로, 생각한건 아닐까?
건물은 불사르고 역사의 恨만 남아
텅 빈 궁터, 빈자리에 역사가 울고 있다
북관 제묘 향교길 약수 물, 빨래터
물 한 모금 정겨움에 콧노래가 흥겨울 때
숲길 따라 오솔길 산새가 함께 한다.
鎭松樓 현판 걸린, 아치형 北門 지나
북장대 오르는 길, 성곽 따라 가파른 길
굽이굽이 흐른 역사, 만큼이나 가파른데......
몽골군 피해, 강화 난민, 가뭄 끝에 두 손 모아
기우제 빌고 지내 엎드려 기원한 곳
하늘에서 번개 때려 바위틈을 깨돋더니
솟구치는 샘물, 그 이름, 오음 약수,
이 물 마셔 향수달래, 한시름 잊었더니
송학골, 빨랫골, 빨래하던 아낙네들
두런두런 그 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듯
언덕 위 대월초교 스클 버스 외로운데
이순신 忠武의 魂, 동상이 의연하다
숲길 지나 마을 길, 눈썰매 한번 타고
마을 지나 다시 숲길, 가랑잎이 정겨웁다.
솔밭길 솔 낙엽에, 겨울이 가득 담겨
능선 따라 가는 산길, 흐느끼는 겨울 숲길
후다닥 노루 한 마리, 저도 놀라 나도 놀라
풀섶에 새도 놀라 겨울바람 제친다.
울창한 숲길 따라, 다시 또 노루 한 놈
앞선 녀석 아빠일까? 뒷선 것이 엄마일까?
이 겨울 찬바람에 노루사랑 따스하다
숲길 끝나 월곶 마을
마을 끝에 월곶 墩臺
왕릉처럼 솟아 오른 돈대위에 정자하나
그림 같은 연미정(燕尾亭), 한 폭의 동양화라
한강과 임진강이 서로 합쳐 서해로
김포와 강화를 가르는 鹽河 따라
흘러드는 물길 모습, 제비꼬리 닮다하여
연미<燕尾>라고 이름 지어, 낭만도 극치로다
어디가 임진강, 어디가 한강일까
그 돈대(墩臺), 그 城 너머 물결만 가득한 데
철책에 작은 노루 깜짝 놀라 뛰고 있다.
인조 5년 정묘 호란
병자호란 강화조약, 비운의 역사현장, 물결도 차가운 데
그 옛날 서해에서 한양으로 가는 뱃길
滿潮때 기다려, 한강 거슬러 오를 때
뱃사람의 사랑방 역할, 연미정이 고맙다
철책선 초소엔 늠름한 군 초소병
역사에 슬픔 안고 네가 대신 지키누나
조선 때 ,墩臺 지킨 그 병사들 생각하니
너와나 나라 지키는 영광에 살았다.
군가소리, 사기도 衝天한데
KOREAR 대한민국, 나는 너를 믿는다.
물 건너 북한의 개풍 땅이 외롭다.
비운의 역사의 길, 눈부신 그 푸름
옥계방죽 따라 걸어, 텅 빈 겨울 논밭
철새들 수백 마리 떼를 지어 날아들고
풀 섶에 장끼 한 마리 후드륵 날아 칠 때
갑곶 돈대 가는 길이 까마득히 남았구나
논밭 지나 다시 산길, 가랑잎도 가득한 데
산길 따른 겨울나무 정겨움에 힘이 넘쳐
나뭇가지 새들이 하도 예뻐 노래하니
새머리에 화관 얹어 겨울 잔치 벌였네
저렇게 치장하여 누구한테 보일건가?
임진년 새해 아침, 손님맞이 서있구나
강에는 물오리가 꿕꿕 물을 차고
산에는 산새가 삐르륵 날개 차고
강화대교 큰 물결에 새들이 따뜻한 데
천주교 갑곶 성지, 겨울바람 차가운 데
묵주기도 계단 따라 둥근 묵주 매만지니
주여, 천주여 나의 잘못 통회 할 때
생명 다한 그 순교에 예수님도 감동하셔
십자가 그 높음에 마리아도 울먹시네
순교하신 묘비 앞에 대원군도 서 있는 듯
수난의 병인박해 역사는 말이 없다.
2012년 임진년은 또 그렇게 밝았다.
갑곶 돈대 정자 위에 햇살도 외로운데
18Km 6시간 송그스런 나들길
목숨 다한 님들 앞에
고개 숙여 숙연하니
榮華의 비석들이 우후죽순 서 있다.
2012년 1월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