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송이버섯
반음 반양의 물이 잘 빠지는 흙에서
송이는 소나무와 더불어 산다
성인이 된 소나무 숲
청초 지는 계절이면
너와 나와의 살아감이
뿌리 끝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신이 내린 이 곳에서
흐트러짐의 날씨에는
살아갈 수 없는 게 송이버섯
태어난 자리에선
거듭나지 않음이 또한 나의 생각이다.
태백산맥의 정기받아
봉화의 토양에서 곱게 자라나
생명을 잃지 않으려
최소한의 수분으로 몸매를 갖추고
송이의 지존을 위하여
삿갓을 씌울까 말까를 나는 안다
입안 가득히 퍼지는 향에
세계가 인정하면서도
모방을 못하는 봉화 송이버섯
이제는 봉수대의 횃불이 아닌
봉화에서
송이의 향을 전 세계에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