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06년 12월17일 09시
만난곳:장암역
산행지:수락산
참석자:8명(김호경, 김재윤, 이종구, 이종원, 윤신한, 이명인, 노상조 그리고 필자 김승기)
117차 상산회 산행지는 수락산.
간밤부터 내리는 눈이 오랜만에 산행에 나서는 필자를 흥분케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앞마당 향나무에 눈꽃이 만발.
설경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안고 7호선 장암역에 09:00 에 도착.
금일 산행에 나선 산우는 7명, 아니 8명, 아니 11명 우선 7명이 09:10 경 산행 시작.
석림사 입구에서 잠시 카메라 앞에 폼 잡고 산행 시작.
(석림사 입구에서)
흰 뭉게구름이 수락산을 포옹하며 내려앉은 듯 좌우 어딜봐도 흰 빛이 넘쳐난다.
등산로도 아직은 발길이 많지 않아 조금만 벗어나면 눈이 발목을 넘어선다.
곳곳에 펼쳐진 장관에 신한과 필자는 카메라 들이대기 바쁘고
그 와중에 재윤이 농담까지. 1+1 은 중노동이고 1-1 은 백수라나.
10:00 경 잠시 휴식.
수락산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되어있어 물이 툭툭 떨어진다 하여
수락산(水落山)이라 명명 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우연히 또 다른 전설이 있다는 것을 인터넷에서 발견.
즉, 옛날 사냥꾼 부자가 호랑이 사냥을 위해 산에 올랐다가
줄기찬 비로 동굴 속에 몸을 잠시 피하던 중 아버지가 깜빡 잠든 사이에
호랑이가 나타나 아들인 수락이를 물어가 버렸다 한다.
잠에서 깬 아버지가 빗속을 헤매며 수락아~ 수락아~ 소리쳐 불렀다는데
그 이후 비만 오면 수락산에서 수락아~ 수락아~ 하는 소리가 들려
수락산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다.
서울 근교에 있으면서 북한산에 밀려 등산객이 많지는 않지만
작지만 아름다운 암릉이 곳곳에 펼쳐져 있어 근래 찾는 이가 점점 늘고 있단다.
재미있는 사실은 수락산의 유명한 유원지인 백운동 유원지가
서울의 반대편에 있어 서울을 등졌다 하여 “반역산” 이라고도 불렸다니 재미있는 일이다.
언제 여름날 백운동 유원지 한번 가봐야지.
잠시 휴식 후 상산회 단골 코스인 좌측 계곡을 따라 발을 옮기는데
쌓인 눈으로 하여 길 찾기가 만만치 않다.
신한이 다행히 앞서간 발자국을 찾아내 순조로운 산행이 시작된다.
금일의 산행은 눈에 덮힌 수락산 설경의 아름다움과
푹푹 빠지는 등산로를 헤쳐 나가는 산우들의 모습만으로도 백말이 필요 없다.
등산로에는 우리뿐이다.
(설경과 휴식 그리고 행진)
10:45 경 능선에 도착하여 잠시 숨을 돌리며 기차바위를 바라보니
하얀 눈에 덮인 기차바위의 모습 또한 장관이네.
조상님네도 모를 오랜 어느 날 이름 없는 조각가의 손장난인 듯한 “기차바위”.
그 허리를 감아 도는 찬바람이 하늘로 치솟아 허공을 가르는 듯 하더니 쪽빛 하늘이 잠시 나타난다.
기차바위를 향하는데 처음 우리 아닌 등산객들이 종종 눈에 띈다.
미끄러운 등산로를 조심조심 밧줄에 의지하고 산우의 도움도 받아가며
11:20 경 기차바위 밑에 도착. 오늘은 당연히 우회 코스다.
(기차바위와 설경)
우회 코스로 가던 중 끝까지 아이젠을 하지 않고 가던 누군가 실족을 한다.
다행히 나무에 걸려 사고는 면했으니 다행이다.
누군지는 대충 짐작이 갈려나?
가끔은 아름다운 설경과 눈꽃 앞에서 카메라 바라보며 폼도 잡았는데
몇몇이 유독 독사진을 고집하니 아름다운 수락산 설경에 빠져 애가 되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하기사 이정도의 설경을 산에서 맞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니
오늘 참석한 산우는 내년에 복 중에 복, 쌍복이 터질 것이다.
(설경을 배경으로)
12:10 경 정상(637M)에 도착하여 태극기 아래 기념사진 남기고
안전사고에 대비 암릉 코스가 이어지는 수락산역 쪽을 포기하고
장암역 쪽으로 되돌아선다.
(정상에서)
오늘도 상조가 거꾸로 수락산을 오른다 하여 종원이 정상에 기다리고
나머지는 간식장소 물색을 위해 하산 시작.
12:20 경 상조가 일행과 합류하여 8명이 된다.
세번의 산행 참가 중 두번이나 거꾸로 오른다.
이해가 안되는데 아직도 이유를 묻지 않았으나 거꾸로가 상조의 좌우명인지.
12:30 경 시야가 확 트이고 깔개까지 준비된 장소를 필자가 발견하여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종구가 가져온 레미마틴 꼬냑에 소주와 막걸리.
신한의 홍탁삼합, 호경의 오뎅, 그리고 가자미식해, 계란말이, 소세지
그러고도 서너가지 더하여 푸짐한 상이 차려진다.
일부 안주는 빛도 못보고 배낭 속으로 들어가고 종원이 내논 검은깨떡(?)이 마지막 인기.
술에 관해 일가견이 있는 상조가 발효에 대해 강의를 하는데 필자는 이해가 잘 안되는데
이유는 전문용어. 호경이 아는 척 하다 핀잔도 먹고
발효와 발기는 관련이 없다고 누군가 얘기 하는데 그것은 이해가 되네.
아침의 포근한 날씨가 점점 차가워지니 우선은 음식과 술로 추위를 막을 밖에.
오뎅 국물이 큰 역할을 한다.
13:20 경 많은 음식과 술을 남긴 채 추위에 밀려 설산에서의 성찬이 끝난다.
(즐거운 시간)
하산은 올라올 때 택했던 계곡이 아닌 능선 코스로 필자가 안내.
(하산길에서)
능선 따라 다시 한 번 수락산의 설경을 한눈에 바라보며 머리에, 가슴에 담아놓는다.
어느 또 다른 계절이 이보다 더 넉넉할까?
속세의 그 무엇인들 이 산 모든 것 보다 더 순수할까?.
천지가 하얀데 고요함은 더해가는 듯 하고
정상을 끼고 도는 운무가 일행에게 하산을 배웅하는 듯 하다.
회장과의 만남을 위해 부지런히 하산하며
끼리끼리 정치 이야기, 경제 이야기, 누구 이야기 등 재미있게 주절대며 내려오니
힘이 하나도 안드네. 14:40 에 하산 완료.
버스에 올라 수락산역 근처에서 회장과 한경록이를 만난다.
근처 민속 두부마을에 자리 잡는데 잠시 후 이대용이 합류하니 합이 11명이 된다.
경록과 대용이도 수락산을 조금 올라 설경을 구경했다고.
골절로 고생하고 있는 회장의 쾌유를 빌며 건배하며 보쌈에 전골을 안주삼아
남겨온 탁주와 소주로 뒷풀이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10년차 산행은 4월 28일부터 5월 1일까지 중국의 황산으로 잠정 결정하고
왁자지껄, 시끌벅적 중에 박장대소.
즐거운 뒷풀이 쇼는 16:10 에 끝이 나고 얼마 전 훌륭한 사위 얻은 대용이 뒷풀이를 쐈다.
(뒷풀이에서)
회장과 헤어져 지하철역에 들어와 대용이 “아이코 내 정신 좀 봐” 하는데
청도에서 가져온 홍시를 깜빡하여
결국 지하철역에서 후식을 즐겼는데 회장 대신 몇몇은 두개씩이나.
금일도 무사 산행과 아름다운 설경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크리스마스 캐롤에 실어 산행기를 끝맺는다.
2 0 0 6 . 1 2 . 2 4 .
김 승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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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1>
Dear 승기,
聖誕절 연휴에 글 쓰고 사진 편집하느라 수고 많았다. 사진 정리하느라 넌 눈속에 있었을터, 그래서 White Christmas를 누렸겠다. 좋은 일 하면 복 받는다니까.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더니 그 사진들이 우리가 그 눈속 고된 산행을 했음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손이 곱아도 열심히 눌러댄 찍사들(신한이와 너)의 노고가 대단히 컸다. 너의 집 향나무에 내려 앉은 눈은 찍은 것이 없었나 ?
몇줄 댓글로 그대들의 노고에 감사하련다.
14일(목) 고교동창 송년회, 15일(금) 文飛4 망년회, 16일(토)은 고교동기 딸 결혼식, 벌려진 잔칫상에서 연일 맘 놓고 마시고 또 마시고 .... . 17일(일) 8시45분 약속시간에 맞추려 아직 어두운 사위에 집을 나서는데, 어머니께서 '쉬지않고... 또 나가니? ㅉㅉㅉ..., 너도 대단하다.". 아들에게 야유하시는 것인가, 칭찬은 아니다.
현관을 나섰다. 여명이 트기 전 아직 어둑한데.... 간 밤에 눈이 꽤 내렸구나, 발밑에 눈이 두둑히 밟힌다. 언제 이렇게 내렸나. 그래서 신한이가 새벽같이 문자를 보내 '아이젠을 준비하라고 긴급 통지하라'고 했구나. 난 대장에게 그 수고를 부탁했고 (밤새 14cm나 왔다며 ?).
豫報엔 영하 6도가 될 것이라고 해서 겁 먹었는데 눈으로 날씨는 오히려 푸근. 지하구간을 달릴 때는 눈이 왔는지 비가 왔는지, 그러나 도봉산역 지상구간으로 올라서니 날도 밝아 있고 온 세상이 하얗다. 절로 탄성이 나온다, "야아 ~~, 이럴 수가 ! 장하도다 !" 도봉의 萬杖 紫雲은 구름에 가려 있고 맞은 쪽 오늘 오를 수락의 정상도 구름속에 있다. 거긴 아직도 눈이 오나?
삿갓선생이 일찌기 月白雪白天地白하니, 山深夜深客愁深이라고 했단다 ... . 그 옛날 그미에게 폼 잡으려고 기억했던 구절이 새 하얀 아침에 튀어 나온다. 그땐 약발이 먹혔었다, 더구나 저녁이었스니. 오늘 새로 작업을 걸어봐 ? 마땅한 대상이 없다. 장암역으로 들어서는 철로 양 옆의 나무들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일제히 가지를 밑으로 내리고 .... , 이런 純白의 경치 속에서 딴 욕심을 떠 올리다니, ㅉㅉㅉ.
나도 사진을 하나 떠 왔다. 아래 사진은 남산쯤에서 바라본 그 날의 북한산 全景(저 끝에 구름에 가린 도봉의 봉우리들이 보인다)일텐데, 과시 天地白이로다.
내가 좀 일찍 도착했다(08:35). 재윤이가 나랑 같은 차를 탓나봐. 눈이나 비오면 안 온다고 내게 쉰소리했다가 야단(!) 맞더니 겁이 났는지 일찍 왔다. 2명 도착. 이 날씨에 몇명이나 오려나 ... .
09:05분 도착한 차에 5명(종구, 신한, 종원, 승기, 명인 )이 우르르(?) 내린다, 합이 7이오. 이 날씨에 이 정도면 ..... . 그러나, K君등 눈 왔다고 구들장지고 있을 그 들의 얼굴을 하나씩 기억해 냈다.
"가자 !", 아직 눈속의 봉우리를 향해 '雪山대원' 7명은 결연히(!) 발길을 내 디뎠고 조심스러워 하다가 이내 낄낄대기 시작했으니, '고추장수' '어묵'등을 맛있게 씹었다. 벌써 기분이 뜬다.
밑으론 눈이 발목까지 차고, 위론 가지마다 입새마다 두툼히 눈을 이고 ...., 과연 四圍가 雪白이다. 이런 날 산행하게 된 것은 분명 행운이니, K야, 그대는 處女雪을 밟아본 적이 있는가.
'눈길 갈때 앞서가는 이는 조심하라'는 테레비 광고문구를 기억하시는지. 눈길 걸을 때 뒤에 오는 사람을 생각해서 방향 잘 잡고 걸으라는 얘기ㄴ데 (니, 이 말의 원전을 아나?), 앞 발자국 놓지면 어디가 어딘지 혼란스럽다, 눈에 홀리고 경치에 醉해서. 그런 상황에서 신한과 너의 聰氣가 유감없이 발휘됐지, "그리가면 안되, 이리 가 !" 허구한 날 '주말의 심심풀이' 찾느라 눈[目]이 해졌을텐데 용케도 길을 알아 내더구나.
失足한 것이 누구긴 누구야, 너 광고하냐 ? 내다. 아이젠 차지 않고 가 보겠다고 객기부리다가, 그 지점에서 '주우욱' ..., 그 나무가지가 없었으면 계속 미끄러져 내려갔을까 ? 어디까지 .... . 그 끝은, 낭떠러지 ? ........ !!! 눈이 덮여 그냥 하얘서 경계가 안 보이니 겁이 나지 않았다. 앞선 발자국은 없더라. 눈 녹은 다음 현장조사 해볼 필요를 느낀다. 좌우간, 산에서 방심은 금물이오, 여러분!
정상 밟은 후 U-Turn한 것은 대단히 현명한 판단이었다. 그대로 직진했스면 오르는 사람들에 치어 시간도 더 걸리고 꽤나 답답했을텐데. 역시 리더는 혼란속에 돋보이더라. 너 잘 했어.
그리고, 그 즈음 상조가 지난 달에 이어 다시 逆방향으로 와서 합류했고, 산상 간식자리 또한 설경속에 오붓했다. 사진속 그날 간식床에 침이 다시 고인다.
올라온 계곡코스를 피하고 능선 길로 내려온 것도 탁월한 선택. 여전히 호젓한 루트여서 하산 길에 雪景이 눈에 더 들어 오더구나. 그 날 너의 코스가이드는 有料감 이었다.
뒷풀이에서 합류하기로 한 대장을 기다리는데 경록이가 같이 나타났고, 놀랍게도 예기치 않은 대용이가 홀연히 출현하야 드디어 참여인원의 총수가 두자릿 수가 되니, 출발은 미미했스나(7명) 결과는 창대(11명)했도다. 그러나 ...., K군등은 각성하라!
사진을 꽤 박았지? 두명 찍사의 손에서 정리된 사진들이 눈부시다. 니 둘이 손 곱아가며 열심히 눌러 준 덕이다. 배경이 온통 하야니 내 얼굴이 더 검게 보인다, 수정이 안 되나? ... .
이리하야, 納會산행 끝. 한해 내내 수고 많았다, 승기야.
대장, 하루 빨리 快差 하시고,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우. Adieu 2006 !
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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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2>
상산회 諸位,
대장 최해관君이 뒷동산(!)에서 하산하다 발목골절을 당해 고생하고 있는 것이 유감입니다만, 2006년 12회 산행을 대체로 무사히 마쳤다고 봅니다. 김 원탁군이 터를 튼것을 기화로 9월 정읍의 내장산 산행을 포함 어김없이 매월 3째주에 도합 12회 산행을 했습니다.
명년엔 상산회 첫 산행(1997년 4월)후 10년째 산행(120차 : 2007년 3월)을 포함하고, 117차 산행기에 언급되어 있듯이, 10년을 기리기 위한 중국 黃山등반이 기획되고 있습니다. 同期산우들의 폭 넓은 관심을 유도합시다.
각설하고, 2006년 회계 현황을 아래와 같이 공지합니다.
각항목의 명세는 따로 관리하지 않고 해당통장에 그때 그때 이를 手記로 표시하였습니다.
1. 2005년말 시재액 : 2,134,490원
2. 2006년말 시재액 : 2,347,940원
1) 수입
- 년회비 : 1,550,000 (= 31명 x 50,000원)
- 이자 : 3,294
1,553,294원
2) 지출
- 전통료및 송달료 : 62,200
- 산행용 내의(상/하) 구입 :1,150,000 *
- 각차 산행시 비용 부족분 : 72,600
- 축하 花代 : 54,000
- 기타 : 1,044
1,339,844원
* '빤쓰' : 해당자(2006년 년회비 납입자)중 6명은 여전히 미수령중. 보관상태 양호.
관리자/김 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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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3>
MY DEAR 승기 & 호경仙士,
자네들의 구라빨은 그날 수락산을 뒤덮은
함박눈 만큼이나 푸근하구나.
그날 산행을 함께하지 못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동무들아,
새해엔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글꾼 승기, 그리고 삼천만의
구라꾼 호경이를 즐겁게 해주자.
성 명 : 서영준
부 서 : 상용수출실
전 화 : 02-346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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