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결혼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해주려고 하고 있을 때, 무엇인가 싸늘하고 부드러운 것이 살며시 내 어깨를 누르는 것 같았다. 그것은 졸음을 참지 못하고 어느새 잠든 스테파네트 아가씨의 머리였다. 리본과 레이스와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을 앙증스럽게 비벼대며 내 어깨에 머리를 가만히 기대온 것이었다. (……) 이따금 이런 생각이 내 머리를 스치곤 했다. 저 수많은 별들 중에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별 하나가 그만 길을 잃고 헤매다가 지친 나머지, 내 어깨에 고이 잠들어 있노라고……
-알퐁스 도데의 <별> 중에서
이 소설은 산 속의 양치기 소년과 주인집 딸 스테파네트의 신분을 뛰어넘는 그렇고 그런 사랑 이야기죠... 한 순정한 총각의 짝사랑의 심리만을 천천히 그리다가 줄거리는 마무리가 돼요... 양치기 소년이 굳이 사랑이라고 이름 붙이지 않아도 좋을 그런 사랑의 분위기가 우리의 가슴을 조금은 따뜻하게 하는것 같아요. 나만 그런가? ^^;; 사랑이 이루어지기 직전의 어떤 떨림, 그때까지가 가장 아름다운 것같아요... 이 양치기 소년이 부럽습니다.. 그때까지... 서로는 서로에게... 나는 나에게... 너는 너에게... ‘별’이 되지않을까요? 오늘은 책장속에 있는 알퐁스도데의 소설을 꺼내어 읽고 있습니다 ^^;; 이 사연은 헌책가게에 어울릴거 같아서 다시 옮겨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