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붕괴와 마찬가지로 스태그플레이션도 와봐야, 아니 지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기준(경제성장률 및 소비자물가 수치) 자체도 모호하구요. 지나친 낙관론만큼 지나친 비관론도 부동산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번 닥터아파트(www.DrApt.com) 오윤섭의 부자노트는 유가급등으로 비롯된 스태그플레이션說에서 부동산시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이 칼럼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현실적 낙관주의자를 위한 글입니다. 회의론자나 비관주의자는 읽지 않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유가급등은 일시적이다
과거 국내 스태그플레이션은 1, 2차 오일쇼크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최근 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3차 오일쇼크에 이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임박했다는 주장입니다. 서브프라임으로 인한 금융위기 등 다른 변수가 있지만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의 관건은 유가입니다.
따라서 유가를 어떻게 바라보냐가 중요합니다. 석유자원은 한정돼 있고 수요는 급증해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그러면 8월 5일(현지시간) 현재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백20달러 이하로 하락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갑자기 수요가 줄어들어 유가가 내려간 것일까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유가가 급등하는 것은 돈을 쫒아 전세계를 떠돌아다니는 투기세력의 투기자금(헤지펀드)이 석유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입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까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예고되면서 투기자금은 석유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연내 1백달러 이하로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석유시장은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과 마찬가지입니다. 영원한 오르막도, 영원한 내리막도 없습니다.
세계 6위 에너지 회사인 이탈리아 ENI의 전략 및 개발 담당 수석 부회장인 레오나르도 마우게리는 자신의 저서 ‘당신이 몰랐으면 하는 석유의 진실’(가람기획)에서 석유 비관론과 종말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지금까지 석유시장의 역사는, 그 시작 이래로 끊임없는 불황과 호황의 반복이었다. 그때마다 온 세계는 심리적 불안에 휩싸였고, 이는 각국의 정치적인 결정에 큰 타격을 주기도 했다. 회의론자 역시 그때마다 석유 위기를 경고했지만, 결국 역사는 계속적인 호황과 불황을 반복할 뿐이었다.”
과거 스태그플레이션 이후 부동산시장
과거 1970, 198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이 왔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은 1~3년 일시적이었으며 이후 경기와 부동산시장은 정상화됐습니다.
1974년~75년 1차 오일쇼크로 발생한 국내 스태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가 연 25% 급등하고 경제성장률은 5.9~7.2%로 하락했습니다. 집값도 74년 -10%, 75년 -15% 이상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집값은 75년을 바닥으로 급속도록 회복되기 시작해 76년에는 5% 가까이 상승하기에 이릅니다.
1980년 2차 오일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기간중에도 물가는 28% 폭등하고 경제성장률은 -1.5%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땅값은 -13%까지 떨어졌습니다. 땅값은 82년까지 3년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하락폭이 점차 줄어들다 83년에는 15%나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더라도 부동산시장 침체는 일시적이라는 것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說에서 금맥 찾기
스태그플레이션說과 함께 최근 대두되고 있는 또 하나의 설이 바로 두 종류의 9월 위기설 입니다.
먼저 건설사 9월 위기설입니다. 아파트 건설 자금으로 빌린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대출 만기가 9월에 몰려 있어 상환할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건설사들이 부도가 난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다 예금 유출사태를 겪고 있는 금융권이 대출 연장보다는 대출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또 9월 달러발 금융위기설입니다. 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국인 보유채권은 8조6천억원. 이중 2조원은 이미 해외로 빠져나갔고, 6조원이 남은 상태인데 이 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 금융시장에 쇼크가 온다는 것입니다. 짧은 기간 내에 외환보유고가 급감하면 심리적으로 금융시장에 공황상태가 발생하고 환율과 금리가 요동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3차 오일쇼크설, 이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설, 9월 건설사 및 금융 위기설 정말 설이 판치는 불확실한 시장입니다. 설은 십중팔구 설로 그치게 마련입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유동성 위기, 곡물가격 및 유가 급등, 원자재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으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올려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이나 땅을 산 사람들은 미분양, 거래중단 사태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2008년 4분기를 전후로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급매물을 본격적으로 내놓게 될 것입니다.
또 거의 비슷한 시점에 건설사 부도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고 이에 따른 부동산 경기부양대책이 나오겠지요.
따라서 현실적 낙관주의자들께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속에 부동산 금맥 찾기를 9월 위기설을 지켜본 뒤 오는 4분기부터 시작하세요. 8~9월 유동성 자금이 예금, 펀드, 부동산 등 어디로 흘러가는지도 지켜보세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경우 부동산 가격은 1년 안팎 폭락할 것이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오지 않더라도 대출부담으로 인한 급매물이 쏟아져 추가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 4분기 이후 부자들의 ‘부동산 이삭줍기’ 시즌이 시작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