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8일 밤에 내려가 무박으로 지리산을 종주하고 나서 무려 6개월 동안이나 산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오른쪽 어깨가 작은 통증으로 이상 신호가 오더니 올해 설 무렵부터 부쩍 심해졌지요. 설 연휴 뒤에 정형외과에 다니며 물리치료를 받았으나 전혀 차도가 없었습니다. 마침 등에 화상까지 입어 4주 정도 쉬었고요. 그 후 다시 한의원에 다니며 침을 열심히 맞고 물리치료도 병행했지만 그때 뿐이더이다. X선 사진이나 진단으론 뼈에 이상은 없으며 오십견은 아니라고 했거든요. 그렇지만 점점 통증은 심해지고 많은 불편이 따랐습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참고한 끝에 통증의학과에 갔지요. 몇 가지 동작을 시켜보더니 대뜸 '오십견이네요!' 하더라고요. 초음파영상을 보며 주로 주사로 치료를 하는데 근육에 염증이 있다는 것입니다. 불규칙하게 7번인가 다녔는데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어느 선을 넘어서자 그 상태가 이어지길래 '그래, 열심히 스트레칭을 하며 풀어주어야겠구나!' 하며 중단했습니다. 주사약은 마취제일 때도 있고, 어떤 분은 아는 의사한테 들었다는데 그저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는 소금물이라고 하더랍니다. 고객이 물어봐야 의사들이 자기들의 영업비밀을 친절히 가르쳐줄 리가 있나요? 그저 곳곳에 사기꾼과 도둑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라 믿을 수가 있어야지 ....
하여튼 산행을 못하다가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큰 맘을 먹고 꼭 6개월만에 산행을 재개했습니다. 그것을 느낌없이 간단히 정리하여 올립니다.
1. 북한산
1) 일시 : 2012. 04. 29(일). 14:10-17:50(3시간 40분 소요). 나 혼자
2) 코스와 시간 :
6호선 불광역(14:10) → 족두리봉(수리봉) 우회 → 향로봉 우회 → 비봉능선 너럭바위(15:35, 12분 휴식) → 문수봉 아래 암봉(휴식) → 대남문에서 하산 시작(16:50) → 구기터널 앞 버스정류장 도착(17:50)
3) 특이 사항 : 옅은 안개로 시계와 전망이 좋지 않음
2. 춘천 삼악산
1) 일시 : 2012. 05. 04(금). 처와 둘이서(처의 컨디션에 맞추었으므로 소요시간 무의미)
2) 코스 :
6호선 광흥창역 → 태릉입구역 7호선 환승 → 상봉역 춘천행 전철 환승 → 강촌역 하차(10:45) → 버스로 신인교 건너기 전 하차 → 상원사 입구에서 등산 시작 → 정상 전에서 점심 먹기 → 정상 → 등선폭포 거쳐 그 입구의 음식점에서 막걸리 여러 잔 → 승합차로 강촌역 도착 → 17:06 출발 상봉행 전철 승차
3) 특이 사항 : 화창하나 더운 날. 강변을 따라 호수쪽으로 낸 자전거도로가 일품. 산도 호수도 진초록. 사람이 거의 없어 호젓한 산행. 정상에 오르기 전에 바위길이 이어지는데 부드럽지 않고 깨진 바위라 날카로와 조심할 필요. 오르면서는 전망이 좋으나 정상은 그늘도 없고 밋밋하여 실망. 등선폭포는 멋짐
3. 북한산
1) 일시 : 2012. 05. 12(토). 11:10-13:30(2시간 20분). 나 혼자
2) 코스와 시간 :
정릉 버스 종점(11:10) → 보국문(정오 직후) → 대성문 직전(10분 휴식) → 대성문에서 하산 시작(12:30) → 형제봉 능선 → 평창동 버스정거장 도착(13:30)
3) 특이 사항 : 간단한 약식 산행. 한울회 모임이 몽촌토성 근처에서 있던 날임
4. 북한산
1) 일시 : 2012. 05. 19(토). 14:55-18:55(4시간 소요). 나 혼자
2) 코스와 시간 :
북한산성 입구 도착(14:55) → 의상능선 타기(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월봉, 나한봉, 715봉) → 문수봉(17:08, 10분 휴식) → 비봉능선 → 향로봉 아래 5거리 → 구기터널 탐방안내소 도착18:55)
3) 특이 사항 : 오후에 가면 사람들이 적어 한가하고 여유가 넘침. 의상능선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거듭 반복됨. 여름으로 향하며 더운 날씨
5. 북한산
1) 일시 : 2012. 05. 26(토). 14:25-18:20(3시간 55분 소요). 나 혼자
2) 코스와 시간 :
북한산성 입구 도착(14:25) → 대동사 계곡 → 위문 →백운대(16:00, 10분 휴식) → 위문 → 산성능선 →대성문에서 하산 시작(17:30) → 평창동 탐방안내소 도착(18:20)
3) 특이 사항 : 성북동 간송미술관에 가려다 포기. 해마다 5월과 10월에 보름씩 두 번만 무료 개방하고 평소엔 관람객을 받지 않는 곳임. 간송 전형필 선생의 우리 문화에 사랑은 위대함. 끝판이라 사람이 몰려 3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기에 포기하고 산행 선택. 늦은 오후라 그런지 주능선에 사람이 적었으나 암벽엔 마니아들이 줄줄이 매달림. 모처럼 평창동 탐방안내소로 나옴
6. 도봉산
1) 일시 : 2012. 06. 09(토). 10:15-14:45(4시간 30분 소요). 나 혼자
2) 코스와 시간 :
7호선 도봉산역 도착(10:15) → 은석암 길 → 다락원능선 → 포대능선 암능 직전(10분 휴식) → 포대능선(12:05) → 신선대 → 도봉주능선 → 우이암 근처 보문능선 갈림길(13:20, 30분 휴식) → 보문능선 → 도봉산역 입구 상가지역 도착(14:45)
3) 특이 사항 : 도봉산도 암릉길이 많아 바위꾼이나 릿지 등반을 하는 이들이 많음. 나도 한때는 릿지를 많이 다녔지. 은석암 길도 아기자기한 바위가 이어짐. 포대능선 직전은 쇠난간을 잡으며 긴장해야 하고, 물론 포대능선 자체는 말할 것도 없지만.... 등산객이 생각보다 적어 원활한 산행
이렇게 하여 6개월만에 6번의 산행을 거의 매주 하고, 다시 더워져 3개월을 쉰 다음 이번 9/9에 다시 북한산을 간 것입니다. 나는 빠르게 산행을 하지는 못합니다. 내가 그럴 나이입니까? 그러나 꾸준히는 걷습니다. 이름하여 'slow & steady'인 것이죠. 또 체중이 표준에 미달이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을 함부로 할 수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산은 포기할 수가 없어서....
난 장비나 복장도 부실합니다. 한때는 열심히 사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낡아 없어지거나 구닥다리가 되었죠. 그러나 개념치 않습니다. 산에 가보면 '우리나라 사람들, 왜 이러나?' 싶지 않습니까? 모두가 고급의 비싼 복장에 고가의 장비로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완전무장입니다. 수백만원씩의 돈을 싸매고 다니는 셈이지요. 무슨 히말라야 해외 원정을 가는 것도 아닌데 누구나 할 것 없이 난리라니.... 가까운 산에 가면서 산행이나 즐길 것이지, 무슨 돈 자랑이나 하려고 다니는 작자들이 너무 많다니까. 그러니 외국 사람들이 놀랠만도 하지요. 보통 사람들이 고급의 골프복이나 등산복을 평소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입고 다니는 나라이고 그 시민들이니....
아무튼 산은 좋습니다. 정직합니다. 언제나 우리를 받아주고 품어줍니다. 시간 나는대로 다닙시다!!!
2012. 09. 12(수) 17:45
※ 북한산 사진 일부입니다. 사진을 거의 찍지 않으니 자료가 없네요. 2008년 것이군요.
추석 연휴 중 하루에 의상능선을 타며 찍은 것.
의상봉에서 바라본 원효능선. 왼쪽부터 원효봉,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 릿지, 노적봉. 인수봉은 아직 안 보입니다.
의상봉 다음의 용출봉입니다. 의상능선은 7개의 봉우리가 이어지거든요.
증취봉을 지나며 오른쪽에 있는 '바둑이 바위'. 정말 바둑이 형상이죠? 뚜렷한 이목구비, 특히 접힌 귀 좀 보세요.
바로 앞의 사진과 같죠? 왼쪽부터 차례로 염초봉, 백운대(제일 높게 솟은 것), 노적봉(백운대 앞에 둥글하게 겹쳐 보임), 인수봉(V자 사이에 우뚝 솟은 것), 만경대 릿지. 오른쪽 끝에 멀리 보이는 것은 도봉산의 일부입니다. 모든 조망이 실제로 보면 아주 환상입니다.
첫댓글 몸은 건강할때 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는데 모두들 망각하고 간과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어느정도 산행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지리산 종주만은 못해 본것이 아쉬우이 ~~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우리 모임도 가까운 곳으로 산행을 한번 추진해 보심이 어떨지........
산행 수필과함꼐 사진까지 잘 읽고 잘 보고 갑니다! 바빠서 이만 줄임! 오늘 이천으로 여주로 등 뺑이 첬다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