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23구간(주릿재-석거리재-백이산-빈계재-고동산-작은굴목재-조계산-접치-오성산-유치산-버들재-노고치)
1.일시: 2023년 5월 20일 토요일~ 21일 일요일.
2.참가인원:전과 동.
3.날씨: 비는 아니오시는데 잎새에 이는 이슬 방울에 우리의 등산화는 괴로워 했다.
4.산행 거리 및 시간:
이번 구간도 여지없이 상어 이빨이다. 접치재까지의 여정인데, 비를 조우하지 않아서 인지 고도표가 깨끗하다.
오른쪽 제일봉이 조계산이다.
조계산에서 접치재까지는 고도표상으로는 급경사로 그려져 있는데, 실상 내려가보니 접치재까지는 완만한 경사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한번의 알바 없이 깨끗한 괘적이다.
벌교 식당에서 우럭 매운탕으로 늦은 저녁을 먹는다.
오늘로서 벌교도 우리의 시야에서 사라지고 다만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언제나 지방 도시는 늦게 도착하면 선택의 여지없이 문이 열린 식당에서 인생고를 해결해야 할 뿐이다. 지방 소멸은 몸으로 체감하면 그 심각성은 배가된다.
주릿재로 가는 택시안에서 택시기사에게 백이산 쇠말뚝 이야기와 우리가 개고생한 공군부대 이야기를 들었다. 지역 택시기사가 정보의 양과 질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함을 확인하였다.
안개 자욱한 주릿재는 신비감을 더하는 것 같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동네 아낙 두명이 다니러 온 것 같다. 차도 없이 어디서 걸어 왔는지, 혹시 귀신은 아니겠쥐?
우리를 괴롭힌 존제산의 표지석. 이제는 그 이름과 걸맞지 않게 된 것 같다.
웬만한 좋은 산 꼭대기에는 이런 미사일 기지가 차지하고 있으니...
철계단을 내려서고 있는 '그윽한 미소'.
때죽나무꽃.
한방에서는 때죽나무의 꽃을 '매마등'이라 하며 골절 뱀에 물렸을 때, 치통에 약으로 쓴다고 한다. 풍습으로 생긴 병을 다스리고 성질은 맵고 따뜻하다.
껍질과 잎속에 '에고사포닌'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어 작은 동물들을 마취시키는데, 열매나 잎을 짓찧어 물에 풀면 물고기가 순간적으로 기절한다고 한다. 족대질하지 말고 이 방법을 한번 써보면 어떨까나?
때죽나무 꽃들의 최후.
백이산 동영상.
마주 보이는 산이 존제산이다.
엉겅퀴.
<엉겅퀴꽃>
엉겅퀴야 엉겅퀴야 철원평야 엉궝퀴야
난리통에 서방잃고 홀로 사는 엉겅퀴야
갈퀴손에 호미잡고 머리위에 수건 쓰고
콩밭머리 주저앉아 부르는 이 님의 이름
엉겅퀴야 엉겅퀴야 한탄강변 엉겅퀴야
나를 두고 어디갔소 숙국소리 목이 메네
-민영-
엉겅퀴는 억세고 강인한 식물로 수십년을 살기도 한다고 한다. 종류가 많은데 그중에 '큰엉겅퀴' 와 '지르러미엉겅퀴' 가 약성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중 우리나라에서 나는 엉겅퀴가 타국의 엉겅퀴에 비해 약성이 여섯배가 많다고 한다.
엉겅퀴는 차와 나물, 뿌리까지 약으로 쓰니 가히 만병통치 수준이다.
가시가 있다고 욕하지 말일이다.
이 나무가 아침 택시기사가 알려준 그 나무인가 보다.
일제가 이 백이산 꼭대기에 산천의 정기를 누르기 위해 쇠말뚝을 박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가묘를 썼다고 한다.
그것을 한스님이 쇠말뚝을 뽑고 그자리에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택시 기사의 말을 전적으로 믿어야 할지는 나도 모르겠다.
백이산의 '그윽한 미소'
백이산에서 본 존제산 전경.
산딸나무.
꽃말은 견고함이고 맛은 떫고 성질은 평하다.
수렴, 지혈, 지리, 속골작용을 한다고 한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쓰인 나무로 여겨져 기독교인들의 사랑을 받는다고 한다.
산상 토론중.
빈계재 도착 11시 6분.
상탕군산(518M)에서...
참취를 채취하느라 심신이 괴로울텐데도, 뭔 할 이야기가 그리도 많은 지.
등산화를 조이며 결의를 다지고 있는 '바람'.
고동산 도착 오후 2시.
땡볕에 점심을 먹을 수 없어 부득이 조금 더 내려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고동산 동영상.
두꺼비.
이 아이를 섭외하느라 애먹었다.
점심 동영상.
배바위에 자일이 매달려 있는데, 올라오느라고 공력을 소진해 자일타고 올라가 풍광을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전설 한자락만을 읽고 갈 뿐...
조계산 도착 오후 5시 44분.
남은 식량과 물을 거덜내고 좋아 죽는 '바람'.
이제 접치까지는 내리막 길이다.
조계산 장군봉은 조망이 트이질 않았다.
蓸溪란 원래 중국 선종의 제6조 혜능 스님의 별호로서, 보조국사 지눌이 당시 송광산이었던 산이름을 제6조 혜능의 별호를 따라조계산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사실 조계산 자체보다는 승보사찰인 송광사와 태고종인 선암사로 인해 더 유명해진 것 같다
86년도에 오고 37년만에 다시 찾은 조계산 장군봉이다. 그 당시에는 송광사를 거쳐 선암사로 내려온 것 같다.
선암사의 무지개다리와 고찰의 고즈넉함이 기억에 아직도 남는다.
배바위 꼭대기에서 선암사를 볼 수 있었는데 아쉽다.
접치재 가는 길에서 이빨을 까는 안빈낙도 회원들.
접치( 280M)도착 7시 48분.
접치는 서쪽 주암천과 동쪽 두월천이 발원한다.
이곳에서 당연히 택시를 불러 순천으로 문제없이 탈출할 줄 알았는데, 순천에서는 여기가 오지라 택시가 들러오질 않는다.
이리저리 대중교통을 확인하니 111번 버스가 있긴 있는데, 버스 정거장이 호남고속도로 건너편 동주로로 이전된 것을 확인 못했다. 이 접치재는 구 버스정거장인 것이다.
송광산(조계산)기슭의 산골마을인 접치는 학마을 또는 학골이라 불렀으나 1912년에 잡치로 바뀌었다.
세매골에서 승주읍으로 넘는 고개가 접치인데 보통 접치재라 부른다.
접치마을은 풍수에 따르면 행주형(行舟形)이라서 짐대(돛대)를 세웠다고 한다.
짐대에 해당하는 지금의 당산나무를 심어둔 것을 일컫는다.
어느 것이 당산나무여 시방!
조계산을 등반하는 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접치재는 조계산과 모후산, 송광사와 승주의 연결 지점으로 여순 10.19(항쟁)과 6.25 전쟁에 이르는 시기에 입산자와 군경 토벌대 양쪽에서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1948년 12월 17일 주암지서 경찰들이 반군 동조 혐의 민간인들을 집단으로 사살한 사건등이 이곳에서 일어났다.
대광리 거주자 이덕행은 여순 10.19(항쟁) 당시 죄익 활동을 하여산에 은거하던 사촌 매제에게 밥을 날라주다가, 경찰에게 발각되어 도주 후 주암 지서에 자수했다.
이후 주암 지서 경찰들이 이덕행을 포함하여 지서에 감금된 이들 35명을 이곳에 데려와 사살했다. 2009년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위원회가 이러한 사실과 희생자 5명(3명은 주암, 2명은 승주읍 거주자)의 신원을 확인하였다.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국민의 무고한 희생이 더 없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이 표지판을 세운다.
-순천시-
순천 택시가 아니라 승주 택시를 잡아 순천으로 향하는데, 그 와중에서도 '그윽한미소' 는 택시비를 깍으려고 딜을 하고 있다.
젊은 택시 기사가 흔쾌히 깍아주는데, 우리의 등산 스타일을 듣고는 놀라워하는 눈치다.
택시는 순천 아랫장 국밥 골목으로 갔다. 국밥집 이름이 걸지게도 '내가 조선의 국밥이다' 이다.
양도 푸짐하고 사이드 메뉴도 훌륭하다.
다음날 회복 산행 고도표이다.
오성산은 그닥 높지 않은 산이나 고도표에서 보듯이 점차가 없이 곧장 정상으로 치올라갔다가 곧장 급전 직하로 떨어지는 희안한산이다.
111번 버스 정거장(버스터미널) 앞에 옛것을 파는 가게가 있다.
이사진을 찍은 이유는 앞에 세워둔 지게에 대한 지대한 관심 때문이다.
이 지게 이름을 아는 사람?
111번 버스를 타니 택시비도 절약되고 버스 안에서 창밖 풍경을 감상하니 꿩먹고 알먹고다.
오성산 올라가는 진입로 초입이다.
도로가 갈라지는 우측도로 말고 직진도로를 따라 걸으면 접치재에 도착할 수 있다.
산행 시작 오전 7시 31분.
조계산의 명성에 가려 정상 부근이 우묵장성이다. 오성산 정상의 '그윽한미소'.
정상 부근에도 고사리가 지천이라 한동안 고사리 채취하느라, 등산화가 아침 이슬에 젖는 것도 잊었다.
편백나무 숲.
가막살 나무 꽃.
꽃말이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이다.
가막은 검은색을 나타내는데, 줄기가 검은 빛을 띠는 살을 가진 나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막살나무 열매를 일본에서는 '신이 내린 열매' 라고 한다. 아마도 한겨울에도 새들의 먹이가 되주기 때문이리라.
열매를(협미자)라 하는데, 마른 열매를 달여 기미, 주근깨에 바르면 좋다고 한다.
유치산 도착 10시 36분.
이곳 유치산은 준희 팻말이 붙어있고 조금 더 올라가니 그곳에는 유치산 표지석이 정식으로 세워져 있었다.
뭣이 맞는 것이여 시방!
정식 유치산 동영상!
유치산에서 바라 본 호남정맥군.
자세 죽이고.
지나 온 길.
'바람'의 사진 솜씨가 일취월장일세 그려!
나중에 작품 사진 한장 찍어줘~잉!
뭘 봐?
드디어 목적지인 노고치 도착 오후 1시 11분.
버스정거장 반대편으로 잘못 내려가 대광농원 앞에서택시를 기다리며 의관을 정제했다.
순천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뭘 먹어야 할지 택시 기사에게 조언을 부탁하니, 손천 웃장의 국밥거리를 추천해준다.
온전한 머리고기만을 고집하는 집이란다.
아랫장에 비해 웃장은 현대화되지 않은 옛것 그대로의 시설이다. 아랫장의 본메뉴 국밥에 비해 양이 적고, 대신 사이드메뉴는 고기도 다양하고 양도 푸짐하다.
젊은이들은그닥 좋아하지 않을 분위기이고, 우리같이 양으로 승부하는 족들은 괜찮은 것 같다.
시간이 촉박한 가운데 국밥과 막걸리 그리고 돼지고기 수육까지 뱃속으로 마구 마구 쓸어 넣으니 배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간당 간당한 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 꽉찬 배를 움켜쥐고는 뒤뚱 뒤뚱 택시를 타러 달려간다.
겨우 버스를 타고는 꿈나라로 고고씽!
참새가 방아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고향의 맛집에서 국수 한그릇과 막걸리 한잔으로 서운함을 달래본다.
오늘도 안빈낙도 회원 여러분 고생 많았습니다.
나의 집 도착 시간 11시.
'그윽한 미소' 의 조계산 참취나물 무침(된장에 들기름 넣고 무침)
향이 끝내준단다!!
고생해서 채취한 보람이 있구만.
첫댓글 혹시 지게의 이름초성이 ㅈㅃ지게 가 아닐런지?? ㅎㅎㅎ
빙고!
당첨 상을 드리겠습니다 밥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