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의 한방치료 (koami 2012-09)
원래는 존재하지 않던 병인데, 특정 기계가 발명된 이후로 생긴 병들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고혈압’이다. 사실 혈압이라는 개념이 생기기 전에, 다시 말해 혈압을 재는 기계가 없었을 경우에는, 고혈압인지 저혈압인지 정상혈압인지에 대해서 아무런 관심도 없었고 개념도 없었다. 물론 그런 증상도 없었다. 하지만 혈압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이후로, 혈압은 인체 건강에 있어서 매우 핵심적인 요소가 되었다. 응급상황에서 생명징후를 측정하는 데에도 혈압은 반드시 측정되어야 할 정도니, 그야말로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더불어 혈압계도 아주 보편화되었다. 예전에는 병원에 가야만 혈압을 잴 수 있었는데, 이제는 주위 곳곳에서 혈압측정이 가능하다. 심지어는 지하철역이나 찜질방 사우나에서도 측정 가능할 정도니, 정말 생활 속의 일부분이 되었다. 자신의 혈압상태를 항상 측정할 수 있으니,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된 것은 분명 사실이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문제도 덩달아 생겼다. 혈압약(정확히 말하면 고혈압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혈압을 임시로 떨어뜨리는 혈압강하제)을 먹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중년이상 되면 혈압약을 안 먹고 있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과연 옳은 현상일까?
고혈압 기준이 바뀐다?
2000년 일본에서는 재미난 일이 생겼다. 일본고혈압학회에서 고혈압 기준치를 새로이 개정해서 발표했는데, 기존에 최고혈압 160mmHg이상 최저혈압 95mmHg이상으로 설정되었던 기준치를, 최고혈압 140mmHg 최저혈압 90mmHg이상으로 낮추어 발표했다.
자, 그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새로운 기준치 발표 결과 모든 연령대에 걸쳐 고혈압 환자의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즉, 2100만 명의 새로운 고혈압환자가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제약업계는 엄청난 이득을 얻었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세계 각국에서 벌어졌는데, 독일의 경우에는 하루밤새 고혈압환자의 수가 3배로 늘어났다고 하며, 미국의 경우 그 당시 고혈압퇴치연맹 후원자 20명은 모두 제약회사 직원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들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혹시 제약업계의 이득을 위하여 고혈압기준치를 내려 고혈압환자를 더 많이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주위를 둘러보면 실제 아무 증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고혈압기준치보다 높게 나왔다고 바로 혈압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감안해 볼 때 정말 우울한 추측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만약 혈압을 딱 한번 재 본 후에, 고혈압약 복용을 권고한 병원이 있다면, 당장 그 병원을 나와야 한다. 혈압은 하루 중에도 수시로 바뀐다. 날씨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감정 상태에 따라서도 혈압은 달라진다. 커피나 음료수 등으로도 바뀔 수 있으며, 운동을 하고 난 후에도 당연히 달라진다. 그런데 한번 측정한 후에 혈압약 복용을 권한다면, 정말 환자를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혈압약은 부작용이 없나
지금까지 알려진 고혈압약의 가장 큰 부작용은 성기능장애이다. 대부분의 고혈압약들이 발기부전 성욕감퇴 사정장애 등의 성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물론 이 밖에 확인되지 않은 부작용도 많이 있지만, 정말 심각한 문제는 고혈압약을 먹기 시작함으로써 비로소 진짜 고혈압환자가 된다는 사실이다.
알다시피 혈압이란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이 동맥벽에 부딪히는 압력이다. 이 압력이 이상적으로 항진되어 있다면 그 원인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압력을 높여야만 순환이 되기에 스스로 압력을 높였을 수도 있고, 몸에 화나 열이 많아 그 영향으로 압력이 올라갔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단순히 강혈압제를 먹어서 혈압만 떨어뜨리게 되면 고혈압이란 질병은 영원히 고칠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한번 혈압약을 먹으면 죽을 때까지 먹어야 된다는 것이다. 즉, 병이 낫기를 포기하고 이제 죽을 때까지 혈압약에 의존해 살겠다는 뜻이 된다는 말이다. 오히려 병이 나으면 안 된다. 매일 매일 혈압을 강제로 떨어뜨리는 약을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혈압약을 위해서 내 혈압은 올라가 있어줘야 한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고혈압약의 가장 큰 부작용인 것이다. 진짜 고혈압환자가 되는 것. 그 약을 먹기 위해서.
고혈압약 어떻게 끊을 수 있나
따라서 혈압약을 먹기 시작한다는 것은 꽤나 심각한 사안이므로 신중히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가급적 혈압약을 시작하지 않고 운동요법이나 기타 식이요법 명상 및 한약 등으로 혈압을 정상화시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좋다. 비만환자가 체중감량하고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얘기는 이제 흔한 얘기가 되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30세의 L양은 학교 선생님이었는데, 결혼을 앞두고 본 한의원을 찾아왔었다. 비교적 얼굴이 둥글고 피부는 좀 푸석하면서 살이 좀 통통한 편이었는데, 심각한 고민거리를 가지고 온 것이었다. 원래 혈압이 높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에 임신을 하기가 불안해서 결혼을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이제 더 이상은 미룰 수가 없어서 내원한 것이었다. 결국 원하는 것은, 살을 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고, 이왕이면 동시에 혈압도 떨어뜨려 줄 수는 없겠냐는 것이었다.
이 환자는 기본적으로 기혈 순환에 문제가 있는 분이었다. 순환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몸 속의 노폐물이 제대로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몸의 내부 이곳저곳에 쌓여 있었는데, 이로 인해 체중도 정상 이상으로 불어났으며, 혈압도 기준 이상으로 올라 있는 상태였던 것이었다. 보통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 있는 경우는 몸에 쓸모없는 열이 많아졌거나 체내 기혈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을 때가 많은데, 이 환자의 경우에는 순환장애로 인해 체중이 증가된 것이 바로 고혈압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체중감량만 해줘도 자연스레 혈압은 정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체중감량 치료를 들어가기로 했다. 치료가 진행됨에 따라 체중은 72Kg에서 65Kg으로 감량되어 본인이 원하는 목표체중까지 도달하였다. 건강상태도 좋아지면서 체중감량의 목표까지 달성되게 된 것이었다. 더불어 처음 내원시 200 mmHg이던 혈압 수치가 치료가 끝난 후에는 140 mmHg 대로 떨어지는 결과까지 나타나서, 구태여 다른 치료를 더 할 필요 없이 혈압까지 정상으로 돌아와 버리는 결과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한의약에서는 근본원인을 찾아 해결함으로써 혈압을 치료한다. 그러므로 혈압약을 일단 시작한 경우라도 주치 한의사나 가까운 한의원을 찾아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좋다. 보통 한약을 먹어가면서 차츰 고혈압약을 줄이거나 끊어가는 쪽으로 치료하게 되는데, 평생 고혈압약을 먹는 것보다는 한약을 먹고 근본 치료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는가. 아, 물론 처음부터 혈압약을 먹는 대신에 한약으로 치료를 하면 구태여 혈압약을 끊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임의로 고혈압약을 끊었다가 큰 병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만약 혈압약을 끊고 싶다면 반드시 주치한의사나 또는 의사와 상담을 꼭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