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주간
“마리아를 통하여 예수님께로!”
11월 위령성월에 임종자들의 모후이신 성모님께서 우리 레지오 단원들의 기도를 들으시어, 외롭고 불쌍하고 잊혀진 영혼들을 위해 하느님께 전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많은 영혼이 하늘의 식탁에 앉게 되기 바랍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에 프라도박물관이 있습니다. 2008년에 이곳을 방문하여 많은 전시물을 보았는데, 유독 지금까지 생각나는 그림이 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에서 내린 예수님을 안고 있는 성모님의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목숨을 잃은 예수님의 피부색이 회색으로 표현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성모님의 피부도 같은 색으로 채색되어 있었습니다. 이 그림 앞에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죽음에서도 그리고 죽음을 넘어서도 하나인 것을 생각하였습니다.
같은 방식과 아픔으로 죽음을 맞아들인 아드님과 어머님의 일치는 새로운 자녀인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도 그대로 퍼지리라고 믿습니다. 아드님과 어머니가 체험한 죽음은 부활의 죽음이지 사라짐의 죽음이 절대 아닙니다. 이 죽음을 준비하신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이 죽음이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순간임을 잘 알고 계셨고, 구원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아셨습니다. 따라서 어머님도 비록 인간적인 아픔을 겪으셨지만, 부활을 향한 죽음이라는 깨달음과 체험을 통해 새롭게 죽음을 알게 되셨습니다. 바로 그 어머님께서 임종자들의 모후입니다.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부활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살아갑니다. 따라서 성모님께서 아시는 죽음, 부활의 죽음을 알면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 위령성월에 다른 사람들에게 인생이 가진 깊은 뜻인 부활을 성모님과 함께 더욱 잘 증언하기 바랍니다. 부활의 증언이라는 희망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희망인 영원한 생명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희망을 증언할 수 있는데, 저는 특별히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마음도 서늘해 지고 무언가 모르게 서글퍼지게 됩니다. 그럴 때 더욱 따뜻한 말과 손길을 필요한 이들에게 전하면서, 삶의 마지막을 넘어 있는 부활을 증언하면 좋겠습니다.
8일까지는 전대사 기간입니다. 한 번이라도 더 무덤을 방문하고 교황님의 지향대로 기도하고, 정성껏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하도록 합시다.
추운 한 주간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어르신 단원들께서는 따뜻하게 잘 입으셔서 특히 건강하고 기쁘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아멘.
[비전동성당]주임신부 정연혁 베드로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