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이라고 무조건 삼계탕 드세요?
올해도 어김없이 15일 초복을 신호탄으로 삼복 무더위가 시작됐고 전국의 보양식 식당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다들 먹으면 좋다고 하는 보양식이 정말 내 몸에도 맞는 걸까. 한방 전문의들은 보양식도 체질에 맞게 먹으라고 조언한다. 한방에서 구별하는 사상체질과 체질별 도움이 되는 삼복더위 보양식에 대해 알아본다.
▶체질부터 알아보자=한국인은 태음인이 50% 선으로 가장 많고 소양인 30%, 소음인 20%, 태양인 10% 미만 정도로 구분된다.
태음인은 체격이 큰 편으로 근육과 골격이 발달했으며 살집이 풍부하고 이목구비가 큼직하며 보수적인 성향이 짙다. 젊어서는 건강하지만 노년이 되면 체중이 늘어 당뇨, 고혈압, 심장질환 등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다.
하체에 비해 상체가 발달한 소양인은 근육이 잘 발달돼 있고 활동적이나 기운이 약하면 허리, 방광, 관절계통에 병이 잦아진다.
반대로 하체가 더 발달한 소음인은 얌전하고 세심하며 이목구비가 올망졸망하고 마른 체격이 많으며 소화기능이 취약하다.
태양인은 목덜미가 굵고 머리가 크며 피부조직이 단단하고 이마와 뒤통수가 튀어나왔으며 눈빛이 강렬하다. 단,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잘 먹지 못하거나 임신이 잘 되지 않기도 한다.
▶태음인, 쇠고기가 딱=땀과 열이 많고 식욕도 왕성한 태음인은 뭘 먹어도 소화를 잘 시키지만 소식을 하는 것이 좋은데, 쇠고기는 비장과 위를 보하고 기혈을 도와 적절히 땀을 나게 하는 육개장, 설렁탕, 단호박쇠고기밥 등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추천된다.
또 태음인은 선천적으로 코, 편도선, 인후부, 기관지, 피부와 폐 등에 질환이 잘 발생하는데 아주 뜨겁거나 찬 성질을 가진 음식보다는 중간 정도의 따뜻한 음식이 잘 맞는다.
▶소양인, 오리고기 좋아=원래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은 데우거나 익히는 등 불의 힘을 이용한 음식은 피하고 차가운 것이 낫다. 특히 화와 열이 많은 소양인은 수분 대사를 원활하게 돕는 오리고기가 제격이다.
또 소양인은 신장기능이 약해 허리와 다리가 아프기 쉽기 때문에 위장의 열을 식혀주는 해삼탕이나 전복죽도 도움이 된다. 전복은 비타민 B1, B2가 많고 칼슘, 인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며 소화능력이 좋지 않은 노약자에게 더욱 좋다.
▶소음인, 삼계탕은 내 차지=체질적으로 열이 부족한 소음인은 여름에도 따뜻하고 양기가 많은 음식을 통해 보양을 하는 것이 좋다. 이열치열에 해당하는 체질이다.
여름철 체력이 극도로 떨어지는 소음인은 땀을 조금만 흘려도 탈진하기 쉬워 황기를 넣은 삼계탕이 제격이다. 소화가 쉽고 따뜻한 성질을 가진 추어탕도 추천할 만하다.
소음인은 되도록 냉면은 피하는 것이 좋지만 먹고 싶다면 무생채나 파김치 등 소화기능을 높이는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태양인, 메밀 드세요=기운이 뻗치는 태양인은 여름철 기를 내려주는 담백한 음식이 좋다. 특히 성질이 급하고 안정감을 잃기 쉬우므로 기름진 육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몸의 열을 내려주는 메밀이 무더위 건강에 도움이 되고 대합조개죽, 솔잎차, 홍합죽과 전복죽 등이 알맞다.
삼계탕을 먹고 싶다면 찹쌀과 인삼을 넣은 삼계탕 대신 닭만 삶아서 백숙으로 먹는 것이 낫고 열을 내리기 위해 야채나 과일을 함께 먹는다.
<도움말: 김달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체질개선클리닉 교수, 성호영 규림한의원 수석원장, 여동현 소중한몸한의원 원장>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