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라의 시詩꽃 . 마음꽃 하나 23회] 살얼음꽃
-언 땅속에서 자라는 희망
살얼음꽃
살얼음꽃
가시덤불 속 구렁에
두꺼웠던 얼음이 하얗게 부서진 채로
마지막 시린 빛 내는
살얼음꽃
죽은 듯 서있던 나무들 사이로 비치는
긴 겨울의 노곤한 햇빛은
흐느낌처럼 얼어붙은 대지를 달래며
길 잃은 이름 모를 씨앗들이
깊은 어둠 안에서도 빛을 좇아
일어서려는 용틀임
북쪽에서 오는 마지막 칼바람에
흩날리는 살얼음,
이 밤 하루쯤 여린 상처를 버텨내고
때를 기다리는 단단한 침묵을 녹여
대지를 깨울 봄의 약속
덤불 구렁에서 빠져나와
대지 위 새싹으로 태어날
상상을 넘어 현실로 움트는
살얼음꽃의 떨림은
무너진 땅 위에 내리는
맑은 숨
詩作 노트
멀지만 가까운 곳의 참혹한 현실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폐허가 된 도시 속에서 얼어붙은
얼굴로 길을 걷는 사람들, 공습경보 사이로
뛰어가는 아이들, 폭격으로 무너진 집 앞에 홀로
서 있는 노인의 모습, 그들의 처참한 현실은 겨울
강의 얇은 얼음처럼 위태로웠다.
하지만 그들은 전쟁의 깊은 상실과 아픔 속에서도,
희미한 빛을 붙잡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 속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려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전쟁의 폭격으로 무너진 대지와도 같은 절망 속에서도,
다시 삶을 재건하려는 작은 시도들, 그들은 희미한
빛을 내며 꽃길을 산책하는 날을 소망하고 있었다.
Ernest Hemingway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세상은 우리를 부수지만, 그 부서진 자리에서 우리는
더 강해진다."라는 말처럼 그들에게는 무너지는 순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을 것이다.
포탄 속에서도 끝내 씨앗처럼 움트는 생명과 희망을
떠올리며 평범한 일상을 되찾으려는 그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돌고 돌아 봄은 찾아온다는 믿음, 겨울 끝에
피는 살얼음에 피는 꽃처럼 빛나는 희망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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