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보람
시 하 영 수 241031
매년 오는 가을 낙엽이 나딩군다
즈려 밟고 걷는 듯 천천히 보내고 싶다
기다렸던 가을이건만 마냥 즐겁지 만은 않네
이 가을이 가면 곧 겨울이 올 것이고
한해가 저물면 또 한 살이 더 해진다
나이 먹을수록 기력은 쇠약해 지고
마음도 괜히 허전해 진다
지난날 나의 힘찬 모습은 이제 볼 수 없고
오늘 지금이 가장 스타라고 여겨야 한다니
누구나 좋아하는 일 할 땐 즐겁고
부담스런 일은 미루고 싶어 진다
넉넉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 지나며
부지런함은 몸에 배였고
일 닥치기 전에 미리 해두는 걸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 왔다
이 풍요로운 세월을 차분히 만끽할 여유 갖지 못하고
홍수같이 쏟아져 나오는 소식들
흥미로운 걸 찾아 배우고 경험하려
나의 일과는 일주 내내 쉴 틈이 없이 짜여 진다
흥미와 호기심이 의욕을 불러오고
의욕이 일하는 힘의 원천인가 싶다
할 일이 있어야 몸을 움직이고
이로서 건강도 유지 시켜 준다
새 옷 새 신발 사러 가는 날
즐거운 모임 가는 날
즐거운 시간이 다가오면 그 활력으로
미루었던 일중 하나 골라 후딱 해 치운다
여름옷 세탁하고 가을 옷 꺼내 건다
추위타는 화분들 실내 창가로 들이고
방청소 계단청소 창고정리
힘든 일도 척척 해낸다
내 건강 살피는 일도 내가 할 일
힘든 일 한 후는 갖고 싶은 물품 사 내게 보상하고
남에게 잘 못한 말 있으면 사과도 미루지 않는다
마음의 평화 유지하며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