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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조디 포스터(엘리 애로웨이), 매튜 맥커너히(팔머 조스)
A message from deep space. Who will be the first to go? A journey to the heart of the universe.
앨리 애로위(Dr. Eleanor Arroway: 조디 포스터 분)는 어린 시절, 밤마다 모르는 상대와 교신을 기다리며 단파 방송에 귀를 기울이던 소녀였다. 어려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얼굴 조차 모르고, 자신의 관심 분야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던 아버지 마저 돌아가신 후, 그녀는 자신이 찾고자 하는 절대적인 진리의 해답은 과학에 있다고 믿게 된다. 어려서부터 수학과 과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보인 그녀는 대학을 모두 장학금으로 졸업한 수재 과학도가 된다. 그녀는 ‘이 거대한 우주에 우리만 존재한다는 것은 공간의 낭비다’라는 신념으로, 진리 탐구의 영역을 우주로 넓혀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내는 것을 궁극적 삶의 목표로 삼게 된다.
그러던 엘리는 일주일에 몇시간씩 위성을 통해 외계 지능 생물의 존재를 계속 탐색한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그녀는 드디어 베가성(직녀성)으로부터 정체 모를 메세지를 수신받게 된다. 그것은 1936년 나치 히틀러가 올림픽 중계 방송이 나간 이후 다시 지구로 수신된 것인데, 그 프레임 사이 사이에 수만장의 디지털 신호가 담겨있었다. 마침내 디지털 신호의 암호가 해독되고, 그 결과 그 신호는 은하계를 왕례할 수 있는 운송 수단을 만드는데 필요한 설계도였다. 전세계는 이 설계도로 인해 희망과 두려움 속에 휩싸인다. 새로운 천년 왕국이 도래할 것인가, 아니면 아마게돈의 대 혼돈이 시작될 것인가?
[스포일러] 한편, 종교 철학자이자 행정부 고위 참모가 된 파머 조스(Palmer Joss: 매튜 맥커너히 분)가 엘리 곁에 나타나는데, 그는 한때 엘리와 연인 사이기도 했지만, 인연이 닿지 못한 사람이다. 외계 생명체에 대한 공통된 열정으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옛 정열이 남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마침내 엘리는 이 외계의 우주수송기를 타고 엄청난 진동 속에 수개의 웜홀을 통과한다. 그녀는 마침내 아름답기 그지 없는 베가성에 도착, 아버지의 형상을 한 자와 이야기도 나누게 된다. 그러나 발사된 지 단 몇초만에 수송기는 바다에 낙하된 상태로 아무도 그녀가 경험한 18시간의 외계 여행을 믿지 않는다. ‘증명되지 않는 존재를 믿어야 하는가’라는 오랜 종교적 질문 속에, 엘리의 경험은 증명 되지 않는 그녀만의 경험이 되고 만다. 하지만 파머를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그녀의 경험을 지지하고, 그녀가 단 몇초간 보냈다는 그때 그녀가 촬영한 비디오 카메라엔 18시간 분량의 빈 화면이 녹화되어 있었을 뿐이다
금세기 출판된 과학서적 중 가장 많은 판매 부수를 기록한 <코스모스>의 작가이자 저명한 과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이 1985년에 쓴 동명 공상과학소설을 영화화한 SF 작품으로, 그가 영화 제작의 많은 부분을 참여했다. <에이리언 4>, <인디펜던스 데이>, <화성 침공>, <딥 임팩트> 등 외계인에 대한 상상력이 복제에 복제를 거듭하는 오락성을 극대시킨 아류작이 쏟아지는 가운데, 영화는 외계에 대한 신선한 충격과 함께, 과학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우주와 사랑에 대한 감동적 여운을 한껏 선사해 주고 있다.
칼 세이건은 1950년대부터 NASA의 자문 역으로 일하면서 미국의 우주개발 계획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인물이다. 그가 진행을 맡은 동명의 TV 시리즈 <코스모스>는 에미상과 플리바디상을 수상했고, 국내에도 소개되어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그는 1960년대 말부터 미국 공군의 UFO 조사기관의 자문을 맡으면서 다양한 저서에 UFO에 관한 비판적인 글을 실었으며, 1977년 'The Dragons Of Eden'이라는 책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코넬대 천문학 및 우주과학 교수를 역임한 그는 미국 22개 대학의 명예박사학위를 소유한 미국 최고의 석학으로서, 우주에 대한 무한한 꿈과 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몸소 보였던 인물이었다. 1995년에 쓴 대표작 'The Demon-Haunted World'를 비롯, 그는 수많은 과학 저술로 과학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안타깝게도 그는 이 영화를 제작하던 중 1996년 타계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는 이 영화에서 과학적인 부분이 아주 정확하게 묘사될 것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고 한다. 외계인이 존재하느냐는 어린 애로웨이의 막연한 질문에 그녀의 아버지가 한 말 “나도 모르겠다 얘야, 다만 만약 우리 인간만 살고 있다면, 그것은 정말 우주 공간의 지독한 낭비일거야(I don't know, Sparks. But I guess I'd say if it is just us... seems like an awful waste of space.)”라는 대사는 저자 칼 세이건이 했던 말이다.
당초 감독에는 조지 밀러가 예정되었는데, 워너 브라더스는 그가 감독한 <매드 맥스 2>와 <매드 맥스 3>의 판권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그를 연출직에서 손떼게 하고 대신 <백 투 더 퓨쳐>와 같은 신선한 SF 영화를 잘 만든 로버트 제멕키스를 그 자리에 앉혔다. 특히 주연을 한 조디 포스터의 열연이 그녀의 어느 영화 보다도 빛을 발하는데, 그녀는 1995년 초 이 영화에 관심을 보였으나, 영화 출연을 중도 포기할 것을 결정했다가 수정된 새 대본이 다시 그녀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상대역으로는 <타임 투 킬>로 잘 알려진 매튜 매커너히가, 그리고 제임스 우즈와 존 허트, 톰 스커릿 등 연기력 있는 조연급 배우들이 가벼울 수 있는 SF 영화의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악역 전문 배우 게리 부시의 아들 제이크 부시가 광신도로 출연하는데, 아버지를 쏙 빼닮은 악역 얼굴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 영화 보다 <스타쉽 트루퍼스>를 통해 얼굴이 알려졌다. 한편, 윌리엄 피치너가 연기하는 켄트 클라크 역은 실제 SETI 연구소의 과학자 켄트 컬러스(Kent Cullers) 박사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또 여주인공의 아버지인 애로웨이 박사 역시 1930년대와 40년대의 선구적인 두 전파 천문학자 그로테 레버(Grote Reber)와 존 크라우스(John Kraus)를 모델로 한 것이라 전하며, 이 두 사람은 초창기 시절의 햄 통신원들이었다고 한다. 한편, 헤이든 역의 존 허트와 드럼린 박사 역의 톰 스커릿은 <에이리언>(79)에 함께 공연한 경력이 있다.
영화 앞 부분에 나오는 접시는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이다. 또 이 영화에 나오는 미국 국립 전파 천문대는 레버(Reber)의 허락을 받아 그의 오랜 콜사인(callsign) ‘W9GFZ’을 1997년 초에 얻었다. 제멕키스는 극중 애로웨이가 사용하는 콜사인을 자신의 것과 똑같은 것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나 결국 영화에선 ‘W9GFO’가 쓰였다.
조디 포스터가 우주 수송기 안에서 “I had no idea...(도무지 모르겠어요)”라며 교차하는 감정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제멕키스 감독은 조디 포스터에게 그 씬을 강렬한 기쁨, 공포, 슬픔 등등 각각 다른 표현을 통해 6번을 반복하게 했다. 그것을 특수효과 팀이 한번에 주욱 이어서 빠르게 모핑시켰다. 순간적으로 애로웨이의 아이였을 때 얼굴도 사용했다. 그리고 애로웨이 박사가 외계인의 신호를 받기 시작했을 때, 카메라는 그녀를 주차장에서부터 연구실까지 길게 한번에 쫓아가는데, 사실은 두 군데의 다른 장소에서 촬영된 것을 디지털 합성을 통해 전혀 눈치채지 못하도록 한데 엮어 낸 것이라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양들의 침묵>에서와 이 영화에서의 조디 포스터의 역할이 서로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아기였을 때 어머니를 잃고 아이가 되어서 아버지를 잃지만 성공적인 경력을 갖게 된다”는 것!
엘리 애로웨이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어여쁜 아역 배우 제나 멀로니(Jena Malone)는 갈색 눈을 가졌다. 오프닝 씬에서 그녀의 눈을 줌인할 때 보면 푸른 색으로 나오는데, 그것은 조디 포스터의 눈빛과 맞추기 위해 컴퓨터를 이용해 칠해진 것이다. 또 어렸을 때 아버지는 그녀를 ‘스파크스(Sparks)’라고 부른다. 재미있게도 제나 멀로니는 실제로 네바다의 스파크스 출신이다.
영화에는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등장한다. 클린턴의 평소 기자회견 장면과 회의 장면을 이용, 그의 입 모양과 행동을 몰핑과 해리 기법, 그리고 새로운 촬영기술인 모션콘트롤 기술로 촬영된 장면과 합성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클린턴의 입모양과 정확하게 매치되는 그의 목소리 역시 96년 8월 화성탐사계획을 발표하는 클린턴의 연설을 음성변조기술로 짜집기해 만든 가공의 음성이다. 이것 때문에, ‘완벽한 화면과 음성조작의 가능성’에 대해 큰 사회 이슈로 등장했다. 당시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콘택트>의 클린턴 대통령 장면으로 가능해진 화면 조작이 안보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유감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또 영화 마지막의 군중들 속의 사람들은 똑같이 파란 색조의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컴퓨터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들어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장면들은 <포레스트 검프>(1994)에서 사용했던 것과 같은 테크닉이다.
한편, <프라이트너>(96)를 제작 총지휘한 제멕키스에 보답하기 위해 피터 잭슨은 이 영화의 몇 가지 시각효과에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또 회상 씬에서 흐트러진 팝콘의 배열은 ‘C’를 거꾸로 쓴 모양인데, 이것은 원작자 칼 세이건(Carl Sagan)에 대한 오마주로 얘기되어져 왔다. 하지만, DVD에서 감독과 제작자가 밝힌 바에 의하면 북두칠성 별자리였다고 한다. 계단의 난간에 가려져 일부가 보이지 않았던 것.
옥의 티. 오프닝씬의 후퇴하는 화면에서 천체의 북반구를 지나치고 있지만, 남반구에 위치하는 알파 센토리(Alpha Centauri) 성좌가 지나간다. / 목성의 빨간 반점은 남반구에 위치한다. 그리고 태양계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도 은하수의 중심에 가깝게 위치해 있었고, M16 성운(세 줄이 나 있는 성운)의 모습은 후퇴 시퀀스로 보면, 우리가 보는 반대쪽의 모습이 나와야 하지만, 지구상에서 바라볼 때의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었다. / 극중 애로웨이 박사가 MIT에서 수상하는 그런 영예의 성적 부문이 없기 때문에 마그나 쿰 라우드(Magna Cum Laude)로 졸업을 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 엘리가 섹스 후 스웨터를 입고 침대 끝으로 가지만, 그때는 브라를 하지 않았는데, 그녀가 그곳을 떠날 때는 하고 있다. / 엘리가 진술 후 미 국회의사당의 계단을 내려올 때 정면에 워싱턴 기념탑이 보인다. 하지만 그녀가 탄 리무진이 움직여갈 때 보면, 기념탑과 마주 보고 있지 않는 국회의사당 건물의 뒷부분이 나온다. / 빌 클린턴의 연설 장면을 보면, 그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살짝 움직이는 것과 햇빛을 볼 수 있다. 이것은 그가 야외에서 연설한 실제 화면을 사용하여 합성했기 때문이다. / 국립 전파 천문대의 옆에 캐년(큰 협곡)이 보이는데, 실제로는 이 전파 망원경들이 위치한 샌오거스틴(San Augustine) 평원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어서 그런 지형이 주변에 없다. / 엘리는 극중 “4천억(400,000,000,000)의 별들이 있고, 거기서 백만개 중 하나에 행성이 있고 백만개 중 하나에 생명이 있고, 그 백만 중 하나에 지능을 갖춘 생명체가 있다면, 우주에는 수백만의 문명이 존재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그녀의 말대로라면 4천억을 백만으로 나누고, 그것을 또 나누고 또 한번 더 백만으로 나눈다면, 0.0000004가 된다. 이것은 생명체와 지능이 있는 생물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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