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최홍재)
만화의 역사를 가르칠 때 첫 번째 교재는 국보 “조수인물희화”이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시조로 알려진 이 그림 두루마리는 원숭이나 토끼 등 동물 사람들이 의인화해서 그려진 이야기지만 그이상 설명은 알려져 있지 않다. 도바승정각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는 수수께끼이며, 그려져 있는 이야기도 당시의 궁중행사가 아닐까 생각되나 이 역시 수수께끼이다. 의인화된 동물은 일본화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주전장은 뭐니뭐니해도 만화나 애니메이션이다. 미키마우스나 톰과 제리 등의 서양 작품에서 부터, 노라쿠로나 도라에몽 등,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들도 많다.
5년 전 한국만화진흥원을 방문했을 때 문화재 등록번호 537번과 각인된 복제판 토끼와
원숭이’라는 만화를 받았다. 조선(조선 전쟁이전)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만화 단행본으로 등록된 것이며 1946년 5월 1일 조선 아동문화협회 발행된 것이다.
이 오리지널 ‘토끼와 원숭이는 이미 인터넷에 나와 있었다. 발견했던 직원도 설마 토끼와 원숭이’가 현물로 나타날거라고는 생각못했으며 더구나 상당히 고가였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진짜라면 절대 손에 넣지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일본에서 말하는 시미즈의 무대에서 뛰어내릴 각오로 낙찰받았다고 한다.
▲ 복제판 만화
토끼와 원숭이의 원작자는 마해송이라는 인물이다. 그는 조선의 아동문학자이지만 일본에서는 편집자로 알려져 있다. 니혼 대학 예술학부에 유학중, 강사로 온 키쿠치 히로시에게 인정받아’ 문예춘추’의 편집자가 되었고, 이후 ‘모던일본’의 사장이 된다. 일본에서의 그의 활약은 이노세 나오키의 ‘언덕을 넘어’로 소설화되어 있다. 아주 미남이었다.
그래서 많은 일본 여성을 끌어들였다. 영화화도 되었으며 니시지마 히데토시가 마해송을 연기하였다.
만화의 원작이 된 ‘토끼와 원숭이’는 1931년에 아동잡지「어린이」에 연재된 동화이다. 일본에서는 ‘해송동화집’으로 1934년에 출간판이 되어있지만 한글로 쓰여있어서 아쉽게도 나는 읽을 수 없는데다 약간의 삽화만으로는,어떤 이야기인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문화재에 등록된 만화 토끼와 원숭이는 한글을 읽지못하는 나로서도 그림만으로 이해할수있었다. 만화를 그린 사람은 김용환이라는 인물로 전쟁 전 일본에서 기타코우지라는 필명으로 활약한 인기 있는 삽화가였다.
1945년 조선으로 돌아온 그는 종전 후 조선에서 처음으로 직업만화가가 되어 한국만화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마해송 김용환 모두 전쟁이 발발하기전 일본 유학생으로 전후 조선, 한국문화의 기반을 만들어낸 인물들이다.
토끼와 원숭이의 원작은 일제 강점하의 조선과 일본책으로 쓰여 있다. 만화 출판은 1946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원숭이는 일본, 토끼는 조선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이 원숭이에 비유되곤 하는 경우 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조선이 왜 토끼인지 한국친구에게 들어보니 한반도가 앉은 토끼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예로부터 토끼에 비유되어 왔다고 한다.
만화 ‘토끼와 원숭이’는 토끼나라로 가서 원숭이가 흰털 토끼를 검은 잉크에 담그고 귀를 가위로 잘라 자기들과 비슷한 모습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때 등장한 늑대가 약초를 먹고 유독한 숨을 내뱉어 공격하니 원숭이가 항복한다.
토끼는 어딘가 들어가 검은 잉크를 씻어내고 흰색털로 되돌렸지만 잘린 귀는 짧았다.
이듬해인 1947년 ‘토끼와 원숭이’의 속권이 간행되었다. 전권에서 토끼를 구해준 늑대와 하마가 토끼 나라에서 싸움을 시작한다. 늑대는 미국을, 하마는 소련을 나타낸다. 훗날 일어날
한국전쟁을 예고하는 만화로 이미 일어난 일을 그린 전권보다 언짢은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어린이를 위한 귀엽고 의인화한 동물로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이야기의 잔혹성은
약간 자취가 숨겨졌다.
‘조수인물희화’와 ‘토끼와 원숭이’. 그린 시대는 전혀 다르지만 의인화된 동물의 이야기가 일본에서는 국보로, 한국에서는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 그 계보를 이어받는 현재의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높은 인기가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우시다 아야미
교토예술대학 문명철학연구소 준교수. 현재 ‘토끼와 원숭이의 만화가 김용환, 기타코우지의 발자취를 더듬다.
단저로 ‘ATG영화+신주쿠 도시공간의 영화들!’ (D문학연구회), 공저로 ‘요코미조 마사시 연구2 – 특집 비주얼라이즈 요코미조 마사시 미스터리'(융광상출판) 아시아 영화의 지금 아시아 영화 미학과 산업‘ (하늘아카데미)미디어문화론'(나카니시야 출판) 외.몽키 6권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