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윤주
본명 조유호. 중앙대문인회, 한국문협, 예술시대작가회, 한국작가회 회원, 서울오늘신문 객원기자, 수상:한국문학상 특별작품상, 구로구민상(문화예술), 탄리문학상, 서울오늘문학상, 시집:《나에게 시가 되어 오는 사람이 있다》 외 6권
작품1.꽃씨 외 1편
조 윤 주
설렘을 잉태한 구름처럼
구름을 잉태한 비처럼
나 당신의 설렘이었으면 좋겠네
쩍쩍 갈라진 가뭄에
비가 되어 스몄으면 좋겠네
그러다 당신 마음 귀퉁이 붙잡고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꽃밭이었으면 좋겠네
함께 꽃이 되었으면 마냥 좋겠네.
작품2.장마
잊겠다 잊어버리겠다 잊을 것이다
그렇게 맹세를 해도 소용없는 일이었다
올해도 장마는 계속되었고
우산만 한 크기의 위안을 받쳐든 나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감당하지 못했다
그것은 오래도록 참았던 하늘의 눈물 같은 것
빗줄기가 떼를 지어 허공을 헤엄치는 시간
점점 풀숲처럼 자라나는 기억을
부둥켜안고 흐느낄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비울 수 없어
아무도 보는 이 없는 곳을 찾아 목 놓아 울었다
그렇게 수많은 날이 가도
좀처럼 장마가 곁을 떠나지 않을 때
늑골에 낀 그리움으로
하늘은 밤새 우렛소리를 내며 제 가슴을 쾅쾅 쳐댔다
그렇게
늪에 빠진 시간을 견디고 있었다
빗줄기도 외로워 떼를 지어 내리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