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속에 몸을 밀어넣고 마음을 비워내다.
▲달재 절개지에 서서.
◐ 프롤로그 ◑
남강기맥에 발을 내디딘 지 벌써 다섯 달,
한번 정을 주었으니 끝까지 정을 쏟으리라.
이글거리는 더위는 산사랑으로 잠재우면서
산자락에 파묻혀 산과 하나가 되렵니다.
마음 한쪽을 떼어내 늘 문 밖에 걸어두는 삶.
여차하면 산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살아갑니다.
그래도 산걸음이 의지대로만 되는게 아닌지라,
그럴 때마다 세월은 마음벽에 이끼로 자라기 일쑤.
오늘 마음벽의 이끼를 한목에 걷어내려 길을 나섭니다.
◐ 산행개요 ◑
▶누구랑 : 봄비님, 범산.
▶ 언제 : 2016년 7월 24일.
▶ 산행구간 : 막실고개-(옥녀봉)-달재.
▲막실고개를 오르면서, 중교리 뒷산 호암산(숯골산)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왜?
▲여름의 한복판이라, 더위와의 싸움을 각오하고 나선 산길입니다.
▲만날수록, 겪어 볼수록, 진국이라는 느낌이 깊어집니다.
▲폭염을 핑계삼아 편한 임도를 선택합니다.
▲편한 임도로 올라온 것이 낯 간지러워, 눈팅으로 정식 마루금을 그어봅니다.
▲본격적인 더위와 밀림과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참호시설?
▲발은 산비탈을 오르면서, 생각은 무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
▲꺾인 허리가 아프겠지만, 그 소나무의 개성이 눈길을 끌어 당깁니다.
▲오늘 첫번째 이름없는 봉우리. 이름없는 봉우리라서 더 애착이 갑니다.
▲길은 보이지 않고, 소나무숲이 산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으니까, 마루금의 방향감각이 희미해 집니다,.
▲각각의 나무들은 각각 제 자리를 지키면서 산을 꾸미고 있습니다.
▲그냥 감으로 마루금을 이어갑니다.
▲GPS에 의존하지 않은 채, 오로지 눈 앞의 지형으로 마루금을 판단하려 노력합니다.
▲한 때 방향감각을 상실,
무조건 우틀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겠지, 하는 생각으로 내려왔습니다.
▲햇빛 따가운 임도를 걸어, 마루금이 만나는 지점을 통과합니다.
▲무슨 이유일까, 펼쳐진 산풍경에서 남진의 '님과 함께'가 그려집니다.
▲다시 산속으로 파고 듭니다. 심오함보다는 따스함이 산의 본질입니다.
▲희미하게 이어지던 산길이, 갑자기 뚜렷한 고속도로의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울울창창 소나무 능선길이, 숨구멍을 조여오던 무더위를 녹여줍니다.
▲명품 숲길을 걸어 가노라면, 쓰레기 같던 영혼이 순수함으로 정화되는 기분이 듭니다.
▲ 다시 임도를 만납니다. 콘테이너 박스를 곁들인 마루금 메뉴가 다양합니다.
▲기온은 33~34도를 기록하고, 긴급재난문자가 여러번 울립니다.
▲발은 임도를 밟으면서도 눈은 마루금을 지향합니다.
▲오방사거리.
▲마루금을 제쳐두고 쉬운 임도를 따르기로 합니다.
목표한 기강나루까지 가려면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는 명분을 만들어 걸고서....
▲땡볕의 임도는 힘겨움을 더욱 부채질합니다.
▲마루금과 옥녀봉의 갈림지점.
▲마루금에서 벗어나 옥녀봉을 찾아가는 길.
▲우측에 조금 넓어진 공터 지점이 나오면, 좌틀하여 옥녀봉을 오릅니다.
▲신풍속도 (산불감시초소의 통시 모습).
▲옥녀봉 고스락 풍경 1.
▲옥녀봉 고스락 풍경 2.
▲옥녀봉 고스락 풍경 3. 감시초소에 올라 내려다 본 쉼터 지붕.
▲옥녀봉 고스락 풍경 4.
▲옥녀봉 고스락 풍경 5.
녹색의 잔치마당을 유유하 거닐고 있는 마루금 낭인.
▲옥녀봉 조망 1.
▲옥녀봉 조망 2.
▲옥녀봉 조망 3.
▲옥녀봉 조망 4.
▲옥녀봉 조망 5. 동산공원묘원 방향.
▲옥녀봉 조망 6.
▲옥녀봉에서 되돌아 가는 길.
▲마루금과 옥녀봉 갈림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선답자들의 안내리본이 걸려있는데도, 산길은 덤불에 잠식되어 사라졌습니다.
▲이즈음쯤, 서서히 산행 계획의 수정이 논의되기 시작합니다.
▲계속 산행하다가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다, 즐산도 좋지만 안산이 우선이다,
남은 구간의 마루금 상태는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게 분명하다, 등등등....
▲길을 막아서는 망개넝쿨, 칡넝쿨.... 그것을 견디고 나니 임도가 휴식을 줍니다.
▲허물어진 무덤가에, 눈부신 햇살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임도 그늘에 앉아, 오늘 산행은 달재에서 마감하자고 의견일치를 봅니다.
▲사진에 비친 햇살은 따사로움이지만, 실제의 햇살은 숨통을 턱턱 막는 고통의 대명사입니다.
▲돌 속에 갇혀있는 영혼들이 애처로움을 자아냅니다.
▲이글거리는 산사랑의 광기가 느껴집니다.
▲달재 내려다보기.
▲실제는 아찔한 절개지이지만, 덤불이 그 아찔함을 가려줍니다.
▲넌지시 명품 소나무에다 시선을 고정시키면서,
중간에서 접는 산행의 쪽팔림을 희석시키려 애를 씁니다.
▲모래시계의 모래알이 아래로 흘러내리듯, 날머리를 향해 발걸음이 겸연쩍게 흘러내립니다.
▲달재로 내려서는 길목의 풍경.
▲달재에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오늘 산행의 종착점으로 당첨된 달재.
▲다섯번만에 성공한 히치. 그 덕분에 부잣길(이병철 생가)도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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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
오늘, 날머리로 꿈꾸었던 샹그릴라, 기강나루.
결과적으로 말하면, 한여름날의 개꿈이 되었습니다.
핑계거리만 잔뜩 쌓아놓은 채, 털레털레 하산했습니다.
핑계1. 연신 폭염경보를 울려대는 긴급재난문자.
핑계2. 안내리본이 걸렸는데도 산길이 안보이는 넝쿨천국.
결국 즐산도 안전산행이 바닥을 깔아주어야 한다고,
얄팍한 자기위안거리를 만들어 중간탈출을 했습니다.
못내 아쉬운 산행의 뒷맛이 씁쓸하게 돌아옵니다.
짧은 산행을 마치고 먹먹한 눈으로 산을 돌아봅니다.
그래도 산, 당신이 있어서 한없이 행복하다오.
함께 해주신 여러분,
삼복을 잘 견뎌내시고, 좋은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대단하심을 염두에 두면서 산행기를 기행합니다. 봄비님 범산님의 뜨거운 열정.
산행도 건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너무 벅차고, 함께 더위와 싸우는 듯 감동의 기행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마무리를 같이 하라고, 산신령님이 주는 계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건강한 여름 잘 보내시고, 같이 산행하는 날을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
뭐가 바빠서 산행기를 이제야 보는지 나원참!!!!
말로 표현 할 수없는 염천지하의 산행, 현명한 판단으로
예상치 못할 화를 피했다고 자위는 하지만 산꾼의 기개가
여지없이 무너진 산행이었지만 범산님과 함께하여 즐거웠습니다
다음 산행을 위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