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을 이겨내는 세 가지 말씀
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머리에 재를 얹으면서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권고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번 사순시기는 좀 더 성실하게 지내자고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사순 제1주일을 맞이하면서 듣는 주님의 말씀은 유혹에 관한 것입니다.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시며 건네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 줍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 빵은 세상의 모든 재화를 상징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재화에 집착하는 이유는 결국 잘 먹고 살기 위해서입니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들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화가 필요합니다. 돈이 없으면 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재화를 모으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가장 큰 유혹입니다. 그런데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취한 재화는 도리어 독이 되어 생명을 위협합니다. 만일 내가 돈의 유혹에 흔들리고 있다면 주님의 이 말씀을 떠올리며 자신을 지켜내야 합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세상의 권세와 영광은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많은 사람 위에 군림하면서 힘을 과시할 수 있다면 얼마나 통쾌하겠습니까? 만일 누군가가 그 힘을 나에게 주는 조건으로 자신을 섬기라고 한다면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유한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권세가 얼마나 대단할 것이며, 또 오래가겠습니까? 그래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릅니다. 영원한 임금이신 하느님을 경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마치도 자신이 하느님이 된 것처럼 호기를 부릴 때가 있습니다. 무모한 도전인 줄 뻔히 알면서 하느님을 들먹이며 요행을 바라는 마음 또한 피하기 힘든 유혹입니다. 우리는 자주 조건부로 기도합니다. ‘주님 이번 일만 잘되게 해주신다면, 이번 한 번만 저를 도와주신다면, 앞으로 열심히 성당에 다니겠습니다.’ 나의 선택과 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욕심에 하느님의 도우심과 자신의 신앙을 양손에 올려놓고 저울질하는 자신이 느껴질 때면 반드시 이 말씀을 떠올리며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