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 신부이며 시인이었던 존 돈(John Donne)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라는 구절로 유명한 시 "No man is an island"(어떤 사람도 홀로 떨어진 하나의 섬이 아니다)를 썼다.
일부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어느 누구도 그 자체로 섬이 아니다. 각자 대륙의 한 조각이며 전체의 일부이다.
누군가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홀로 떨어진 존재가 아니며 큰 대륙의 일부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어 내가 모르는 어느 한 사람의 죽음조차도 나와 연관이 있다는 내용이다. 수많은 사람이 소셜 미디어로 그물망처럼 서로 연결된 오늘날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더욱 와 닿는다. 인터넷 망으로 이어진 초 연결 사회에서 우리는 이웃과 인류 공동체를 얼마나 의식하며 살아가는지. 많은 사람이 서로 연결(connect)은 되어 있으나 소통이나 접촉(contact)은 하지 않고 살아가기에 외로워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류 공동체를 말하기에 앞서 좀 더 좁은 범위인 가족 공동체만이라도 진지하게 살펴보자. 요즈음엔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도 어렵다지만, 식탁에 앉아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각자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지는 않은가? 외식을 하러 식당에 가보면 어린애들은 영상을 보고, 부모는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음식을 입에 넣고 있는 광경을 종종 본다. 오죽하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식탁에서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가족과 소통하라.'고 말씀하셨을까? (2019년 예수, 마리아, 요셉 성가정 축일 삼종기도 강론 참조)
몇 년 전 "우리 애들은 밥 먹을 때 영상 안 보는 건 성공했어요." 라고 내심 뿌듯하게 말하던 며느리의 말에 "뭐 당연한 걸 그러나..." 라고 생각했던 나의 태도를 돌아보니 요즘 시대에 난 역시 "라떼 시어머니" 라는 생각이 든다. “아범이 어렸을 땐 식탁에서 웃긴 얘기 하나씩 하는 걸로 정했던 때도 있었는데...” 이런 얘기하면 또 "라떼"가 되겠지?
조윤숙(안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