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미륵불(彌勒佛)과 용화전(龍華殿)
미륵보살(彌勒菩薩)은 이미 '대웅전 석가모니불'의 '협시보살'을 설명한 곳에서 간략히 살펴본 바 있는 보살 혹은 부처인데, 미륵전(彌勒殿)은 이 미래의 부처님인 '미륵'이 그분의 불국토(佛國土)인 용화세계(龍華世界)에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상징화한 불전이요, 사바세계의 속인(俗人)들이 불도를 닦아 먼 미래에 참다운 깨달음을 갖추어 복덕과 영화가 가득한 새로운 부처의 세상에서 함께 성불할 것을 다짐하여 참회하고 발원하는 법당이다. 한편 이 '미륵전'은 '미륵불'에 의해 정화되어 펼쳐질 새로운 불국토인 '용화세계'를 상징한다고 하여 용화전(龍華殿)이라 하고, '미륵'을 한자로 의역하여 자씨(慈氏)라 함으로써 자씨전(慈氏殿)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미륵' 신앙의 근본 도량 가운데의 하나로 유명한 전북 김제의 금산사(金山寺)에는 3층 목탑 형식의 '미륵전'이 있는데, 맨 윗층의 현액(懸額)을 미륵전(彌勒殿)이라 하였고, 가운데 층에는 용화지회(龍華之會)라 하였고, 맨 아래층에서는 대자보전(大慈寶殿)이라 하였으니, 그 모두가 '미륵불'을 봉안한 법당의 뜻을 앞세운 것이다.
흔히 '미륵'을 '미륵보살'로도 일컫고, '미륵불'이라 칭하기도 하는데, 그 이치는 아래와 같다. 곧 여태까지 지족(知足)이라고 번역하는 하늘인 '도솔천'에 머물러 천인(天人)들을 위해 설법하고 있으면서 내세의 성불을 기다리는 상태의 미륵을 '미륵보살'이라 하고, 앞으로 이 보살이 용화세계에 나서 성불하여 중생을 교화하게 될 터인 '미륵'을 '미륵불'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살의 지위인 '미륵'보다는 부처의 지위인 '미륵불'을 봉안하는 예가 대부분이었다.
주지하듯이 '미륵보살'은 '매달려야(梅呾麗耶), 매달례야(昧怛隷野)'라 음역하고, '대승보상(大勝菩薩), 자씨(慈氏)'라 번역하는데, '석가모니'의 제자인 적의 그 이름을 아일다(阿逸多)라 하고, '무승(無勝), 막승(莫勝)'이라 번역한다. 《미륵하생경(彌勒下生經)》, 《관미륵보살상생도솔천경(觀彌勒菩薩上生兜率天經)》에 의하면 '미륵보살'은 인도 바라내국(波羅奈國, 迦尸國)의 바라문(婆羅門) 집안에서 태어나 석존의 교화를 받고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수기(授記)를 받았는데, 지금은 '도솔천'에 머무르면서 천인(天人)들을 교화하고 있는 중이라 하며, 아직은 부처가 되기 이전의 단계에 있으므로 '보살'이라 불리는 이인데, 석존 입멸 후 56억 7천만 년을 지나 인간의 수명이 8만 세가 되었을 때 다시 이 사바 세계에 출현하여 화림원(華林苑)의 용화수(龍華樹) 아래서 성도하여 3회의 설법으로 272억 명을 교화하여 제도한다고 한다. 석존의 업적을 돕는다는 뜻으로 '보처(補處) 미륵'이라 하며 현겁(賢劫) 천불(千佛) 중의 제5불인데, 후래에 있을 '용화수' 아래에서의 법회를 용화삼회(龍華三會)라 한다. 미륵보살소문본원경(彌勒菩薩所問本願經)》에 의하면 '미륵'은 '석가모니불'보다 42겁(劫)이나 먼저 보리심을 발하였으면서도 네 가지의 일(四事) 때문에 성불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하는데, 그 네 가지 본원(本願)은 다음과 같다.
(1) 국토를 정화하고,
(2) 국토를 수호하며,
(3) 중생을 정화하고,
(4) 중생을 수호함
그 본원을 이루고자 하는 미륵 실천행으로는 10종행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충분히 성숙한 보리심을 발할 것
(2) 지(止)와 관(觀)을 함께 닦을 것
(3) 이타(利他)의 대비(大悲)를 성취하고 공(空)에 철저하며, 분별심이나 교만심을 일으키지 않을 것
(4) 계(戒)에 머물러 타인의 장단점을 헤아리지 말고, 항상 자신을 반성하며, 흔들리지 아니하는 정견(正見)을 일으킬 것
(5) 공법(空法)에 머물러 타인의 장단점을 헤아리지 말고, 항상 자신을 반성하며, 정법을 즐기고, 타인에게 두루 이익됨이 있기를 염원할 것
(6)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삼독(三毒)을 떠나 항상 꾸밈말(麗語)를 버리고 생각을 비울 것
(7) 칠각지(七覺支)를 이룸
(8) 팔정도(八正道)를 이룸
(9) 아홉 가지 선정(禪定)을 이룸
(10) 열 가지 삼매(三昧)를 닦을 것
'미륵보살'을 신앙하는 중생이 현재 보살이 머무르고 있는 '도솔천'에 태어나고자 하거나<상생, 上生>, 또는 보살이 빨리 이 땅으로 강림하기<하생, 下生>를 염원하여 수행하는 것이 미륵신앙의 주되는 모습인데, 하늘나라로서의 '도솔천'은 지나친 욕심이나 번뇌, 망상으로 인해 방황함이 없는 세계요,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오유지족(吾唯知足)의 모여 사는 곳이라 한다. '석가모니' 멸적 후 56억 7천만년이 흘러 '미륵불'이 이 세상에 오는 때의 세상은 이상적인 국토로 변하여 땅은 유리처럼 평평하고 깨끗하며, 꽃과 향으로 뒤덮여 있다고 한다. 또한 인간의 수명은 그 사이 8만 4천 세가 되며, 지혜와 위덕이 갖추어져 있고 안온한 기쁨으로 가득차게 된다.
그 때의 세계에 게투마티(鷄頭末)이라는 성(城)이 있게 되는데, 그 곳은 '상카'라 이름하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정법(正法)으로 나라를 다스리게 될 터인데, 이 나라에는 보배들이 길거리에 즐비해 있어도 욕심을 내는 사람이 전혀 없게 된다고 한다.
그처럼 아름다운 세상에 '미륵'은 수범마'와 '범마월'을 부모로 삼아 태어나게 된다. 후에 그가 출가하여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고, 3회에 걸쳐서 4제(四諦)와 12연기(十二緣起) 등의 법문을 설할 것인데, 3회의 설법에서 모두 272억인이 혹은 284억인이 아라한과(阿羅漢果)를 획득한다고 하며, 그렇게 하기를 6만 년 지낸 후에 그 '미륵'은 열반에 든다고 한다.
옛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같은 '미륵'에 관한 믿음이 매우 강하였으므로 역사상의 인물로 궁예(弓裔)가 자신을 스스로 '미륵불'의 화신이라 하면서, 두 아들을 각각 청광보살(靑光菩薩), 신광보살(神光菩薩)이라 하여 협시불로 삼아 무고한 대중을 혹세무민(惑世誣民)하였던 기록이 보이고, 그 이후로 고려와 조선 양조(兩朝)에서도 여러 곳, 여러 번에 걸쳐 사교(邪敎) 집단의 두령들이 자신을 '미륵'이라 한 예가 흔하였는데, 그 모두가 우리의 불교 신앙 혹은 토속 신앙에서 '미륵'에 관한 선호가 남달랐음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 되었다.
우리나라 국립박물관 소장인 국보 제83호의 유명한 금동미륵반가사유상(金銅彌勒半跏思惟像) 외에 비슷한 형상의 여러 '미륵사유상'이 있고, 이 우리 국보 '미륵반가상'의 모조로 보이는 것으로써 일본 역시 그네들 국보 1호격인 경도(京都) 광륭사(廣隆寺)의 '목조미륵반가사유상'이 유명한데, 그 조각상은 '미륵보살'이 '도솔천'에 머무르다가 다시 태어날 때까지의 기간 동안, 미래를 꿈꾸며 명상에 잠겨 있는 자세를 나타내 보인 불교 예술품이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미륵신앙'의 역사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서 수없이 발견된다. 그 가운데에서 두드러진 것은 김유신이 그가 화랑으로 있을 때의 무리를 용화향도(龍華香徒)라 하였으며, 화랑들이 용모 단정한 미소년으로 아름다운 치장을 하게 한 것이 '미륵보살'의 용모와 관련함이고, 화랑의 대장을 국선(國仙)이라 한 것은 '미륵'을 일체지광선(一切智光仙)이라 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등 화랑제도의 면면에 '미륵신앙' 이 점철되어 있는 예를 발견하게 된다.
또 원효대사의 《미륵상생경종요(彌勒上生經宗要)》에서는 '미륵정토'에 왕생하는 인연을 관(觀)과 행(行)으로 집약하여 설명한 글이 있는데, 그 요점은 다음과 같다.
관(觀)이란 선정(禪定)에 들어 지혜로써 상대되는 경계를 자세히 식별함을 일컫는데, 우선 경전에 묘사된 미륵의 정토를 자세히 관함과 미륵의 모습을 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했다. 다음의 행(行)은 몸소 실천해 나아가는 행위를 뜻하는데, 그 첫째의 '행'은 참회이고, 둘째는 '미륵'이 지니고 있는 높은 덕을 우러러 사모하는 것이요, 셋째는 탑을 쓸고 땅을 고르고 향과 꽃 등 온갖 것을 공양하는 행위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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