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5일, 토요일, Route E30 near Krasnyy Yar, Tornado Hotel (오늘의 경비 US $50: 숙박료 $34, 저녁 800, 커피 120, 식품 250, 환율 US $1 = 64 ruble) 오늘은 스위스 자전거 여행자 세 사람을 만났다. 반가웠다. 그들도 나를 반가워하는 것 같았다. 주유소 휴게소 안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그들 중 한 사람이 밖에 세워있는 내 자전거를 발견하고 자전거 주인을 찾아서 휴게소 안으로 들어와서 나에게 온 것이다. 나보다 10세 연하의 남자 두 명과 여자 한 명이고 모두 언론인 출신들이고 스위스 수도 Bern에 산단다. 아직도 현직이란다. 나를 발견한 Andrew는 4월 중순경 스위스에서 출발했고 다른 남녀는 5월 7일 우크라이나 수도 Kiev에서 출발했단다. 세 사람이 Kiev에서 만나서 함께 여행을 하고 있단다. 세 사람 중 Andrew는 프로급 자전거 여행자인데 지난 30여 년 동안 매년 최소 2,000km를 달리면서 쓴 자전거 여행기를 어디엔가 기고한단다. 올해는 바이칼 호수가 있는 Irkutsk까지 갈 계획인데 7월 중에 도착할 것이란다. 하루에 보통 120km를 달리는데 이틀에 한 번 꼴로 야영을 하는데 마을로 들어가서 어느 집 뒷마당에서 야영을 한단다. 돈을 주려고해도 안 받고 오히려 푸짐한 아침 식사를 대접한단다. 내가 수년 전 스위스 배낭여행을 했지만 언젠가 다시 가서 알프스 산 트레킹을 해보고 싶다고 했더니 Andrew가 명함을 주면서 스위스에 오면 꼭 자기를 찾아달란다 (Dres Balmer, dres.balmer@bluewin.ch, 031 381 33 26, Sonneggsteig 8 CH-3008 Bern).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고마운 사람이다. 잠깐 길에서 만난 초면의 외국인을 초대하다니. 오늘 43km를 달렸는데 스위스 사람들은 하루에 평균 120km를 달린다니 나는 너무 적게 달린다. Ufa에서부터는 거리를 좀 늘려야겠다. 오늘은 아침 5시경 준비를 하면서 일기예보를 체크하니 현재 온도가 0도다. 5월말인데 0도라니, 이번 여행에 아직까지 그렇게 낮은 적은 없었다. 옷을 단단히 입었다. 그러나 바람이 거의 안 불어서 그런지 조금 달리다가 끼어 입은 옷, 모자, 장갑을 벋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자전거 달리기에 아주 좋은 날씨로 변했다. Samara를 빠져나가는데 거의 3시간이 걸렸다. Volgograd, Saratov와 마찬가지로 Samara도 Volga 강변을 따라서 길게 (그리고 좁게) 자리를 잡은 도시다. 그래서 강변을 따라가면서 빠져나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것이다. 스위스 사람들도 Samara를 빠져나가느라고 30km를 달렸단다. 그러나 Saratov 때와는 달리 오래는 걸렸지만 어렵지는 않게 빠져나갔다. 길이 좋고 이른 아침 시간이라 교통량이 적었다. Saratov 빠져나갈 때는 혼잡, 소음, 매연, 먼지로 고생을 했는데 오늘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Samara를 빠져나간 다음부터는 갑자기 교통량이 많아졌는데 왜 그런 알 수 없다. 오늘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많았는데 내일도 그럴지 모르겠다. 교통량이 많으면 달리기가 고달프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나중에 지도를 살펴보니 Samara와 오늘 밤을 묵은 도시 Krasnyy Yar 중간에서 내가 그동안 달리던 R226 도로가 Moscow에서 오는 E30과 합쳐진 것이 그 이유였다. 이제 나는 한 동안 E30 도로를 달릴 것이다. 벌써 도로 표지판에 다음 휴식도시 Ufa 다음으로 가는 도시 Chelyabinsk 이름이 나온다. Chelyabinsk는 우랄산맥 너머에 있는 도시이다. 유럽을 떠나서 아시아로 들어가고 Siberia가 시작되는 곳이다. Chelyabinsk에 가면 정말 많이 달렸다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오늘은 러시아에 살던 독일 소수민족 얘기를 좀 하자. Saratov의 Volga 강 건너 편에 있는 도시 Engels는 독일 사람들의 도시였었다. Volga Germans라고 불리었던 그들은 독일 태생의 러시아 여제 Katherine the Great의 (1729-1796) 초청으로 독일로 이주해서 살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결국 러시아 공산혁명,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대부분 러시아를 떠났거나, 시베리아 유형을 받아서 사라졌거나, 독일로 추방되었다. 소수 살아남은 사람들은 1980-90년대에 대부분 독일로 돌아갔다. Volga Germans는 간도로 간 한국 사람들처럼 경제적인 이유로 러시아로 이주했던 것이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러시아로 이주한 사람들도 있었다. Mennonites란 기독교 사람들이다. 그들은 원래 네덜란드에 살았는데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처음에는 독일로, 그 다음에는 러시아로 이주했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이었다. 일부는 내가 나중에 지나갈지 모르는 시베리아 도시 Omsk 지역에도 정착했다. 이들은 러시아의 공산혁명을 피해서 러시아를 떠나서 캐나다, 미국, 멕시코, 파라과이 등으로 이주했다. 내가 2004년 파라과이 여행을 했을 때 만났던 Mennonites 사람들도 러시아 공산혁명 때 Omsk에서 만주 Harbin으로 피난했다가 캐나다 Mennonites들의 도움을 받아서 파라과이에 정착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성인세례, 병역의무, 교육의무에서의 자유를 찾아서 지난 500여 년 동안 세계를 방황했던 것이다. 도대체 종교가 무어길래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독일 사람들만큼 세계 각지에 많이 이주해서 사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미국 인구조사에서 독일계 미국인은 항상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 든 숙소는 바가지다. 도로변 휴게소 같은 곳인데 폐업하기 직전으로 보이는 듯한 곳이다. 다른 곳에서는 1,000 ruble 정도를 받을 숙소인데 2,200 ruble을 받았다. 처음에는 3,500 ruble을 내라고 하다가 싼 방을 찾으니 2,200 ruble로 내린 것이다. 자기네 호텔에 안 들면 72km를 더 가야 다음 호텔이 나온다는 것을 이용해서 바가지 가격을 받은 것 같다. 저녁 식사도 바가지였다. 외국 여행자는 방이고 식사고 바가지로 받는 모양이다. 숙소 남자 주인과 카페 여자 주인이 부부로 보인다. 보통 시키는 대로 수프, 고기, 감자와 식수 1.5L 두 병을 시켰는데 800 ruble이 나왔다. 다른 곳에서는 350 ruble 이상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 부부는 러시아의 인상을 나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한국에도 끊이지 않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바가지 신문기사가 나는 것을 감안하면 러시아 부부를 나쁘게 생각하는 것을 주춤하게 된다. 내일은 좀 먼 거리인 72km를 달린다. 그러나 하루에 보통 120km를 달린다는 오늘 만난 스위스 자전거 여행자들을 생각하면 그리 먼 거리가 아니다. 현재 위치와 오늘 달린 자전거 길 다시 못 볼 이른 아침의 Volga 강, 북쪽으로 흐르는 Volga 강을 떠나서 나는 동쪽으로 간다 구 소련식 아파트는 대부분 이렇게 크기만 하고 볼품이 없다, 그러나 내부는 깨끗하게 잘 되어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러시아 정교 교회 건물이 아침 햇살을 받고 있다 Samara는 러시아의 우주항공 산업의 중심지다 아파트 벽에 세계 최초로 우주여행을 한 Gagarin 얼굴을 그려놓았다 거의 세 시간을 달린 후에 Samara를 빠져나왔다 한국 KIA 자동차 전시장 같다 스웨덴의 대형가구점 IKEA가 이곳에도 있다 고속도로를 걸어가고 있다니, 힘들겠다 갑자기 교통량이 많아졌다, Moscow에서 오는 E30 도로와 합쳐졌기 때문이다 내 자전거는 건재하다 도로변 기념품상점 도로 표지판에 러시아 알파벳으로 다음 휴식도시 Ufa는 432km, 그 다음의 휴식도시 Chelyabinsk는 844km라고 나와 있다 스위스 자전거 여행자들을 만났다 그중 한 사람인 Andrew는 스위스에 오면 찾아달라고 명함을 주었다 계속 차들이 많다, 걱정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