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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게바라 영화 -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4-11-14/짝재기양말
비평을 곁들인 전기로 인물들 얘기..
이른바 '평전'이란 게 있다.
이중 대표적으로 꼽는 게 '체게바라 평전'일 터다.
평전을 책으로 읽고 이해와 유추에 상상을 펼칠 수 있으나
세상 좋게 친절하게도 영화로 나와 구체적으로 재밌고도 손쉽게 도모함을 도와준다.
모르고 지나갈 뻔한 영화를 주변에 잘 둔 지인 덕택에 챙겨먹었다.
체게바라의 한창시절을 다룬 영화.
The Motorcycle Diaries(모터사이클 다이어리).
23살의 Ernesto Che Guevara(에르네스토 체 게바라)..
포스터처럼 그는 똥고물 오토바이 포데로사를 타고 남아메리카 8000km를 누빈다.
생화학도인 친구 '알베르토 그라나도'랑 같이 4달의 여정으로..
'체'의 이런 방랑과 일탈의 여정은 초행길 전과가 아니다.
17살에 자전거에 모터 단 것으로 아르헨티나 복판을 빨빨거리며 돌아다녔으니까~
그의 역마살은 젊은 시절에 우연히 나타나는 충동질이 아니었다.
17살.. 1945년.. 우리는 해방을 맞아 행복에 겨웠던 해다.
그의 23살.. 한반도는 6.25전쟁 중으로 매일 애꿎은 목숨들 엄청 죽어가던 때다.
망할노무 공산주의라는 허깨비놀이 같은 이데올로기 때문에..
--- 뭐든, '못 보게 하면 더 보고 싶지 않은가?'
이노무 개 같은 나라에서 판치는 이데올로기는
80년대까지 체게바라 평전을 금서로 가려놓고 젊은 혈기를 묶어놨다.
통제에 따른.. 심리적으로 가중되는 호기심에 충동들..
이런 이유로 나 또한 일찍이 접하여 충격 먹고 정신차리게 된 금서 중 하나였다.
--- 17살~ 23살이란 나이..
--- 세상 참, 부러울 게 없는 아름다운 때다.
나 또한 '체..'를 '책'으로 접한 이유로
그보다 훨씬 늙은 나이에 사이클로 1400km 국토종단을 감행했으나
너무도 힘든데다 빠삭한 한여름 휴가일정에 쫓겨
서울 한계령 강릉 동해안도로 묵호, 삼척, 영덕, 울진, 포항, 경주, 부산, 마산, 충무까지
편도로 4일 동안 680km를 달린 다음 고속버스에 실려 올라왔다.
이 비슷한 고행길은 한창 나이 때 길고 짧게 숱하게 저질러왔고..
이 영화처럼 맘에 맞는 인간 한쌍이 아닌
혼자 고독과 싸우고 고통을 견디며 내 능력의 한계를 실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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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저질러 본 건 난지도 쓰레기마을에 들어가
100일 동안 거지넝마처럼 살아본 짝재기문화로 짝재기양말이 된 값진 체험도 있다.
세상에 버린 것이 그렇게 많은 곳에서 버릴 것이 없다는 걸..
혁명전사는 아니더라도 투사나 자객으로서
자질파악, 품질검증, 기질실험은 충분하게 해봤다고 자부한다.
--- 모르는 건 무조건 알아야 하고..
--- 무엇이든 할 것 같고.. 어디든 갈 것 같고..
자기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충동이
그 나이 때면 누군들 없을까~ 누구든 한번쯤 품어봤을 터다.
찬란해 보이는 세상이 혹시 날 속이고 있지는 않는가~
내가 알아야 하는 학문이.. 배워 온 지식이.. 현실 세상에 사실과 같은가~ 다른가~
호기심으로.. 모험심에 비벼진 용기로 그는 세상 밖을 넘봤다.
그러다 이판사판공사판이다 평소 벼르고 벼르던 대장정을 겁대가리 없이 저질러나간다.
게바라 칭호 'Che'는 '에르네스토'란 이름으로.. '푸세'란 애칭으로..
난, 세상에서 무엇인가~
난, 세상에다 무엇을 할 것인가~
혁명전사로서 싹수는 그 전부터 기미가 보였으나
슬슬 돋아나 무럭무럭 자라나긴 오토바이 타고 좆뺑이 친 '영화시절'일 터다.
고생을 해봐야 고충을 알고 세상을 알아야 훈수를 둘 것이니..
--- 돈벌이 1원도 안 되는 일에 무작정 목숨걸고 저질러 본다는 것.
20살부터 돈 되는 쪽으로 대가리 굴리고 움직이는 젊음들..
자본주의 식민사관에 착실히 사육된 인간이라면 이런 고생은 죽어도 안할 것이다.
쪼다 600 치네. 또라이 아냐~ 할 GR이 그케 없어? 아마 그럴걸~
서른즈음 사업할 때 난 '돈이 그다지 중요한가~'란 질문을
나에게.. 직원들에게.. 하청업체들에게.. 체인점주들에게.. 참으로 많이 뇌까렸다.
난지도 거지넝마 생활도 해봤고 매달 술값만 600만원씩 쓰면서..
없이 살지만 돈을 초월하면 가난하게 안 살 수도 있다.
똥걸레가 걸레되기 힘들고 걸레 암만 빤다고 수건대접 안 해주는 세상이다.
가난의 그늘에서 암만 아락바락 해봐야 쨍하고 해뜨기 힘들고..
'길 위에서 지낸 시간이 내 인생을 송두리째 변화시켰다!' - 체게바라 -
다큐멘터리 비슷한 기법에 영상미로 그려지는 '체'의 여정..
장엄하고 웅대하면서 다채로운 남아메리카 대자연은 신선하고도 압도적인 매력이다.
초원에서 삼림으로.. 고원에서 사막으로.. 강변으로.. 해안으로..
출발할 때 버스랑 꽝 할 뻔한 그 과격한 운전..
시내 벗어나 누렇게 펼쳐진 지평선 풀밭 흙길.. 아르헨티나 팜파스 일 터..
흙먼지 날리며 달리는 그 장면들.. 젤 쨘하게 인상깊었다.
'케추아어'로 '나무가 없는 초원'을 뜻한다는 목초지 농경지 방목지가 팜파스다.
남북한 합친 한반도 면적의 3배 가까운 광활하고 드넓은 땅.
거길 지나 칠레로 넘어오면 땅의 형국 '지세의 형편'은
변화무쌍 해지는데 사고에 고장에 똥고물 오토바이는 그야말로 걸레가 된다.
그래도 그들 발과 다리니 고치고 또 고쳐 끈덕지게 타고 간다.
영화에서 느껴지는 텍스트는 '길' '사람' '땅'으로 압축되는데..
니꺼 내꺼 구분이 없는 사회주의 성향에
활달하고 덜렁대는 기분파 '알베르토'에 비해 '체'는 좀 다르다.
놀자판이 아닌 차분한 어떤 비장함이 서려있다.
성격 취향 기질과 사고방식에 격차가 있는 둘은 티껵태껵하나 격한 충돌은 안 한다.
나름대로 배운만큼 배운 생화학 전공에 의학 전공의 인텔리이기에..
이들은 사람잡는 거친 여행 체험으로
격차의 간극을 좁히며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간다.
웃겼던 건, 세상을 떠돌며 환자들 돌보고 의술을 펼치는
슈바이처 비스무리한 인물인 것처럼 신문에 나도록 한 구라 기사를 미끼로
유명인사인양 뻥쳐 오토바이도 공짜로 고치고 동네축제에도
초대 받아 놀다 수리점 쥔 섹시 마누라랑 눈맞은 '체'는 그녀를 어찌 건들려다 혼줄나
죽자살자 톡끼는데 그들이 고쳐 논 오토바이는 브레이크가 없었던 것.
속이고 속고가 난무하는 여정속에서 그들은 페루에 다다른다.
사막에서 노숙 인연도.. 구리 광산의 노가다판도.. 피안의 하늘정원 마추피추까지..
그들 사건 사고의 행보는 아마존에 나환자촌에서 종지부를 찍는다.
제국주의 핍박과 수탈의 잔해를 낱낱이 체험한 '체'는
혁명전사로서 의지를 다짐하고 의기를 북돋으며 의사로서 의상을 벗어던지는
4달 동안의 8000km 여정은 1년으로 늘어나 세월을 잡아먹는다.
'자신이 무엇이고 세상에다 무엇을 할것인가~'
명료한 신념과 확고한 투지을 세우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행적.
영화는 딱딱한 긴장속에서 해독하고 풀어낼 수 있는
체게바라 평전을.. 혁명전사 깨달음의 계기를.. 부드럽고 친근하게 풀어준다.
인간미에 용기 짱짱한 '체'의 영혼과 사상과 철학을 담아서..
따라서, 그의 평전을 접하지 못한 중생이라면 챙겨 먹기에 딱 좋은 영화다.
놈현이 탄핵정국 기간동안 읽었다는 대처의 평전..
뭘 어케 대처하려고 그 평전을 손댔는지 몰라도 '체'의 평전을 접해야 했다.
'체'의 용맹성과 전투력을 놈현이 배워서 써먹어야 했는데..
진보적 보수.. 보수적 진보.. 초심에 구쾌..
개똥구녁 뜯어먹는 이 나라야 말로 공격적 혁명으로 평정이 필요하다.
체게바라 자료 - http://windshoes.new21.org/person-che01.htm
http://www.otr.co.kr/column_board/index.htm?lsid=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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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부시 영화 이후에 간만에 보신듯.. 저도 보고 싶네요~
남미 여행가고 싶어요~~ 풍경이 너무 멋져요
저둥.. 때묻지 않은 야성의 장쾌한 풍광이 넘넘 멋쪄쪄염~ 라틴 아메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