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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날 내린 눈으로 기온이 -14도로 내려간 아침 일찍 출근 준비를 하고 6시30분 집을 나섰다. 두 시간이 걸려 도착하여 일을 하고 있는데 언니한테 문자가 왔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다녀갈 수 있니" 토요일에나 갈 수 있다고 답을 했지만 그때부터 마음은 불편하기 시작한다. 그때까지 엄마가 안기다려 주신다면 어쩐단 말이냐? 서둘러 일을 마치고 남편한테 전화를 걸고 수원터미널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도착하니 남편은 대전 가는 표를 사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고는 정말 오랫만에 둘이 고속버스를 탔다. 탑승 1시간이 지나니 이미 대전 터미널에 도착이다. 오랫만에 왔더니 번듯하게 백화점도 들어서고 꽃단장을 근사하게 했다. 충대병원에 도착 노인병동으로 가서 엄마를 뵈었다. 호흡기며 뭔놈의 링거병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지.. 엄마는 알아보기는 커녕 눈도 맞추지 못하신다. "엄마, 저 왔어요...작은 딸...엄마.." 아무리 불러도 내 울먹인 목소리는 허공으로 맴돌고 엄마는 호흡기며 링거에 의지하고 계신듯 싶다. "힘드셨죠?..고생 많았어요"하며 얼굴을 쓰다듬어도 모르시는 어머니. 가슴이 찢어지고 찢어진다. 늘 작은 딸이 걱정이라던 어머니. 나만 잘 살면 걱정 없으시다던 어머니. 이젠 나를 응원해 주시던 어머니가 기력이 쇠하셔서 링거에 의지하고 계시는데 난 그저 엄마만 부르다 돌아오고 말았다.
사실 작년을 못 넘기고 돌아가시는 줄 알았는데 아직 잘 견뎌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요. 엄마, 조금만 더 힘을 내 주세요. 87세의 당신은 너무 작아지셨고 너무 약해 지셨네요 어머니. 진작 요양병원으로 모셨다면 덜 힘드셨을텐데 아버진 아버지대로 고생하시고 엄마는 엄마대로 힘드셨어요. 그래도 아버지가 옆에 계셔서 수발을 다 받으셨으니 엄니는 복받으신 거예요. 오늘 뵈니 아버지께서도 많이 연로해 지셨네요. 당신은 장수하신다고 걱정 말라고 하시지만 혼자 계시게 되면 상황은 또 달라질 것 같구요. 이래저래 오늘 밤은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엄마 오늘밤은 편안히 주무세요. 오늘밤 당신께 평안을 드립니다.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평안을... 토요일 다시 갈 때 까지 견뎌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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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흔히....
만났으면 필연히 헤어지는 것이니
헤어짐에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인간세의 우리에게 헤어짐은 여전히 아픔입니다...
엄마에게도 민마리님에게도
하느님의 평안이 감싸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늘 저녁 9시 조금 넘어 소천하셨습니다...
그러시군요..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마 고통 없는 행복한 나라로 가셨을 겁니다..
민마리님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보냅니다..
아......!!
회자정리이긴 한데.....
돌아가신 어머님의 영혼이 주님안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