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태장2동 소일마을 2005년 주택토지공사 택지개발예정지구 지정 후 재산권 침해
【원주】“개발여부가 하루 빨리 결정돼야 마음이라도 편하겠어요.”
27일 쌀쌀한 날씨속에 70가구가 살고 있는 원주시 태장2동 소일마을로 들어섰다. 마을 곳곳에는 허물어진 주택 담장과 화장실 유리가 깨진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마을회관에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모여 앉은 주민들은 2005년 말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되면서 건물의 증축이나 보수 등이 일절 금지된 채 지금까지 지내왔다며 개발 약속이 하루빨리 지켜지길 바라고 있었다.
곧 보상을 받고 마을을 떠난다는 생각에 집수리는 고사하고 비만 새지 않으면 아쉬운대로 그냥 버텨온 것이 어느덧 4년이 지났다. 주민들은 불투명한 개발계획에 마음만 심란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주민들은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보상금만 믿고 대토까지 해 놓고 계약까지 했는데 개발계획이 불투명하다는 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김정돈(여·80)할머니는 “하우스가 망가져서 수리를 하려고 해도 못하게 해 그냥 쳐다만 보고 있다”며 “개발이 안된다고 해도 반드시 주민들이 입은 피해는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동혁(70)씨는 “개발계획이 없었으면 평생을 인심좋은 이곳에서 농사지으며 편안하게 잘 살 수 있었는데 보금자리를 빼앗은 채 몇번씩이나 보상 약속마저 지키지 않고 있다”며 “남의 재산을 압류하듯 빼앗아 놓고 재산권 행사도 못해 그저 답답한 마음이고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되길 바라고만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정동석 소일택지개발대책위원장은 “최근에 한국토지주택공사를 방문해 공고내용대로 내년 3월까지 편입지역 지장물에 대한 보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당초 약속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정신적 피해는 물론 모든 일에 대해 강력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원주시의회도 지난 21일 소일택지개발사업 추진 지연에 대한 건의문을 채택하고 “지역주민들의 정신적·경제적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 줄 것”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촉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2년까지 원주시 태장2동 소일지구 89만2,000㎡에 대해 택지개발사업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자금사정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편입지장물 조사만 마친 채 보상감정은 착수조차 못하고 보상기한만 4차례에 걸쳐 연장한 상태다.
원상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