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 외1편
최성희
칠월의 변방에 비가 내린다
젖은 이파리 속으로
비를 피해 찾아든 청개구리 한 마리,
개굴개굴개굴 굴개굴개굴개
목청 터지도록 어미를 찾는다
빗물에 떠내려가는 저 울음소리
내 목에 걸려 울고 있다
화가 난 천둥번개 우르릉 콰당 탕-탕-
비처럼 울지 말라고 번쩍이는 피뢰침으로
내 정강이를 후려친다
내 안의 청개구리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내막을 아는 이 나밖에 없다
어머니 수심 속에 철없던 아이 하나
저 풀잎 속에 숨어서 청개구리처럼
울고 있다
대봉감
최성희
외갓집 뒤란이다
가지 끝에 남겨둔 대봉감 서너 개
날새들의 밥이다
까치 까마귀 직박구리 시공을 날아들고
천상을 울리듯 왁자한 새들의 소리
지붕 한 귀퉁이가 노래로 덮인다
콕콕 쪼아 무는 우주의 혈맥 한 줄기가
노을처럼 붉다
노을 속에서 들리던 할머니 목소리
치마 속에서 얼른 꺼내 주시던 대봉감 하나
그 달달한 할머니의 사랑
아득한 그림자로 어린다
은하수 같은 낮달이
대봉감으로 웃고 있다
최성희 약력
2018 <상록수문학> 시등단
2019 <양구군 단오백일장> 시 장원
'文彩시문학' 동인, '양구문학회회원. 춘천문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