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문(Sarah Moon)은 프랑스 태생으로 파리에 살면서 일을 한다. 젊었을 때는 한동안 영국 런던에 머물면서 공립 학교에서 공부한 적도 있지만 그녀가 순수한 프랑스인임에는
할 여지가 없다.
행복했던 어린 시절 이후, 19세부터 모델일을 시작했다. 모델로서도 성공하여 《엘르Elle), 〈마리클레르 Marie Claire〉등의 패션잡지에 계속하여 그녀의 모습이 실렸다. 한때 스타일리스트로도 일하고 촬영용 소도구나 의상도 만졌다. 장래에 사진작가가 되겠다는 의식이 있기 이전에 우연히 스튜디오 안에서 다른 모델들을 찍어 본 것을 시발점으로 하여 그 후 모델 개개인의 선전용 앨범에 사용할사진을촬 영했다.
이러한 그녀의 사진은 60년대 패션 사진계에 알려졌고, 그녀의 재능은 당시 유명지의 편집자들에게 인정받게 되었다. 결국 《노바 NOVA〉, 〈선데이 타임즈 Sunday Times》 등 혁신적인 잡지에 그녀의 사진이 연재되기에 이르렀다. 1968년 그녀는 (패션하우스Fashion House)의 메송 카시레르와 결속하여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고, 몽상이 충만하고 관능적이며 낭만적인 인상파풍의 독특한 개성적인 스타일로 넓게 인식되었다.
우주적인 음악 효과를 갖는 여성 사진작가인 사라 문의 사진이 처음으로 우리 일반대중에게 보여지기 시작한 것은70년대초부터다. 당시는 어빙 펜(Irving Penn), 리처드 아베든(Richard Avedon)과 같은 남성 패션 사진작가가 주류를 이루고, 여성 사진작가는 전무했던 시대였다. 사라 문은 이러한 상황속에 남성들에 대항하는 결의로 사진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녀만dl 가지는 독특한 분위기의 패션 광고사진을《파리 보그Paris Vogue》,〈마리클레르 Marie Claire> 등에 발표함으로써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모델에게 접근하는 방법이 남성 사진작과들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한마디로 모델만을 오브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그 주변 공기 속에 감도는 분위기를 포착하는 방법으로 작업에 임했다.
이러한 작품 경향이 생긴 데에는 그녀의 다양한 경력의 영향이 크다고 하겠다.이미 전술한 바와 같이 모델 출신인 그가 60년대에 파리에서 패션 모델로 일했다는 사실은 남성 사진작가들로부터 아플 정도의 눈총을 받게 되는 까닭이 되었다. 어쩌면 모델들이 있는 장소의 공기를 변질시켜 버리는 폭력적인 남성의 시선에 대한 반항이, 그녀로 하여금 카메라를 잡게 한 이유인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 이후 자신의 생각이나 표현을 주장하기도 하고, 자신의 의도나 욕망으로 피사체를 촬영하지 않고, 일순간의 우화적인 표현으로 사진을 촬영하거나 남성의 시각이 아닌 미적인 시각으로 촬영했다.
그녀는 이러한의지로 70년대부터 80년대에 걸쳐서 패션 사진의 새로운 작업을 시도 했다. 프랑스의 상업 사진계에서는 최고의 영예인 미넬부 상을 여러 번 수상하고 유럽의 패션 잡지에는 빠져서는 안 될 사진작가로 부각되었다. <모딘솔라이트 Modinsolite(1975)>, 〈있을 수 없는 기억들 Improbable Memories(1981)>, <빨간 두건 Chaperon Rouge(1983)>의 사진집을 발표했다. 1972년에는 피레미, 미쓰비시, 필립스 등 세계 굴지 회사의 달력을 제작하기도 했고 그녀의작품들은 〈보그 Vogue》, (하퍼스 바자Happer’s Basaar) 등 패션지에 게재되었으며, 그녀는 광고 사진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녀가 사진에서 스트로보 조명을 피하고 텅스텐 조명을 이용하는 것은 사람의 눈은 스트로보 조명의 빛을 느끼고 추적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라 문은 그녀의 경험과 추리력을 동원하여 자신의 감성을 통해서 빛의 질을 느끼며 찍는 것이다. 말하자면 시각적으로 보여지는 한계의 세계를 영적으로 흡수하여 시정을 느끼게 하는 사진올 보여 준다.
즉 화가와 모델, 보는 것과 보여지는 것의 관계와 찍는 자와 찍히는 자의 관계가 사진의 세계를 구성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라면, 사라 문에게는 지금은 사진가이지만 모델이었던 자기 자신으로부터 발생하는 두 시각이 그 몸 속에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그녀 사진 속의 여성들의 모습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기분이 되고 마는 것은 놀랍게도 촬영 순간에 그녀가 모델로 변신하여 사진을 찍기 때문이다. 파인더 속의 모델들은 그녀에 의해 감싸여져 버련다. 그녀의 작품 속에 나타나는 여자들의 쓸쓸한 표정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라 문의 사진에는 늘 파리(Paris)라는 말을 가진 가시감이 스며 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은, 동경의 대상인 파리 , 그렇게 느끼고 싶어하는 파리의 빛과 시간, 이 공허한 공간 속에 몰입하고 싶어한다. 우리들의 청춘의 이미지를 키운 장 콕도의 〈올프에〉, 〈미녀와 야수〉의 영상, 〈악마가 온다〉의 잊어버릴 수 없는 순간들이 함축된 파리 역시 사라문의 사진 세계 속에 함유되어 있다.
그녀의 사진은 어느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것은 그녀의 작품이 그녀 개인이 만든 시각이 아니고 여러 인간들의 욕망을 포용하여 만든 사진인 까닭이다. 그녀의 사진은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이 느끼고 싶고, 갖고 싶어하는 그 음(音)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사라 문은 파리의 화신이다. 피아노의 음과 음사이의 공간, 셔터의 음과 음사이의 시간, 여기에 공기 같은 파리의 향이 있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여성 사진작가였던 다이안아버스(Diane Arbus)와 비교해 본다면, 프랑스의 문과 미국의 아버스는 서로 사진 세계에 있어서 극대위치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다이안 아버스의 사진을 한마디로 실제적이고 직설적인 사진이라고 한다면, 사라문의 사진은 허구의 매력이 충만한 영상 세계라고 할수 있다.
아버스는 주거지가 뉴욕이고 문은 파리이다. 아버스는 타국에서는 한 장의 사진도 촬영한 일이 없는 뉴욕 토박이 사진작가이지만 문은 세계 각국에서 촬영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사진의 출발은 패션 사진이었다. 아버스의 촬영 대상은 정박아, 지체부자유자, 동성 연애자, 쌍둥이, 여장남언 등 다소 비정상적인 인간들이지만, 문의 촬영대상은 파리의 내음이 물씬 풍기는 모델들이다.
아버스는 스트로보 조명 한 개를 정면으로 버춰 눈보다 빨리, 육안을 초월해 사진을 만들지만 문은 파리의 짧은 자연광, 내려 쏘이는 햇빛, 할로겐 램프를 사용하여 고감도필름으로 작품을 만든다. 표현의 이미지에 있어서도 아버스는 그 장소에 실존하는 인물을 표현하지만 문은 약한 텅스텐 빛과 보조조명을 사용하며 고감도 필름을 통해 독특한 색채와 조립자로 분위기 중심의 이미지를 표현한다.
문의 사진 촬영 기교와 구도 그리고 정사진으로서의 분위기와 극을 촬영하는 특이한 재능은 그녀로 하여금 더욱더 중요한 패션 사진작가의 한 사람으로 그 지위를 확고히 굳히게 하고 있다.
사라 문은 1972년 런던의 포토그래퍼스화랑에서 개최한 패션 사진전, 파리의 로체스터 화랑에서 개최한 사진전에 작품을 출품했고, 그외에 1974년에는 2년마다 열리는 카메라 사진의 종합 전시회인 독일 사진작가 포토키나의 여성 사진전에 참가했으며, 1975년과 1983년에는 파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