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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미운사람 죽이는 방법
<羊角/진범석>
‘쥐도 새도 모르게’ 라는 말이 쓰일 때가 있다. 그 유래를 찾아보았더니 사자성어 ‘神不知,鬼不觉’ 신도 귀신도 모른다. ‘指形迹隐秘,不为人知’ ‘자취가 은밀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쥐도 새도 모르게, 눈 깜짝할 새도 없이, 쥐하고 새를 낮과 밤의 대표적인 동물인데 쥐도 새도 모른다는 말은 정말 ‘아무로 모른다.’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쥐도 새도 모르게’라는 말은 여러 경우에 쓰이고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미운사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방법”이라는 글이 있다. 옛날에 시어머니가 너무 고약하게 굴어서 정말이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던 며느리가 있었다.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하도 야단을 쳐서 나중에는 시어머니음성이나 얼굴을 생각만 해도 속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지경이 되어 버렸다. 시어머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는 위기의식까지 들게 되어 이 며느리는 몰래 용한 선생을 찾아갔다. 선생은 이 며느리의 이야기를 다 듣고는 비방이 있다고 했다. 눈이 번쩍 뜨인 며느리가 그 비방이 무엇이냐 고 다그쳐 물었다. 선생은 시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며느리는 “인절미”라고 했다. 선생은 앞으로 백일동안 하루도 빼놓지 말고 인절미를 새로 만들어서 아침점심저녁으로 인절미를 드리면 백일 후에는 시어머니가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죽을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며느리는 신이 나서 돌아왔다. 찹쌀을 씻어서 정성껏 씻고 잘 익혀서 인절미를 만들었다. 시어머니는 처음에는 "이 년이 곧 죽으려나, 왜 안하던 짓을 하고 난리야?” 했지만 며느리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드렸다. 시어머니는 그렇게 보기 싫던 며느리가 매일 매일 새로 말랑말랑한 인절미를 해다 바치자 며느리에 대한 마음이 조금 씩 조금 씩 나아지게 되어 야단도 덜 치게 되었다. 두 달이 넘어서자 시어머니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 며느리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이 되어 동네 사람들에게 해대던 며느리 욕을 거두고 반대로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게 되었다. 석 달이 다 되어 가면서 며느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야단치기는커녕 칭찬하고 웃는 낯으로 대해 주는 시어머니를 죽이려고 하는 자신이 무서워지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 시어머니가 정말로 죽을까봐 덜컥 겁이 났다. 며느리는 선생에게 달려가 "내가 잘못 생각했으니 시어머니가 죽지 않을 방도만 알려주면 있는 돈을 다주겠다."며 선생 앞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줄줄 흘렸다. 선생은 빙긋이 웃으며 "미운 시어머니는 벌써 죽었지?” 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것이 ‘미운사람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방법’이란다.
싫은 상사나 동료를 죽이는 방법도 떡 한 개로는 안 된다. 적어도 며느리처럼 백번 정도는 인절미를 해다 바쳐야 미운 자가 없어진다. 밥이나 커피를 사 주라!! 뭔가 그 사람이 필요로 하는 물건이나 일을 당신이 해 줄 수 있다면 해 주도록 하라. 칭찬할 일이 생기면 칭찬하라. 이런 일을 할 때 마다 수첩에 바를 정(正)자 그려 가며 딱 100번만 해 보라. 미운 그 사람은 정말 없어질 것이다. 직장에서 싫은 사람이 있으면 직장생활 자체가 무척 힘들다. 그리고 사람 관계에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내가 싫어하면 상대방에게도 그 마음이 전달되어 관계가 갈수록 불편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미운 사람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생긴 것인지 모른다.
예수님의 산상수훈 마태복음 5:39-44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다.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또 네 이웃을 사랑하고 네 원수를 미워하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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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차 이좋은 방법을~ 어쩌면 놓칠번 했내요. 감사합니다.
아멘입니다.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