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산골 산행
고산골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나무에 이름표가 붙어있는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수덕사, 고산골 관리사무소, 굴암사, 법장사를 지나 올라갔다. 초파일이 얼마 남지 않아 사찰이나 암자 앞에는 연등이 화려하다. 올라가는 길 양편으로 줄지어 잘 자라고 있는 나무 줄기에 붙여있는 나무 표찰들이다. 당단풍나무, 상수리나무, 조록싸리, 닥나무, 비목, 은단풍, 산사나무, 개잎갈나무(히말리아시이다), 양버즘나무(프라타나스), 가중나무, 때죽나무, 굴참나무, 일본잎갈나무(낙엽송), 밤나무, 청단풍나무, 느티나무, 느릅나무, 다릅나무, 잣나무, 아까시나무, 현사시나무(은수원사시나무), 리기다소나무(리기테다소나무를 라벨을 잘 못 부침)(솔바람선생사진 참조)등을 보았다. 그리나 전에 법장사 앞쪽에 가침박달나무(장미과)의 표찰을 찾지 못했다.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싶은 아름다운 하얀꽃이 피는 키가 4-5m 쯤 되는 관목이다. 다음에 이 길을 4월이나 5월초순에 다시 가게 되면 하얗 아름다운 꽃무더기를 이루고 있는 이 나무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멘트 포장길은 걷기에 불편하여 잠시 흙길로 들어 서 걷었다.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길이지만 오월의 맑은 햇살은 이마에 송알송알 땀방울이 솟았다. 두어 번 쉬어 가며 체력 단련장에 도착한 것이 출발 한 시간이 지난 10시 40분쯤 잠시 휴식을 취했다. 원래 계획보다 30분 쯤 늦어진 시간이다. 다시 출발을 재촉하여 가파른 산길이 200m여 미터를 올라가니 잣나무 조림지가 시작되면서부터 길이 순해졌다. 잣나무 조림지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잣나무 열매를 주어 요리조리 돌리며 열심히 먹고있는 청설모를 구경하면서 다들 재미있어 했다.
산에 심어 열매를 얻는 잣나무나 호두나무 등은 청설모와 같은 야생동물 때문에 당할 재간이 없다고 한다. 잣이 익기도 전에 사람보다 먼저 이들이 전부 수거해가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앞산 공원에 심겨진 잣나무는 1982년에 식재했으니 30년동안 이곳에서 5만여본이 잘 자라 아름다운 숲을 만들었다. 전체 면적이 24헥터라고 하니 꽤 넓은 잣나무 밭으로 앞산 공원의 자랑거리 중에 하나이다. 특히 가을에는 일반 시민들에게 잣을 채취해가라고 허가하고 있는 곳이다. 단지 나무를 다치지 않고 잣 만 따라고 하는 단서조항이 붙어있다.
잣나무는 1헥터(정보) 즉 3000평에 1.8m x 1.8m 간격으로 3000본을 심고 심은지 5년 동안 매년 나무 사이에 난 풀을 깍아 관리를 하고 8년이 지나면 무육작업을 15년부터 20년 사이에 일정양의 나무를 간벌하여 밀도를 조절해서 25년 이후에는 헥터당 600-800본 정도가 남도록 하여 심은지 50년이 되는 윤벌기에 잘라 이용하게 된다. 이렇게 잘 관리하여 자라게 한 숲은 핵터당 500m3 이상의 목재를 생산할 수가 있다. 간단히 말하면 5톤 트럭으로 100차 분량의 목재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산 전체의 평균 임목축적량은 120m3 쯤 된다고 하니 잘 관리 된 산의 생산성은 매우 높은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본 잣나무 숲도 관리가 되고 있긴 하지만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었다. 기계적인 줄 간벌을 실시한 흔적이 있을 뿐 아직도 밀도가 너무 높아 나무들의 생장이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잣나무 조림지가 끝나는 부분에 아까시나무의 하햔꽃 봉오리가 이제 한참 피어 나고 있었다. 해발이 낮은 아래 쪽 아까시나무 꽃들이 져버린지 이미 오래전인데 해발 약 500m인 이곳에서 이제 만발하고 있다. 원래 이곳은 70년대 사방사업을 위해 아까시나무를 많이 심은 곳이었는데 최근에 들어 아까사나무가 급격하게 말라 죽어가고 있다. 원래 아까시나무는 미국원산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897년 중국 상해에서 가져다가 인천에 월미도에 식재한 것이 처음이나 해방이후 우리나라 사방사업을 위해 1960년대부터 대량으로 미국에서 종자를 도입하여 우리나라 황폐지 산에 파종하였으며 그 힘으로 우리나라 헐벗은 민둥산이 푸른 산으로 변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매우 고마운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아까시나무도 미국원산지에서는 유전변이가 많아 좋은 나무를 골라 심고 관리를 잘 하였다면 훌륭한 목재 자원으로 이용 할 수 있는 수종이지만 그때(GNP $100)에는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이 다만 사방사업 만을 위해 대량으로 심었다. 아까시나무의 덕분에 녹화가 되고 이제 아름다운 숲이 조성되었는데 이제는 쓸모없는 나무로 천대를 하고 있으니 함께 고생하여 부자가된 졸부가 마치 조강지처를 학대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가? 이제부터서라도 아까시나무에 대한 연구를 하여 새로운 이용법을 개발해나가는 것이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들의 몫이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아까시나무가 1980년부터 2000년 사이에는 4만2천 양봉농가의 밀원으로 그 진가를 발휘하였다. 그 꿀의 질이 좋아 세계 양봉품평에 나가 항상 금상을 획득했던 것이다. 그러나 37만 정보에 심어졌던 아까시나무가 최근 그 면적이 크게 줄어들어 7만 정보 이하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양봉가들은 밀원에 대해 크게 고민하고 있다. 어찌 몹쓸 나무가 있겠는가? 이들을 잘 연구하고 적재적소에 이용한다면 모든 나무는 우리에게 이로운 존재인 것이다. 우리가 몹쓸 나무로 매도하여 무참하게 배어 내고 있는 아까시나무가 헝거리에서는 가장 귀한 나무로 대접받고 있음은 바로 인간이 스스로 연구하는 것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헝가리의 목재 수요의 80%가 아까시나무로 충당 되고 있다. 그것은 좋은 품종을 육종을 하여 적재 적소에 식재하여 포도주 저장하는 통, 온천의 천정재, 건축재, 고급가구재, 요트의 마스터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다.
앞산에 아까시나무도 군데군데 키가 높은 참나무류들과 경쟁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것 같았다. 서서히 그 적응력이 떨어지고 있어서 이들과의 공간 경쟁에서 밀려 나고 있다.
삼거리 갈림길에 등산객을 상대로 독점 아이스케익 가계를 열어 놓고 있는 상인이 있었다. 모두 한 개씩 입에 넣고 달콤한 아이스크림 맛에 솟았던 땀방울도 사라졌다. 12시가 다된 시간 자동차가 다니는 능선길을 따라 하산을 시작하였다. 올라 올적보다 수종도 단순해 졌다. 소나무가 대세를 이루고 있고 왼쪽은 잣나무림이 계속되는 지점이었다. 내려오는 길에 소나무 작은 가지를 꺽어 금년도 암꽃과 수꽃을 확실하게 관찰을 하였고, 소나무의 꽃이 암꽃이 숫꽃보다 위쪽에 달린 여성상위임도 확인하였다. 또한 길가 주변에 신갈, 떡갈도 보였다. 신갈과 떡갈은 잎 모양이 참나무 중에서는 가장 큰 나무로 생김새도 비슷하다. 그러나 떡갈이 신갈보다 약간 더 큰 잎을 가지고 있다.
점점 힘이 빠져 내려가는 걸음걸이가 지그젝이 되고어 앞산 터널입구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넘은 시간이 되었다. 다들 지치고 배도 고파서 원래 예정했던 식당이 휴일이어서 순두부를 먹으로 가자고 했으나 길 건너 앙시통돼지 집 옆에 있는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 삼선짬뽕과 자장면으로 점심을 하고 밀양에서 공부하는 이선생과 남선생의 밀렸던 재미있는 이야기 듣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후 3시가 다된 시간에 산행을 마치고 해산을 하였다.
이번 산행이 이번 학기 마지막 산행이다. 산행을 시작했을 때 생각은 산이 바로 우리의 환경이며 이러한 산은 나무로 이루어 져있음을 알고 나무공부를 함으로써 환경을 새롭게 인식 할 수있게 될 것으로 생각하였다. 이번 고산골까지 세 번째 산행을 마치고 수강생 여러분들이 얼마나 환경에 대해 지금까지 해왔던 생각에 변화를 가지는 시간이 되었는지? 다시 숙고하게 된다.
여러 가지 이야길 해왔다. frog effect에 대한 이야기도, 탄산까스가 지구온난화의 장본인이라는 것도, 우리들의 생활이 편리해지는 것만큼 지구 환경은 나빠지고 있다는 것도, 그래서 지구환경은 더욱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은 바로 우리 인간의 이기에서 나왔다는 것도... 그럼 나는 어찌 할 것인가? 내 주변 환경에 대해 스스로 변하여 무언가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종이 한장 아껴쓰는 것, 환경오염을 시키지 않으려는 생활 태도, 무엇인가 재활용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분리수거의 생활화, 주방세제 줄이기, 한방울의 물도 아끼는 절약 ...
한 한기동안 숲과 문화강의 을 듣고 무언가 스스로의 생활 패턴을 바꾸어야 겠다고 그리하여 점점 나빠만 지고 있는 환경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한 내 생활 방편을 스스로 변화시키겠다고 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들었다면 그러면 그것은 매우 큰 전환이고 큰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작고 보잘것없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내 스스로 변화된 삶의 방식을 찾아가야 할 것이며 그것은 오늘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지구를 사랑하는 우리 모든 인간들이 당연히 추진해 나가야할 최소한의 생활태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6일 토요일 저녁에 집에 돌아와 KBS 1에서 저녁 9시40분에서 한시간 동안 방영한 “이카로스의 꿈”이라는 프로를 보았다. 박장현 산악인 그는 2006년 히마리아 칸첸중가(8,598m)봉을 올라갔다가 하산하던 중에 크레파스에 빠진 동료를 구하기 위한 혼신의 힘을 다 소진하고서도 함께 살아서 돌아와 결국 발가락과 손가락을 동상으로 잃고 이제는 두발로 산에 오를 수 없는 산악이이 된 사람. 그러나 그는 다시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한 히마리아 산맥을 헹그라이드로 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솔개를 훈련하면서 체력을 다졌다는 소식을 들었는데(히마리아산맥은 비행기와 인도 두루미 밖에넘을 수없다고함) 바로 토요일 밤 히야라야 산맥에서 행그라이드를 타고 있는 그 프로을 보게 되었다. 무엇이 그 사람을 저렿게 만들어 낼 수가 있었는가? 왜 그는 히마라야 산에 생명을 걸고 있는가? 그가 쓴 {끈}이라는 다큐에서 그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는 그를 읽을 때는 맹자의 성선설이 가슴에 닿았었는데.....
그가 히마라야 에베레스트를 정복하고 얻은 것은 이 많은 돈을 사용하여 셀퍼의 도움으로 산에 올라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말인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올라가는 등반이 올바른 것 아닌가 하고 스스로 칸첸중가를 등반하고 내려오다가 사고를 당하고 다시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하고 있는 그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누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가 ? 그것은 바로 산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이다. 산은 바로 어떤 사람이라도 새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무한한 마력을 지닌 바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크든 작던 어느 누구나 산에서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없는 영감을 얻고 교훈을 얻고 그리고 스스로를 다시 챙겨나가는 삶의 진리를 얻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산이 좋고 그래서 산행이 필요한 것이다. 산에 가서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이 돌아왔다고 생각하는 산행 일지라도 자기도 모르게 챙기고 얻은 것이 반듯이 있다는 것을 시간이 지난 다음에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3월의 남지장사, 4월의 능선동 갓바위길, 5월의 앞산 고산골 이 세곳은 어느 것이나 작은 산보길 같은 산행이었으나 산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이 이 작은 산 속에도 똑같이 녹아있어 우리를 즐겁게 주었다. 삼림욕을 알았고 생물종 다양성을 배워 자연처럼 우리 사람들도 매우 복잡하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사상이 그리고 생긴 모습이 다양한 사람들의 함께 사는 집단이 건강한 집단임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이번 학기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나무를 보고 나를 생각하여 내가 살고있는 생활양식을 개선해 나가는 적극적인 환경인으로써의 나와 너가 되길 바란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열심히 메모를 했지만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글의 1/10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즐겁고 유익한 산행이 되었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을 부탁 드립니다. 절에 다녀 오느라(?) 사진 올리기가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주동일 올림.
주선생님 사진 실력이 프로 수준입니다. 좋은 사진 올려주시어 고맙습니다. 중국여행 잘 다녀오시고 후학기 산행에도 동참하여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교실수업을 듣지 못한 아쉬움을 만회해 보려했는데 제 한 몸 옮기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심신의 허약함을 확실하게 확인하였습니다. 뒤쳐저 설명도 잘 못 들었는데, 복습을 하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반가운 사람들에게 푸념을 다 쏟아내고 이제 또 채워 가려 합니다.
소나무의 암꽃과 수꽃구분을 확실히 했습니다.그리고 기억하겠습니다 .나무는 근친결혼을 가장 싫어한다는 걸 ,이게 1학기 수업의 포인트죠?
역시 훌륭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