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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적 전사, 영화적 신사의 음률잔치
첸 카이거 각본 감독의 「투게더」
80년대에 중국영화를 전 세계에 알린 감독을 지칭하는 제5세대 감독의 선봉장인 첸 카이거(51,진개가,陳凱歌)는 감독,작가,배우로 1952년 8월 12일 베이징에서 출생했다.
소년·청년시절에 계급투쟁을 조장한 문화대혁명(66년∼76년)을 체험한 그의 작품들은 지식인으로서 민중을 직시, 민중들의 피곤한 삶에 대한 연민과 동질성을 아트필름의 틀에 담아 민중성을 확보함과 아울러 유니크한 중국본토영화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즉 60년대 문혁과 중국역사를 성찰한다.
16세때 윈난성으로 하방하여 농민들과 보낸 홍위병 7년, 이후 귀경 노동자 생활에서의 체험은 그의 영화적 유산을 만드는 생생한 토대가 되었다.
1978년 베이징영화학교에서 4년 동안 장쥔자오, 장이머우 등과 동문수학했다.‘새로운 중국영화’의 주인공들은 첸카이거, 우톈밍(吳天明), 황젠신(黃建新), 장이머우(張藝謀), 톈좡좡(田壯壯)등이다. 문혁때 닫혀있다가 1978년에 새 빛을 본 베이징영화학교[北京電影學院] 출신들이 대부분인 제5세대 감독들은 ‘영화의 매체적 활용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바탕 위에서 중국의 역사와 민중의 삶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전통사회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만남에서 생기는 긴장과 갈등, 중국인의 존립을 위협하는 외부의 힘에 대한 저항을 통해 확인되는 중국민중들의 강인한 생명력, 전환의 시대를 맞는 세대의 자화상적인 투시 등을 영화의 주제로 삼는다. 1989년 톈안먼사건[天安門事件]까지를 제5세대 영화의 존속기간으로 평가한다.’
영화에서 현대 중국의 모순과 혼돈을 날카롭게 조명하고 있어 중국에서는 심한 냉대가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전 영화 세대들과 달리 역사는 우리가 만들어 간다는 강한 자신감을 독특한 회화적 구도와 색채 연출로 표현하였다. 영화 전반을 흐르는 상징과 은유와 우의성이 구체성을 잃게 하고 예술과 세계, 작품과 관객의 긴장을 풀리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첸 감독의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소재로 쓰거나 리얼리즘적 연출관은 대부분 그의 작품들이 중국인민들에게 알려지지 못하게되는 불운으로 닦아왔다. 영화감독인 아버지와 시나리오 작가인 어머니, 제작자 겸 연기자인 부인등 가족사를 들여다보면 그의 가족은 영화가족이다.
1984년 광시영화촬영소에서 장이머우가 촬영하고 첸감독이 연출한 데뷔작 「황토지」는 1984년 로카르노 영화제 은표범상을 받으며 중국영화의 만개를 알렸다. 「황토지」는 땅을파서 먹고사는 농민들 시점에서 적나라한 삶과 고난을 다루었다. 이 영화는 지식인이 느끼는 혁명의 정감과 실제 농민들이 느끼는 정서 사이의 괴리를 짚어내며, 문화혁명의 잘못된 점을 비판하고 있다. 그 때문에 중국 당국의 제재를 받았고, 첸 카이거는 좀더 우회하는 길을 택한다. 하지만 당국의 알력은 외국과 합작으로 돌파구를 찾도록 하고있다.
즉 87년 <해자왕>은 교육 당국의 정책과 교육 현실의 문제를 다룬 영화지만, 중국 정부와의 마찰을 우려하여 좀더 구체적이고 우회적으로 접근한다. 사회주의 주입식 교육과 아이들의 적성, 소질 사이에서 갈등하는 교사상이 잘 묘사되었다.
92년에는 <현 위의 인생>에서 중국 대륙의 아름다움, 도교의 마음, 그리고 권위의 부정과 자유인의 초상을 그렸다. 이때부터 형식미에 눈뜨며, 주제와 함께 독특한 스타일의 영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그런 징후가 강해진 것은 93년 <패왕별희>. 중국 전통의 경극을 바탕으로 중국 현대사의 질곡과 이성애, 동성애의 문제에 접근해간 이 영화는 주제 자체는 많이 퇴색되고, 중국 당국의 입맛에 맞아 떨어지는 쪽이었다. 하지만 영상의 스타일은 경극이란 화려한 소재에 걸맞았다. 이 영화로 칸느 영화제 대상을 수상하였다. 국제적인 성가를 얻자, 그는 중국의 문물을 바라보는 서양인들의 시각, 즉 오리엔탈리즘으로 중국의 신비화된 왜곡을 꾀한다는 인상을 줬다.
96년 <풍월>이 그 대표적인 예. 화려한 스타일 속에 역사는 사라지고, 탐미적 영상은 힘을 잃었다. 코스모폴리탄 쪽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제는 중국이란 협애한 공간을 벗어났지만, 그가 향할 방향이 어디인지는 본인만 알고 있다. 5세대 감독 장예모와는 현격하게 차이나는 감독이다.
대표작 《황토지》(1984)와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나오는 《대열병(大閱兵)》(1985), 교사의 눈을 통해 중국 사회주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해자왕(孩子王)》(1987)은 16세에 홍위병으로 문화대혁명을 겪었던 경험이 동기가 되어 만든 작품이다. 《현 위의 인생[邊走邊唱]》(1991)은 돈 외에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현대 중국인들의 현실을 장님 예술인을 통해 은유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1993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패왕별희》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는 상영이 금지되었다. 1996년에는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풍월》을, 1999년에는 중국 진시황 때의 이야기를 다룬 《황제와 자객》을 발표하였다.
「투게더」는 전작 「킬링 미 소프틀리(Killing me softly)」를 할리우드에서 연출한 뒤 중국에 돌아와 만든 영화로 가난 속에서 아들을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로 키우려는 아버지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는 김형구 촬영감독 등 10여명의 한국 스태프들이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대표작 《황토지》(1984)와 인민해방군 병사들이 나오는 《대열병(大閱兵)》(1985), 교사의 눈을 통해 중국 사회주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해자왕(孩子王)》(1987)은 16세에 홍위병으로 문화대혁명을 겪었던 경험이 동기가 되어 만든 작품이다. 《현 위의 인생[邊走邊唱]》(1991)은 돈 외에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는 현대 중국인들의 현실을 장님 예술인을 통해 은유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1993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패왕별희》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는 상영이 금지되었다. 1996년에는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 《풍월》을, 1999년에는 중국 진시황 때의 이야기를 다룬 《황제와 자객》을 발표하였다.
감독
투게더 (Together, 2002)
텐 미니츠 트럼펫 (Ten Minutes Older : The Trumpet, 2002)
풍월 (風月 / Temptress Moon, 1996)
패왕별희 (覇王別姬 / Farewell My Concubine, 1993)
현 위의 인생 (Life on a String, 1991)
해자왕 (孩子王 / King of the Children, 1987)
<촬영작품>
1985년 <대열병>
1987년 <해자왕>
1992년 <현위의 인생>
1993년 <패왕별희>
1996년 <풍월>
1997년 <암살자>
<수상경력>
1985년 몬트리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대열병)
1993년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 비평가상(패왕별희)
통속적 스토리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 리얼리티를 확보한 「투게더」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와 바이올린의 음률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 작가주의를 지향하던 첸 카이거의 대중성 확보시도는 1993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대상작 「패왕별희」, 「현 위의 인생」,「풍월」 등 전작들과 비교해 볼 때 파격적 변신이다.「투게더」의 특징은 이데올로기를 털고 중국의 현재와 민중의 건실하고 진솔한 삶을 통해 중국의 미래를 성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이모우의 촬영에 버금가는 김형구의 촬영은 중국의 이모 저모를 완급을 조절해 내며 특히 느림의 미학을 근거를 제공한다.
유교수역으로 출연한 첸카이거나 그의 부인으로 출연한 김혜리,
사진뿐인 출연이지만 김희선을 보는 재미도 꽤나 쏠쏠...
●패왕별희
1925년 군벌시대의 중국 북경, 겨울.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은 연약한 미소년 데이는 그를 감싸는 따뜻한 시선의 샬로를 느낀다. 경극의 최고봉인 패왕별희의 남녀 주인공이 되기 위한 두 소년의 험난한 수련 과정은 시작된다. 소년들은 자라 어른이 된다. 샬로, 그는 더이상 데이에겐 형이 아니다. 무대위에서 당신은 패왕 현실에서 당신은 나의 연인이며 그리고 어머니. 두 청년의 삶에 끼어든 사랑의 여인 쥬산, 샬로는 그녀를 아내로 맞아 들이고 데이는 그녀를 질투한다. 격동으로 휘몰아치는 중국 역사의 한가운데서 샬로와 데이 그리고 쥬산의 인생은 배신과 사랑, 그리고 증오로 뒤엉켜간다. 때는 1977년, 환호하는 이 없는 텅빈 객석
과 무대. 초로의 나이로 접어든 두 남자는 그들의 마지막 패왕별희를 공연하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는다. 마침내 연극 속의 우희처럼 데이는 샬로의 허리 춤에서 뽑은 칼로 그의 한많은 일생을 끝내고 영화 패왕별희는 완성된다.
감독 : 첸 카이거
주연 : 류 종유안, 수칭, 황레이
장르 : 드라마
등급 : 15세 이상
상영시간 : 106분
제작년도 : 1991
시놉시스
현을 켜는 눈먼 노인이 1천번째 현이 끈기는 날 눈을 뜰 수있다는 스승의 유언을 따라 평생동안 현을 연주하며 방랑한다. 노인의 음악은 신통력을 가져 사람들에게 평화를 준다.그러나 눈먼 젊은 제자 시두는 노인처럼 금욕하기를 거부하고 소녀와 사랑에 빠진다.
스승의 유언이 거짓임을 알고 절망한 청년은 타락해서 욕망과 증오로 가득찬 범인이 된다. 노인의 스승은 제자가 평생동안 희망을 간직하고 연주하길 바랬던 것이다.
바이올린 신동인 아들과 그에게 어떻게든 미래를 열어주려는 가난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이 아버지는 교육열로는 세계 최고라는 한국의 부모들도 저리가라 할 정도지만 그의 열의에 눈쌀을 찌푸리기 보다는 눈물을 떨굴 관객들이 훨씬 많을 듯싶다.
가슴을 헤집는 듯한 애절한 바이올린 선율에 실린, 누추하지만 행복한 부자의 모습이 갖는 호소력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투게더는 대중성 강한 내용과 차분한 연출에 힘입어 중국에서 영웅 다음 가는 흥행을 기록했다.
프랑스의 제작자겸 감독 뤽 베송이 격찬하며 판권을 사들이는 등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첸 카이거는 자신의 변화에 대해 단순히 작가 감독이 대중지향적으로 바뀌었다는 흥미 위주의 시선을 경계하는 듯 했다.
지나친 예술 지향으로 관객과 멀어졌던 중국 영화의 전과(前科)를 염두에 둔 듯 "상업적 성공도 예술적 성취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말했지만, 그보다는 감독으로서 변환기에 있는 지금의 중국을 담아내는 책임감을 강조했다.
"첸 카이거가 바뀌었다기보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게 정확할 것이다.
중국 영화 하면 흔히 정치성이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도 과거에는 현대물은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시장경제의 유입으로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다.
투게더를 통해 세대 간의 갈등, 물질 만능주의의 만연, 치열한 생존 경쟁, 정체성의 상실 등 중국이 앓고 있는 몸살을 담고 싶었다." 그럼에도 그가 달라진 것 같다고 거푸 질문했다.
어깨에 잔뜩 들어갔던 힘이 빠진 느낌이라고나 할까.
"맞다.
투게더는 패왕별희 등보다 훨씬 가벼운 영화다.
젊었을 때는 뭔가 특별한 사연에 구미가 당겼다.
나이를 먹으니 이제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행복을 그리고 싶어진다.
조그만 사건들이 거듭되면서 두터워지는 사람들 간의 유대 말이다." 이러한 소신은 영화 속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아들은 국제 대회에 나갈 기회를 뿌리치고, 시골로 내려가는 아버지를 위해 기차 역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요즘 중국인들의 관심사는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버는 것이다.
여기엔 희생이 뒤따른다.
중국은 성공과 행복 중 한가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다.
소년은 행복을 택한다.
나 역시 행복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영화를 찍으면서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자주 떠올렸다고 했다.
"내 아버지는 투게더의 아버지처럼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셨지만 우리는 늘 사이가 좋지 않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후회가 막심했다.
문화혁명 세대인 나는 힘들긴 했지만 꿈을 잃진 않았다.
그런데 요즘 애들을 보면 꿈을 갖고 살고 있기는 하나 싶다.
요즘 애들이 들으면 구식이라고 욕할 거다(웃음).
투게더의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게 그의 꿈이기 때문이다.
반면 아들은 여자에게 줄 코트를 사려고 바이올린을 팔아치운다.
아버지의 기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다." 이번 영화에는 함께 내한한 아내이자 배우인 첸 훙(陳紅)이 출연했다.
소년이 사모하는 릴리 역이다.
첸 카이거 역시 소년의 두번째 스승인 유교수로 등장한다.
색채미와 화면구도 등 시각적인 면에서 뛰어났다. 가장 중국적이며 아름답고 완벽한 화면으로 중국영화를 세계화시켰다는 찬사와 봉건제 중국을 동양적으로 재구성하면서 중국 근대사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고 피해 갔다는 비판도 받는다. 중국적이면서 동시에 세계적인 영화를 지향하며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경계를 허물었다.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과 가부장제, 여성과 육체의 해방을 이야기한 《붉은 수수밭》(1988)은 전세계에 현대 중국영화를 알리는 기폭제가 되었다. 잇따라 발표한 《국두》(1990), 《홍등》(1991)으로 서구에서도 인정받았다. 반면 중국 평론가들로부터는 오늘날의 중국문제를 다룬 《귀주이야기》(1992)에 이르러 인정받게 되었다. 그 뒤《인생》(1993)이 발표되었고 《상하이 삼인방》(1996)이 칸영화제에 선보였다.
●문화대혁명
1966년부터 76년까지 10년간 중국의 최고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에 의해 주도된 극좌 사회주의운동.
사회주의에서 계급투쟁을 강조하는 대중운동을 일으키고, 그 힘을 빌어 중국공산당 내부의 반대파들을 제거한 일종의 권력투쟁이다. 마오쩌둥 사망 후 중국공산당은 문화대혁명에 대해 ‘극좌적 오류’였다는 공식적 평가를 내렸다.
【배경】 1950년대 말 대약진운동이 좌절된 이후 중국공산당 내부에 사회주의 건설을 둘러싼 노선대립이 생겨났다. 최고지도자였던 마오쩌둥은 대중노선을 주장하였으나, 류사오치[劉
少奇] ·덩샤오핑[鄧小平] 등의 실용주의자들은 공업 및 전문가를 우선시할 것을 주장하였다. 1962년 9월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오쩌둥은 계급투쟁을 강조하고 수정주의를 비판함으로써 반대파들을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발단】 1965년 상하이시 당위원회 서기였던 야오원위안[姚文元]은 베이징[北京]시 부시장 우한[吳轝]이 쓴 역사극 해서파관(海瑞罷官)이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을 비판하다가 실각한 국방부장 펑더화이[彭德懷]를 옹호하는 것이라고 비판하였다. 이를 계기로 실권파의 권력기반이었던 베이징시 당위원회와 삼가촌(三家村)그룹은 마오쩌둥 추종자들의 집중적인 비판의 표적이 되었다. 결국 1966년 4월 베이징 시장 펑진[彭眞]이 해임되고, 8월 8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서 마오쩌둥이 ‘프롤레타리아 문화대혁명에 관한 결정안 16개조’를 발표함으로써 본격적인 문화대혁명이 시작되었다.
【전개과정】 1966년 8월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열린 백만인 집회에 모인 홍위병(紅衛兵)들은 전국의 주요 도시에 진출하여 마오쩌둥사상을 찬양하고 낡은 문화를 일소하기 위하여 대대적인 시위를 전개하였다. 학교를 폐쇄하고 모든 전통적인 가치와 부르주아적인 것을 공격하였으며, 당의 관료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전국 각지에서 실권파들이 장악한 권력을 무력으로 탈취하였다. 그러나 실권파들이 완강히 저항하고 홍위병에 내분이 발생하자 1967년 1월 마오쩌둥은 린뱌오[林彪] 휘하의 인민해방군이 문화대혁명에 전면적으로 개입할 것을 지시하였다. 인민해방군은 각지의 학교 ·공장 ·정부기관을 접수하였을 뿐 아니라 초기에 문화대혁명을 주도하였던 수백만 명의 홍위병들을 깊숙한 산골로 추방하였다. 혼미를 거듭하던 정국은 1968년 9월 전국 각지에 인민군대표, 홍위군대표, 당간부의 3자 결합으로 ‘혁명위원회’가 수립됨으로써 진정국면으로 들어섰다.
문화대혁명은 1969년 4월 제9기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마오쩌둥의 절대적 권위가 확립되고, 국방장관 린뱌오가 후계자로 옹립됨으로써 절정에 달하였다. 그러나 1971년 린뱌오가 의문의 비행기 추락사를 당하고 마오쩌둥에게 충성을 바쳤던 군부 지도자들이 대거 숙청되자 많은 사람들은 문화대혁명이 마오쩌둥의 개인적 권력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1973년 저우언라이[周恩來]의 추천으로 덩샤오핑이 권력에 복귀한 후부터 문화대혁명의 정신은 여러 측면에서 공격받기 시작하였다. 마오쩌둥을 지지하는 세력은 이데올로기 ·계급투쟁 ·평등주의 ·배외주의를 강조한 반면, 저우언라이와 덩샤오핑을 지지 세력은 경제성장 ·교육개혁 ·실용주의 외교노선을 주장하였다.
말년에 마오쩌둥은 두 노선을 절충한 후계자를 물색하였으나 실패하였다. 결국 문화대혁명은 1976년 9월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화궈펑[華國鋒]에 의해 마오쩌둥의 추종자인 4인방(四人幇:王洪文 ·張春橋 ·江靑 ·姚文元) 세력이 축출됨으로써 실질적으로 종결되었다. 공식적으로는 1977년 8월 제11기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그 종결이 선포되었다.
【평가】 문화대혁명은 한때 만민평등과 조직타파를 부르짖은 인류역사상 위대한 실험이라고 극찬을 받았으나 결국 실패로 끝났다. 이 운동으로 약 300만 명의 당원이 숙청되었고, 경제는 피폐해지고 혼란과 부정부패가 만연하였다. 1981년 6월 중국공산당은 ‘건국 이래의 역사적 문제에 관한 당의 결의’에서 문화대혁명은 당 ·국가 ·인민에게 가장 심한 좌절과
손실을 가져다 준 마오쩌둥의 극좌적 오류이며 그의 책임이라고 규정하였다.
●투게더 (Together, 2002)
2003년 03월 14일/ 116분 / 드라마/ 중국,한국
감독 :
첸 카이거
출연 : 탕 윤(샤오천), 리우 페이치(리우 청), 첸 홍(릴리), 왕 지웬(지앙 교수), 첸 카이거(유 교수), 첸 치엔(아후히), 짱 칭(린 위), 김혜리(유 교수 부인), 리우 빙(더바오)
각본 : 첸 카이거
주오 룬 베이
제작 : 첸 홍,이주익
촬영 : 김형구
음악 : 자오린
프로듀서 : 주오 룬 베이
의상 : 하용수
조명 : 이강산
줄거리
아버지의 이야기...
제 아들을 꼭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로 만들 겁니다
저에겐 아주 특별한 아들이 있습니다. 3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한 녀석은 이제 13살인데 지역 콩쿨에서 1등을 할 정도로 바이올린 천재죠. 그래서 사람들은 제 이름, 리우 청은 몰라도 샤오천아버지라고 하면 다 안답니다. 사실 가난한 시골 요리사인 제가 바이올린에 대해 뭘 알겠습니까. 하지만 녀석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안 먹어도 배부르고 하루 종일 일해도 기운이 펄펄 납니다. 전 어떻게 하면 녀석을 북경에 데려가 좋은 교육을 시킬까 하는 생각 뿐입니다.
드디어 북경에서 열리는 콩쿨에 참가하게 됐습니다. 북경엔 똑똑한 아이들이 많다지만 샤오천은 천재니까 반드시 1등을 할 겁니다. 아는 사람도 없고 가진 건 빨간 모자 속에 숨겨둔 비상금이 전부지만 샤오천의 교육을 위해 이번 기회에 그냥 북경에 눌러 앉을 생각입니다. 샤오천은 천재니까 제가 조금만 고생하면 금방 성공할 겁니다. 제 튼튼한 몸이 있는데 무얼 하든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습니까?
아들의 이야기...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저만 보면 바이올린 얘기만 합니다
아버지는 저를 천재라고 하시지만 전 그냥 얼굴도 모르고 아버지가 말도 안 해주는 어머니
가 보고 싶을 때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 뿐입니다. 지역 콩쿨에 출전할 때도 혹시 내가 바이올린으로 유명해지면 혹시 어머니가 절 찾지 않으실까 해서 열심히 한 것 뿐인데 1등도 몇 번 했습니다. 아버지는 그럴 때마다 어서 북경에 가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고 하십니다. 저희 집은 너무 가난해서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 저는 부담스럽기만 한데 말이죠·
결국 콩쿨에 참가하기 위해 북경에 왔습니다. 난생 처음 와 본 대도시, 그리고 북경역은 듣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멋집니다. 시골에서 막 올라온 촌뜨기 티를 내지 말아야 하는데 아버지의 촌스러운 빨간 모자가 자꾸 맘에 걸립니다. 아버지를 창피해하면 안된다는 건 알지만 역 한가운데서 오줌 마렵다고 큰소리로 얘기하시는 아버지를 보면 모른 척하고 싶은 게 사실입니다. 아버지는 저를 너무 사랑하시고 저의 성공시키기 위해 고생하고 계시다는 걸 잘 알면서도 말입니다.
첸 카이거 감독의 <투게더> 제작 Story
<투게더> Story1 : 거장 감독, 우연히 접한 실화에서 깊은 감동을 받다!
첸 카이거 감독은 우연히 바이올린을 공부하는 아들의 스승을 찾아 북경으로 무작정 상경한 부자가 나오는 TV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소박하고 평범해 보이는 아버지는 우연히 집 밖에서 열린 창문 너머로 아들의 연주를 듣다가 지나가는 행인에게 이렇게 말한다. "들어보세요, 제 아들의 연주랍니다. 첸 카이거 감독은 아들의 연주를 세계 어느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보다 더 행복한 표정으로 듣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영화 <투게더>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투게더> Story2 : 따뜻한 이야기에 현실의 숨결을 불어넣다!
따뜻하고 소박한 실화가 영화 <투게더>의 출발이었지만 첸 카이거 감독이 바라본 현실은 달랐다. 시장 경제가 활성화 되면서 중국 사회도 이제는 가난이 가장 두려운 일이 되었다. 사람들은 물질적 풍요가 행복이라고 착각한 채 더 소중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통해 이 현실를 표현했다. 그는 따뜻하고 소박한 실화에 이렇게 현실의 숨결을 불어넣어 <투게더>의 이야기를 완성했다.
<투게더> Story3: 한국 영화의 힘을 만나다!
부자의 따뜻한 이야기라는 보편적 소재를 국제적으로 확대시키고 싶어한 첸 카이거 감독은 최근 폭발적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공동 작업을 제안해 왔다. 거장 감독과의 작업이라는 행운을 얻게 된 주인공들은 김형구 촬영 감독과 이강산 조명 감독, 하용수 디자이너였다. 특히 <태양은 없다>와 <무사>의 촬영과 조명에 반했던 첸 카이거 감독은 한국 스텝들과의 작업을 통해 21세기의 새로운 영상 언어를 창조하고 싶다고 하면서 높은 신뢰감을 보여줬다.
<투게더> Story4: 실제 바이올린 천재 소년과 만나다!
첸 카이거 감독은 조감독이 우연히 한 바이올린 연주회에서 찾아온 소년 탕 윤을 소개하자마자 그가 진짜 주인공 샤오천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순수하고 평범한 얼굴과 내성적인 성격, 바이올린에 열성적인 아버지와 교육을 위해 시골에서 상경한 것까지 똑같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바이올린과 성공이라는 압박 아래 오직 바이올린만을 세상과의 소통 도구로 삼은 채 커왔다는 점 때문에 탕 윤은 감독이 원하던 내성적이면서 우울한 분위기의 성장기 소년 샤오천그 자체였다. 게다가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탕 윤은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찍으면서 첸 카이거감독은 그에게 모두 네가 진짜 천재라는 걸 알 수 있게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그는 2달 넘게 그의 연기와 연주를 보고 들어왔던 촬영팀이 새롭게 매료될 정도로 훌륭하게 해냈다. 연기가 끝나자 촬영팀의 박수는 끊이지 않았고 김형구 촬영 감독 역시 놀랍다를 연발했다.
<투게더> Story5 : 눈물나는 해피엔딩으로 영화를 마치다!
부자의 진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투게더>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들에게 행복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런 눈물나는 해피엔딩에는 첸 카이거의 이런 생각이 담겨져 있다. 난 <투게더>를 찍고 나서 지난 몇 년간 내 삶이 얼마나 깊어졌는를 깨달았다. 가장 큰 변화는 영화의 의미있는 엔딩을 위해서 그것이 반드시 슬플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난 몇 년간 삶의 고통과 삶의 깊이를 혼동해 왔고, 영화의 완성도 높은 결말이란 비극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가 되고 나서 우리도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영화의 해피 엔딩은 우리 삶에 에너지를 준다. 행복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탕윤
실제로도 천재 바이올리니시스트로 평가받고 있는 탕 윤은 우연한 기회에 <투게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난생 처음 카메라 앞에 선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어른 연기자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자신의 캐릭터가 잘 살아나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여 첸 카이거 감독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가 <투게더>에서 보여준 바이올린 연주는 서정성과 기교 모두를 갖추었다고 극찬을 받았다. 그의 그런 연기와 연주가 관객들을 몰입시키고 감동을 배가시켰다. 13살을 연기한 그는 실제로는 88년생으로 현재 상해음악학원 부속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학생이다.
●해자왕
해자왕 (孩子王 / King of the Children, 1987)
12세 이상/ 106분 / 드라마/ 중국
감독 :
첸 카이거
출연 : 씨에 위엔, 첸 샤오화, 양쯔원
각본 :
지안쥰 헤
줄거리
중국은 '문화혁명'을 거치며 일대 격변에 휩싸인다. 사회의 전면 재배치로 인해 많은 이들
이 원치 않은 일을 하게 되었다. 산간 오지로 하방운동을 나온 한 청년이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한다. 물론 이것도 당의 하달된 명령에 따른 결과이다. 교과서도, 학용품도 변변히 없는 열악한 현실이라 아이들은 칠판에 교사가 쓴 것을 베껴적을 뿐이다. 하지만 청년 교사는 다행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열의를 갖게 된다. 그런데 아이들 중에 분명 천재로 생각되는 왕푸라는 아이를 발견한다.
청년 교사는 이 아이의 재능을 살려서 꽃피워주고 싶지만, 문화혁명기의 교육은 하향평준화의 주입식 교육법이었다. 제도교육과 참교육 사이에서 교사는 피할 수 없는 내적 갈등에 휩싸여 번민하게 된다. 다른 교사들이 무사안일 속에서 수수방관하는 동안 그는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배우는 방법을 가르친다. 즉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쓰 며, 정직하게 쓰고 싶은대로 써라'는 것. 하지만 이런 교육은 당국의 제도 교육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였다. 결국 당국에서는 그를 생산대로 보내버린다.
<패왕별희> 같은 화려한 작품으로 서구에 널리 알려진 첸 카이거 감독의 초기작. 중국 제 5세대 감독 중의 하나로 알려진 그는 초기에는 보다 진지하게 사람들의 삶에 밀착한 영화를 선보였는데, <해자왕>은 세 번째 작품. 뜻은 '아이들의 왕'이다. 이미 데뷔작 <황토지>에서 문화 혁명 과정상에서 민중이 느끼는 것과 지식인들이 관념적으로 사고하는 것 사이의 괴리감을 질문했다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탄압을 받기도 했다. 첸 카이거 감독은 중국 문화혁명의 잘못된 점과 상처에 대해 끊임없이 파고들어 왔는데, 이는 그가 문화혁명기에 하방 운동을 직접 체험하며 역사적 과오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작품인 이 영화에서도 문화 혁명 당시 중국 사회주의의 현실을 다루고 있지만, 이번에는 보다 은유적이며 우회하고 있다. 문화 혁명 기간 동안 갑자기 교사가 된 한 노동자는 국가에서 강요하는 사회주의 주입식 교육과 아이들의 잠재력, 재능의 만개 사이에서 갈등한다. 이 인간적인 상황에서 과연 교사는 어떤 교육을 펼쳐야 할 것인가. 이런 주제의식은 매우 소박한 중국의 마을을 배경으로 매우 설득력있게 펼쳐지고 있다.
한편, 이런 주제는 중국에서 지금까지도 다루어지는 소재이고, 장이모 감독 역시 <책상 서랍 속의 동화>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중국 당국의 입맛에 맞추어서 타협적인 냄새가 물씬 났기 때문에 '새마을 운동'을 연상케하는 계몽 영화라는 비아냥을 감수해야 했다. 아무래도 첸 카이거 감독의 진정성과 리얼한 영화 어법에는 훨씬 못 미친 것.
●현 위의 인생 (Life on a String, 1991)
15세 이상/ 106분 / 드라마/ 중국,영국,독일
감독 : 첸 카이거
출연 : 류 종유안(노인), 황 레이(시두), 쥬 칭(란수), 수칭
각본 : 첸 카이거
제작 : 도날드 랜바우드
촬영 : 구 창웨이,구 창웨여
편집 : 페이 자오난
음악 : 쟈오-송 구,쿠시야송
줄거리
그리 멀지않은 옛날, 중국 어느 곳에 늙은 사부에게서 현을 배우는 눈 먼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스승의 임종을 지키는 자리에서 눈을 다시 뜨게 할 수 있는 처방이 숨겨져 있다는 상자를 열려면, 현의 일천번째 줄이 끊어져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그 소년은 열심히 현을 쳤다. 그의 현은 신기에 가까왔고, 노인의 음악은 신통력을 가져 사람들에게 평화를 준다.그 노인에게는 시두라는 제자가 하나 있었다.그러나 눈먼 젊은 제자 시두는 노인처럼 금욕하기를 거부하고 소녀 란수와 사랑에 빠진다. 노인은 시두와 란수의 관계를 극력 막으려 했지만, 시두도 란수도 그런 노인의 행동이 단순한 질투라고만 생각하고 무시해 버린다. 마침내 일천번째 줄이 끊어지는 날이 오고...
현의 연주는 광활한 대지에 생동감있게 울려퍼지는 장면은 좋지만, 다소 도교적인 배경은 약간 잘난 척하는 태도. 특히 장님 노인을 성자로 떠받든다느니 하는 점은 도교의 실상을 잘 모르고 저지르는 실수 같다. 그런데 성자로 추앙받는 삶을 거부하는 장님 소년은 스승과는 다른 길을 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이채롭다. 아름답고 드넓은 자연은 영상미의 극치다. 고운 모래의 사막과 물 위에 반사되는 모래톱의 소녀들, 언덕과 산 위에 홀로 선 인간 그리고 소박한 마을. 대사와 노래의 가사도 시적이며 정취가 넘친다. 그러나 그 속으로 들어가보면, 여전히 반목과 질시로 인한 다툼을 버리지 못한 두개의 집안 사람들이 나온다. 이들은 사소한 이유로 전쟁을 하고, 전투 장면은 엑스트라가 부족했는지 함성 소리에 비해 다소 빈약하다. 이때 언덕 위에서 장님 노인은 현을 튕기며 노래하고, 세상의 분쟁을 잠재운다. 문화혁명 때의 상처로 첸 카이게 감독은 은연중에 정치적 암시를 하는 걸로 유명하며, <황토지>, <해자왕> 등에서 인정받은 감독이다.
●패왕별희 (覇王別姬 / Farewell My Concubine, 1993)
18세 이상/ 154분 / 드라마/ 중국
감독 : 첸 카이거
출연 : 장국영(張國榮)(데이), 장풍의(샬루), 공리(쥬산)
각본 : 이벽화(李碧華)
촬영 : 구 창웨이
편집 : 페이샤오난
음악 : 자오 지핑
줄거리
1925년, 소년 데이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북경에 있는 경극학교에 맡겨진다. 그곳에서 데이는 경극배우가 되기 위한 혹독한 훈련을 받으면서 허약한 자신을 지켜주는 샬루와 친해진다. 여자다운 외모의 데이에겐 여자배우의 역할이 주어지고, 건장한 샬루는 남자배우의 역할이 주어지는데, 어려운 수련과정 끝에 이들은 애첩 우희와 초패왕의 이야기를 다룬 <패왕별
희>에서 각각 남녀주인공을 맡게된다.1937년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을 때 데이와 샬루는 유명한 경극배우가 되어있었다. 데이는 경극에서와 같이 실제로 샬루를 사랑하지만 샬루는 홍동가에서 만난 창녀 쥬산과 결혼을 하고 데이는 쥬산에게 질투를 느낀다. 화가난 데이는 자신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부유한 후원자 유안에게 자신을 맡기고 아편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한다.1945년 일본군이 물러가고 데이는 샬루를 구하기 위해 일본군 앞에서 노래했던 사실이 드러나 기소된다. 하지만 국민당의 고급장교가 그의 연기를 보기위해 북경을 방문하면서 데이는 풀려난다.이후 데이와 샬루는 공산주의에 의해 공연을 중단하고 1966년 문화혁명 와중에 경극배우였던 그 둘은 심문을 받고 공개자아비판을 하게된다.자아비판 석상에서 데이와 샬루는 서로 악의적인 비판을 해대고 샬루는 흥분한 와중에 그녀의 아내 쥬산을 한번도 사랑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마는데...
대륙 영화 제5세대의 선두 주자 첸 카이거의 작품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던 전작 <현 위의 인생>보다 많이 평이하고 호흡이 급하며 시각적으로 화려해졌다. 문화 혁명 장면은 당시 홍위병이었다는 감독 자신의 회한이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대하사극 세 남녀의 삼각 관계, 동성애 문제, 예술가와 범인의 대립, 중국 역사 문화에 대한 호기심까지 원하시는 대로 끌어낼 수 있는 풍성한 영화. 우리 영화 <서편제>와 가끔 비교되기도 했던 작품. 93년 칸느영화제에서 <피아노>와 공동 그랑프리 수상, 94년 골든글로브 외국영화상을 탔고 같은 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후보로 오른 화려한 수상경력의 작품.
●풍월 (風月 / Temptress Moon, 1996)
1997년 10월 03일/ 18세 이상/ 113분 / 드라마,로맨스/ 중국,홍콩
감독 : 첸 카이거
출연 : 장국영(張國榮)(충량), 공리(류이)
각본 : 서기(舒琪)
제작 : 펑 휴
촬영 : 크리스토퍼 도일/두가풍
음악 : 자오 지핑
의상 : 장숙평
줄거리
영화는 이 방씨 가문에서 자라난 세 인물을 통하여 이 시대의 중국의 혼란과 갈등을 묘사한다. 방씨 가문의 외동딸인 류이와 가문의 장차 후계자인 류이의 오빠 젠다의 처남 충량 그리고 류이의 먼 사촌 두안이 그들이다.
충량은 예민한 사춘기 시절 그의 누이와 누이의 남편 젠다에게서 받은 수모와 성적 고통 때문에 방씨 가문을 등지고 상해로 떠난다.
상해에서 충랑은 범죄 조직의 최고 실력파 지골로로 성장하여 수 많은 여인들의 가슴과 가방을 울린다.
한편 젠다는 암시는 되지만 영화에서 완전히 설명은 안된 원인으로 식물인간이 되고 그로 인해 방씨 가문의 가장이 사망하자 그 자리는 류이에게로 넘어 간다. 이 소식을 들은 충량의 보스는 충량을 방씨 가로 내려 보내며 충량의 지골로 기술을 류이에게 최대한 발휘해 보라는 명을 내린다.
어릴 적 숨박꼭질 친구였던 류이와 충량은 계속 방씨 가문에 남고 류이를 헌신적으로 사랑하는 두안은 다시 한 자리에 모이게 된다. 욕망과 음모와 배신의 드라마는 쓰디 쓴 끝까지 서서히 전개된다.
<현 위의 인생>, <패왕별희>에서 대륙의 예술과 역사 속의 인간을 잘 그려서 대성공을 거두었던 첸 카이거의 영화. 하지만 지나치게 탐미적인 영상과 몽환적인 미술은 대단히 장식적인 아름다움일 뿐, 색다른 감흥은 오지 않는다. <패왕별희>에서 연적(?) 사이였던 장국영과 공리가 주연을 맡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연기한다. 20년대 상해를 잘 재현했다는 평을 들은 형식미의 영상과 더불어 중국인의 욕망과 사랑을 유감없이 연기한 셈이다. 다만 <중경삼림>, <해피 투게더>의 촬영 감독 크리스토퍼 도일의 카메라는 지극히 미적인 영상에만 탐닉한 나머지 종종 역사 속에 살아있는 인간을 놓치는 우를 범하는 게 단점. 그렇긴 하지만 첸 카이거로서는 억압됐던 근대의 인간 군상을 통해 지금껏 표현하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 접근한 장점은 있다.
●
텐 미니츠 트럼펫 (Ten Minutes Older : The Trumpet, 2002)
2002년 11월 08일/ 연소자 관람가/ 92분 / 드라마/ 영국,독일,스페인,네덜란드,핀란드
감독 :
베르너 헤어조그,빅토르 에리스,빔 벤더스,스파이크 리,아끼 까우리스마끼,짐 자무쉬,첸 카이거
출연 : 아나 소피아 리아노, 마르쿠 펠톨라, 까띠 오우띠넨, 펠라요 수아레즈, 클로에 세비그니
각본 : 베르너 헤어조그
짐 자무쉬
빔 벤더스
빅토르 에리스
아끼 까우리스마끼
제작 :
스파이크 리
울리히 펠스버그
니콜라스 맥클린톡
아끼 까우리스마끼
니겔 토마스
촬영 :
앙겔 루이스 페르난데즈
페돈 파파미첼
프레드릭 엘머스
띠모 쌀미넨
편집 : 피터 크리스텔리스,아끼 까우리스마끼
음악 : 폴 잉글리쉬바이
10분간의 죽음, 10분간의 탄생, 10분간의 웃음, 10분간의 역사, 10분간의 인생
"7인의 거장 감독들이 들려주는 시네마 재즈 클래식"
개에겐 지옥이 없다 Dogs have no hell
- 아끼 까우리스마끼(Aki kaurismaki)
개팔자가 상팔자?! 기차를 기다리다 철로에 누워 잠든 바람에 유치장에 감금되었던 남자. 출소 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그가 10분동안 선택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생명줄 Lifeline
- 빅토르 에리스(Victor Erice)
스페인의 적막한 시골에서 한 아기의 죽음과 생명이, 세상 밖에선 2차 대전을 알리는 선전포고가 교차된다.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풍부한 질감의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
만 년의 시간속에서 Ten thousand years older
- 베르너 헤어조그(Werner Herzog)
1981년 처음 문명과 접촉한 후 정체성을 잃어버린 브라질우림 우르유족. 용맹스럽던 옛날을 추억하다가도 백인여자와의 섹스경험담을 털어놓는 그들과의 인터뷰.
실내-트레일러-밤 Int. Trailer. Night
- 짐 자무쉬(Jim jarmusch)
밤샘촬영에 돌입하기 위해 여배우에게 주어진 10분의 휴식시간. 일에 관련된 사람들은 쉬는 동안에도 그녀의 스케줄을 체크하고, 반가운 애인의 전화마저도 사랑을 체크한다.
트로나까지 12마일 Twelve Miles to Trona
- 빔 벤더스(Wim wenders)
약물과용으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하는 남자. 사막을 짓누르는 태양과 붉게 흐느적거리는 도로, 진료 예약을 위해 부인에게 거는 전화는 불통이고 남자의 정신은 갈수록 혼미해져 간다.
우린 도둑맞았다 We wuz robbed
- 스파이크 리(Spike Lee)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일. 고어가 승리할 것이라 믿었던 플로리다 투표 당시, 10분이라는 시간동안 운명의 장난에 휘둘리던 부시와 고어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깊이 숨은 100송이 꽃 100 flowers hidden deep
- 첸 카이거(Chen kaige)
어린왕자처럼 불시에 찾아온 할아버지. 철거된 후 허허벌판뿐인 동네로 데리고 와 이삿짐을 옮겨달라고 하는데…보이지도 않는 짐을 어떻게 옮겨야 할지 고민하던 중 이삿짐센터 직원들에겐 환영이 펼쳐진다.
제일 마지막에 자리잡은 중국 첸 카이거의 <깊이 숨은 100송이 꽃>(100 flowers hidden
deep)은 변화의 중국에 대한 감독의 씁쓸한 시선이 녹아있다. 그러나 <현 위의 인생>과 같
은 깊이감 있는 작품을 만든 작가감독답지 않게 도식적이고 다분히 감상적인 감정이 먼저
보인다. 다른 에피소드의 깊이와 유머와 비해 차이가 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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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미 소프틀리’를 발표했다 평단과 관객 모두로부터 비난 받았던 첸 카이거는 심기일전, ‘투게더’(3월 14일 개봉)로 관객을 설레게 하고 있다. 중국의 21세기 생카이 영화사가 2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는 가난속에서도 바이얼리니스트를 키우려는 아버지의 꿈을 그린 ‘최루성’ 드라마.
특히 해외마켓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미국의 문스톤이 해외 판권을 선점한 뒤, 미국 내 배급은 MGM의 자회사인 AU가, 프랑스 판권을 뤽 베송이 사들였다. “아시아권에서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게 충격”이라는 뤽 베송의 인터뷰가 전해지며 지난해 10월 밀라노 필름마켓에서 영화를 사려는 업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일기도 했다.
‘투게더’로 기사회생한 첸 카이거는 리안, 장이모의 뒤를 따라 무협영화도 준비중이다. 두 감독의 영화가 성공을 거두자 중국 광저우(廣州)일보는 “두 감독을 포함, 본토의 영화인들이 외부의 신선한 피를 흡수하고 있다. 중국영화가 시장화를 쫓는 것 외에도 국제화의 길을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느와르도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홍콩에서 제작된 ‘무간도’(2월 21일 개봉)는 지난해 12월 12일 홍콩서 개봉, 4일만에 1,350만 홍콩달러를 벌어들이며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영웅’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며 홍콩 박스오피스를 석권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두 스타 류더화(劉德華), 량차오웨이(梁朝偉)의 대결과 탄탄한 시나리오, 4,000만 홍콩달러(6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로 홍콩 관객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중화영웅’으로 새로운 홍콩식 무협을 선보인 류웨이장(劉偉强) 감독의 작품.
국제적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배우, 장인정신을 가진 감독, 그러나 중국 영화의 부활을 만든 결정적 요인은 할리우드 돈이다. 리안(李安), 우이선(吳宇森)등을 할리우드로 이적시켜 영화를 촬영해오던 할리우드는 돈만 대고, 스태프와 배우는 현지에서 조달하고, 중국어로 제작하는 ‘로컬화’로 방식을 바꿨다. 이미 ‘와호장룡’으로 크게 재미를 본 콜럼비아는 홍콩의 ‘버츄얼 웨폰’, 대만의 ‘더블 비전’ 등에 잇달아 투자하며 중국어권을 제2의 촬영지로 선택하고 있다. 콜럼비아와 미라맥스의 공세에 다급해진 워너 브러더스 역시 홍콩의 흥행감독 두치펑(杜琪峰)을 스카우트, 중국과 홍콩에서 진청우(金城武) 주연의 ‘턴 레프트, 턴 라이트’의 촬영에 곧 돌입한다.
최근 잇단 영화제 수상, 내수 시장 폭발, 해외 수출 호조 등 한국영화의 만만찮은 기세에도 불구하고 현지화를 통한 세계 시장 공략은 중국이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신작 '투게더' 한국 스태프에 의한 중국영화 '눈길'
세계적인 첸 카이거 감독의 새 영화인 <투게더>에 배우 김혜리, 의상 디자이너 하용수 씨 등 한국인이 대거 참여해 화제다. 김혜리 하용수 외에 <비트> <박하사탕> <살인의 추억> 등의 김형구 촬영, 이강산 조명 감독이 각각 촬영과 조명을 맡았다. 이 때문에 <투게더>는 ‘한국 스태프에 의한 중국 영화’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작년 초 중국에서 모두 촬영한 <투게더>는 <패왕별희>로 칸 영화제 황금 종려상을 수상한 첸 카이거 감독의 신작이다.
김혜리는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한 첸 카이거 감독의 부인 역으로 우정 출연했고, 하용수 씨는 의상을 맡았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아들과 아버지의 눈물겨운 사랑을 그린 휴먼 드라마 <투게더>는 다음 달 14일 개봉한다.
●첸 카이거의 아패별곡(亞覇別曲)은 촬영 김형구,의상 하용수,조명 이강산 등 스탭을 기용하고 한류의 파장을 간접 이용하는 등 아시아에서 교두보를 확보하고 세계공통어인 감정으로 휴먼드라마를 연출 세계시장을 제패하겠다는 욕심이 보인다. 동시대물로서 그의 처음 작품인 투게더는 문화혁명에 버금가는 이슈로 떠오른다.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의 「투게더」 연출이 변절이라고 몰아부칠만한 징후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허리우드의 숱한 상업감독들이 돈더미에서 코골이할 때, 아시아권의 감독들은 영화제 수상을 위해 억지 레포트를 쓸 필요는 없으니까... 문혁때 아버지를 고발한 첸 감독은 아버지에게 바칠 작품을 만들었다.「투게더」는 아버지께 쓰는 사부곡이다. 라스트 씬에서 우리는 인간을 택하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아들과 아버지의 진한 사랑을 그린 <투게더>
「투게더」는 시골의 천재 소년 바이올리니스트가 베이징으로 유학와 연상의 여인에게 반하면서 아버지와 갈등을 겪는다는 것이 기둥줄거리. 천카이거 감독이 아내 천훙(陳紅)을 여주
인공으로 내세우면서 자신도 교수로 등장한다.
"제가 이 영화에서 맡은 것은 전체적인 의상 콘셉트를 잡는 것과 여주인공 릴리의 옷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베이징의 자유분방한 현대 여성의 옷으로 디자인했는데 한류(韓流) 열풍을 감안해 한국에서 유행하는 분위기를 가미했지요. 주로 사극에 출연해온 고전형 미인 천훙으로서는 파격적인 변신이지요.
●「투게더」는 전작 「킬링 미 소프틀리(Killing me softly)」를 할리우드에서 연출한 뒤 중국에 돌아와 만든 영화로 가난 속에서 아들을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로 키우려는 아버지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는 김형구 촬영감독 등 10여명의 한국 스태프들이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으로 진출해 '킬링 미 소프틀리'를 발표, 평단과 관객의 외면을 받았던 첸 카이거 감독은
중국의 21세기 생카이 영화가 200만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한 '투게더'는 가난속에서도 바이얼리니스트를 키우려는 아버지의 꿈을 그린 드라마다.
●지난해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돼 호평을 받은 바 있는 「투게더」는 김형구 촬영감독, 디자이너 하용수, 이강산 조명감독 등 한국 스태프들이 참여해 화제가돼온 작품.
영화는 아버지와 함께 시골에서 대도시 베이징으로 막 상경한 한 천재 소년 바이올리니스트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아버지의 사랑과 연상의 여인에 대한사랑, 성공과 행복 사이에서의 갈등 등 성장 과정의 소년이 마주치는 삶의 순간순간이 클래식 음악의 선율을 배경으로 경쾌하지만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황토지」,「현 위의 인생」 등으로 중국내에서 알려진 뒤 93년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패왕별희」로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투게더」는 감독의 장편 중 처음으로 현대 중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천 카이거는 실제 자신의 부인이자 극중 소년이 사랑하는 연상의 연인 릴리역을 맡은 천홍(陳紅. 34)과 함께 등장했다.
영화 곳곳에서 따뜻한 유머를 보여줬던 것처럼 천 감독은 시종일관 여유있는 미소를 지으며 농담을 곁들여가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다음은 천 카이거 감독과의 일문 일답.
--영화의 스토리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우연히 TV에서 바이올린을 공부하는 아들과 아버지가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화화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에는 바이올린을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이 있다. 과거와 달리 이들은 보통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이고 바이올린 레슨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아버지들은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 스태프들과 작업을 한 소감은?
▲이 영화는 한국과 중국의 공동제작 영화라고 해도 될 듯 싶다. 영화에 참여한 세 사람의 한국 스태프들의 작업에 대단히 만족한다. 특히 김형구 촬영감독은 세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촬영감독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을 비롯해 해외의 스태프들과 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 조만 간에 한국에서 제작하는 영화 「몽유도원도」의 연출을 시작할 계획이다.
--아들이 국제대회에 나갈 기회인 연주회장을 박차고 나와 아버지 앞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 장면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중국은 현재 과도기에 있고 사람들은 많은 돈을 벌기를 원한다. 사람들은 행복과 성공 중 한가지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다. 주인공은 이중 행복을 택한 것이고 내가 영화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도 바로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화 내용 중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꼽아달라.
▲아버지를 위해 아들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엔딩 장면과 소년이 역 앞에서 릴리와 처음 마주치는 장면이다. 베이징을 큰 바다라고 한다면 인물들은 그 속에 사는 물고기와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역 앞에서 소년이 여자를 만나는 우연이 마음에 든다.
●“한국과 중국의 영화인들이 힘을 합쳐 세계무대에서 갈채를 받는 영화를 만들었다는 기쁨이 크다.”
1993년 칸 영화제에서 ‘패왕별희’로 황금종려상을 탄 천 감독은 이 자리에서 “최근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투게더’가 폭발적 호응을 얻었다”며 “아시아 영화인들끼리의 협력이 얼마나큰 성과를 가져 올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와 아버지의 진한 사랑을 그린 ‘투게더’는 한국의 김형구·이강산·하용수씨가 각각 촬영·조명·의상감독을 맡아 일찍부터 눈길을 끌었다.
―‘투게더’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뭔가.
“중국은 지금 큰 변혁의 과정에 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가치관의 혼돈속에서 행복과 성공의 의미는 인간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이번 영화는 부와 명예가 반드시 행복의 조건이 아님을 보여주려 한 것이다.”
―국민배우인 부인 천훙과 함께 영화에 직접 출연해 음악학교 교수역을 연기했는데 어렵지 않았나.
“나는 지금 기자들의 카메라 앞에 앉아 있는 것처럼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한 사람이다. 카메라 앞에서 긴장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연기하는데도 별다른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주인공 소년이 바라보는 사진 속의 예쁜 여배우다. 소년은 그 얼굴 위에 조심스럽게 선글라스를 그려넣는다. 이 소년이 바라보는 여배우가 바로 한류스타 김희선이다.
영화 ‘투게더’는 ‘패왕별희’의 거장 첸카이거 감독의 신작으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아들을 성공시키기 위한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휴먼드라마다.
극중에서 주인공 소년이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스타로서 그녀만큼 알맞은 인물도 없기에 ‘사진출연’이라는 독특한 카메오 방식으로 모습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