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이 러시아로 가는 연수기관으로는 므기모가 1순위. 구 소련에서 므기모 졸업생은 거의 외교관으로 특채(?)됐기 때문에, 유명 구소련-러시아 외교관은 므기모 출신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외교아카데미라고 불렸다. 원래는 엠게우(모스크바국립대학) 외교학과를 확대 개편(1944년)한 뒤, 국제관계(외교, 국제법, 통상 분야) 모든 분야로 규모를 넓혀왔다.
특이하게도 엠게우 못지 않게 한국 유학생이 많았던 곳이 므기모다. 한국 유학생들에게 대한 문호를 초창기부터 넓게 개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물리학이나 우주항공학 등 구 소련의 앞선 기초 과학을 배우기 위해 공학도들이 유학을 희망했던 바우만 공대나, 모스크바물리연구원 등은 비교적 폐쇄적이었던 곳. 유학 1세대는 아주 적은 숫자였고, 유학 2세대쯤부터 몰리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러시아 법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유학 2세대쯤부터. 러시아 주요 법률가는 므규아 출신이다. 법률아카데미라고 불린 만큼 이 학교를 나오면 유리스트(법률가) 자격을 부여했다. 한마디로 므기모가 외교관 양성기관이라면, 므규아는 법조인 양성기관으로 통칭되었다. 현재의 우리 식으로 말하면, 므기모는 외전원(외교전문연구원), 므규아는 법전원(법률전문대학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법률 전공 한국유학생들도 므기모로 몰렸다. 그 이유는 므기모는 한국에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므규아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탓으로 본다. 또 1990년대 후반엔 므기모는 이미 엠게우와 마찬가지로 유니버서티(종합대학) университет (1994년 승인) 였지만, 므규아는 여전히 아카데미였다. 므규아는 2012년 Москов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юридический университет имени О. Е. Кутафина 로 승격됐다.
러시아판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러시아 3대 법률 전문 교육기관으로 엠게우, 므규아, 므기모를 꼽는다. 국내서 활약하는 러시아 변호사 중 법무법인 율촌의 이화준 변호사는 엠게우 출신, 법무법인 지평의 이승민 변호사는 므기모 출신이다. 므규아 출신 현역은 드문 편이다. 한-러시아 변호사 자격증을 지닌 채희석 변호사는 사법고시-므기로 출신, 조현식 변호사는 므규아-서강대 로스쿨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