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입능가경 제6권
7. 변화품(變化品)
그때 대혜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무슨 까닭으로 아라한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시며,
무슨 까닭으로 반열반(般涅槃)의 법의로 중생이 불도를 이룬다고 말씀하셨습니까?
무슨 까닭으로 성불하시고 반열반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는 한 자도 설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으며,
여래는 항상 선정에 있어서 깨달음[覺]도 없고 관찰함[視]도 없다고 하셨습니까?
또 말씀하시기를 불사(佛事)는 모두 변화[化:化現]하여 지은 것이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모든 식은 찰나에 변하여 허물어진다고 하시고,
또 금강신이 항상 따르며 호위하여 보호한다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전제(前際:과거)를 알지 못하나 반열반은 있다고 하시며,
또 현재 마(魔)와 마의 업이 있다고 하시고,
또 다른 과보[報]가 있으니 이른바 전차(旃遮)바라문의 여인의 일, 손타리외도(孫陀利外道)의 여인의 일과, 빈 발우로 돌아오신 일 등의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이미 이와 같은 업장이 있으신데 어떻게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이루었으며,
이미 일체종지를 이루셨는데 어떻게 이와 같은 모든 허물을 벗지 못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너희를 위하여 설하리라.
대혜여, 나는 무여열반계(無餘涅槃界)를 위하는 까닭에 비밀히 권하여 그들로 하여금 보살행을 닦게 하고, 이 세계와 다른 세계에 있는 모든 보살들이 마음으로 성문의 열반을 즐겨 구하는 것이 있거늘 그 마음을 버리고 나아가 큰 행[大行]을 닦게 하려고 이렇게 설한 것이다.
또 변화불(變化佛:化身佛)이 변화한 성문에게 기별(記別:수기)을 주는 것은 법성불(法性佛)이 아니다.
대혜여, 성문에게 수기를 준 것은 비밀의 설법이다.
대혜여, 부처님과 스승이 차별이 없다는 것은 혹장(惑障:煩惱障)을 끊음에 의하여 해탈의 한 맛[一味]이기 때문이며, 지장(智障:所知障)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장은 꼭 법무아(法無我)의 성품을 보아야 청정해지기 때문이다.
번뇌장은 인무아(人無我)를 보고 의식(意識)을 버리고 떠나면 이때 처음 장식(藏識)의 습기를 끊어 멸하게 되나, 법장(法障:智障)을 해탈하여야 바야흐로 영원한 청정을 얻는 것이다.
대혜여, 나는 본래부터 머무는 법[本住法]에 의하여 이 비밀의 말을 하는 것이며, 앞의 부처님과 뒤의 부처님의 말씀이 다르지 않으니, 이와 같이 모든 문자를 갖춘 까닭이다.
대혜여, 여래는 바르게 알아 허망한 생각이 없고 생각을 기다려 그 후에 법을 설하는 것이 아니다.
여래는 오래 전에 이미 네 가지 습기[四種習氣:四住번뇌]를 끊고 두 가지 죽음을 떠나 두 가지 장애(번뇌장ㆍ소지장)를 제거하였다.
대혜여, 뜻과 의식과 안식(眼識:五識) 등 일곱 가지 식은 습기가 인이 되니, 이것은 찰나의 성품으로 무루선(無漏善)을 떠난 것이고 유전하는 법도 아니다.
대혜여, 여래장이란 항상함으로 생사에 유전하여 열반고락의 인이 되나니, 어리석은 범부는 알지 못하고 허망하게 공에 집착한다.
대혜여, 변화하는 여래(화신불)는 금강역사가 항상 따라 호위하여 보호하나, 진실한 부처님은 아니다.
진실한 여래는 모든 한량(限量)을 떠나서, 2승과 외도는 능히 알지 못한다.
현재의 법락에 머물러 지인(智忍)을 성취하여 금강역사의 보호를 빌리지 않는다.
일체의 화불(化佛)은 업에서 생하는 것이 아니어서 부처가 아니요 또한 부처가 아님도 아니다.
비유하면 도공[陶師]이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서 만들듯이 화불도 또한 그러하다.
온갖 모양을 구족하여 법을 연설하나 능히 스스로 깨달은 바른 지혜로 행하는 경계는 설할 수 없다.
또한 대혜여, 모든 어리석은 사람은 6식이 멸하는 것을 보고 단견을 일으키고 장식(藏識)을 깨닫지 못하여 상견(常見)을 일으킨다.
대혜여, 자기 마음이 본제(本際)를 분별하기 때문에 얻지 못한다.
이 분별을 떠나면 곧 해탈을 얻어 네 가지 습기를 끊고, 일체의 허물을 떠나는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3승(乘)과 승 아님[非乘]에는
부처님의 열반 없으나
모두 여래가 수기를 주어
온갖 허물과 나쁜 것을 떠났다 말하였느니라.
구경의 지혜와
무여열반 성취하여
나아가 겁내고 하열한 사람 이끌려고
이 비밀한 뜻에 의해 말하노라.
모든 부처님 얻으신 지혜로
이와 같은 도 연설하시니
오직 이것뿐 다시 다른 것은 아니니
그래서 그들은 열반이 없느니라.
욕계[欲]ㆍ색계[色]ㆍ유(有)의 모든 견해
이와 같은 네 가지 습기는
의식(意識)에서 생겨나는 것
장식[藏]과 뜻[意]에도 또한 있느니라.
의식과 안식[眼] 등이 무상함 보고
그래서 단견[斷]을 설하고
미혹하여 의식과 장식이 항상하다 하여
삿된 지혜로 열반이라 말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