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집비유왕경 하권
[달 천자와 강, 바라밀]
사리불아, 비유를 들어 말하겠다.
달이 출현할 때 이 염부주에 흐르는 샘 ㆍ연못ㆍ배를 댈 수 있을 만한 강ㆍ작은 강ㆍ큰 강에 모두 달이 나타난다.
그러나 달 천자는 자기 궁전에서 움직이지 않고, 저 달도 한곳에 가까이하지 않지만 모든 곳에 달 그림자가 나타난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10지(地)에 머무는 보살마하살은 백천 구지 나유타의 많은 부처님세계에 자신을 나타내 보인다.
저 모든 부처님세계에 있는 마을ㆍ성ㆍ부락ㆍ국토ㆍ왕의 도읍 등 모든 곳에 보살마하살은 자신을 나타내 보인다.
어떤 곳에서는 보시바라밀을 나타내 보이며, 혹은 머리ㆍ손ㆍ발ㆍ눈ㆍ귀를 버리기도 하며, 혹은 가죽ㆍ살ㆍ근육ㆍ뼈ㆍ골수ㆍ심장을 버리기도 한다.
혹은 아들ㆍ딸ㆍ아내ㆍ첩ㆍ집ㆍ촌ㆍ성ㆍ부락ㆍ국토ㆍ왕의 도읍을 버리기도 하며,
혹은 죄 없는 법을 나타내어 큰 모임에 제사하고,
먹을 것을 구하면 먹을 것을 주고, 마실 것을 구하면 마실 것을 준다.
이렇게 하여 심지어는 타는 수레ㆍ의복ㆍ만향(鬘香)ㆍ바르는 향[塗香]ㆍ침상과 의자ㆍ기대는 의자ㆍ밝은 등(燈)을 주기까지 한다.
희사를 나타내 보일 때는 인색한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며, 나아가 5수취(受聚)를 버리게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서는 지계(持戒)바라밀을 나타내 보일 때 결함이 없게 하고, 구멍나지 않게 하며, 얼룩지지 않게 하고, 뒤섞이지 않게 하여 검은 소가 꼬리를 보호하듯 하는데,
이는 계를 파괴한 중생을 거두어들이고자 하기 때문이며,
나아가 세 가지 해탈문에 머물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서는 인욕바라밀을 나타내 보일 때 손발을 절단하고 눈을 후비더라도 스스로 성내는 일이 없는데,
이는 뽐내고 교만하며 성내는 독을 품고 부귀를 탐하는 중생을 위해 그들을 결국에 가서는 무생법인(無生法忍)에 안주하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어느 곳에서는 정진바라밀을 나타내 보이는데, 이는 나태한 중생을 열심히 정진하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며, 스스로의 즐거움에 싫증을 느껴 떠나고 모든 중생을 즐거움에 안주하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며, 나태하여 적게 정진하는 중생을 거두어들여 정진에 머물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며, 나아가 10지(地)에 머물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서는 선정바라밀을 나타내 보여 선정해탈삼마지삼마발제에 노니는데,
생각을 잃고 바르게 알지 못하는 중생이나 삼마지를 닦을 마음이 없어 마음이 어지러운 중생을 위하기 때문이며,
내지는 금강삼마지에 머무르게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어떤 곳에서는 반야바라밀을 나타내 보이는데,
건너기 어려운 깊은 불법을 설하고자 하기 때문이며,
처하나 처함이 아니며, 위치해도 위치함이 아니니, 중생과 같이 행동하고 그들을 위해 법을 설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10지에 머무는 보살마하살은 교묘하게 방편반야바라밀을 거두어들이고 구족하여 얻고자 한 바를 이와 같이 해내며,
저 모든 중생들이 모든 바라밀을 믿으면 이와 같이 모든 중생을 위하여 모든 바라밀을 나타내 보이며,
저 모든 중생들이 색(色)을 믿으면 이와 같이 모든 중생을 위하여 모든 바라밀을 나타내 보이며,
저 모든 중생들이 색(色)을 믿으면 이와 같이 모든 중생을 위하여 색을 나타내 보이며,
만일 법의 근본을 믿으면 이와 같이 모든 중생을 위하여 법을 설하여 저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얻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