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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야바라밀다경 제551권
22. 선우품(善友品) ①
[선지식]
그 때 세존께서 다시 선현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깊은 마음으로 위없는 깨달음을 증득하고자 하면, 항상 진실하고 청정한 착한 벗을 친근하면서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해야 하느니라.”
구수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어떤 이들을 모든 보살마하살의 진실하고 청정한 착한 벗이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이 바로 모든 보살마하살의 진실하고 청정한 착한 벗이요,
온갖 물러나지 않는 보살마하살도 역시 보살마하살들의 진실하고 청정한 착한 벗이니라.
그 밖의 보살과 모든 성문과 그리고 그 밖의 착한 선비로서 보살을 위하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법문을 연설하고 보이면서 모든 보살들을 경계하고 가르치어 선근을 심고 보살의 행을 닦아서 속히 원만하게 하는 이들이면 역시 보살마하살들의 진실하고 청정한 착한 벗이요,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경전도 역시 보살마하살들의 진실하고 청정한 착한 벗이니라.
또 선현아, 보시와 계율과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반야바라밀다도 역시 모든 보살들의 진실하고 청정한 착한 벗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스승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길잡이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광명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거울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집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수호자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돌아갈 데이니라.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나아갈 데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섬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아버지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역시 보살마하살의 어머니이며,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보살마하살들로 하여금 미묘한 지혜를 얻어서 여실한 깨달음如實覺]을 내어 빨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게 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온갖 보살마하살들은 모두가 6바라밀다로 인하여 반야바라밀다를 닦아 익히어 마침내 원만하게 하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과거의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이미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이미 열반하셨거니와 그 부처님ㆍ세존께서도 모두가 6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일체지(一切智)를 내셨으며,
미래의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장차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장차 열반하실 것이나 그 부처님ㆍ세존께서도 6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일체지를 내실 것이며,
현재에 시방의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고 그지없는 세계에 계신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현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함께 유정들을 위하여 바른 법을 연설하거나 그 부처님ㆍ세존께서도 역시 6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일체지를 내시느니라.
지금의 나 여래ㆍ응공ㆍ정등각도 현재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현재 유정들을 위해 바른 법을 연설하거니와 역시 6바라밀다에 의거하여 일체지를 내나니,
왜냐 하면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두루 37보리분법(菩提分法)과 4범주(梵住)와 4섭사(攝事)과 그 밖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 법과 모든 부처님의 지혜와 자연의 지혜自然智]와 부사의의 지혜不思議智]와 대적이 없는 지혜(無敵對智)와 일체지지를 섭수하므로 모두가 다 이와 같은 6바라밀다에 포섭되어 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나는
‘이와 같은 6바라밀다는 바로 모든 보살마하살의 진실하고 청정한 착한 벗으로서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위해 스승이 되고 길잡이가 되며 광명이 되고 거울이 되며 집이 되고 수호자가 되며 돌아갈 데가 되고 나아갈 데가 되며 섬이 되고 부모가 되어서
보살마하살들로 하여금 미묘한 지혜를 얻고 여실한 깨달음을 얻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빨리 증득하여 모든 유정에게 보답을 바라지 않는 벗이 되어 준다’고 하나니,
그러므로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의당 6바라밀다를 배워야 하느니라.
또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6바라밀다를 배우고자 하면, 응당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경전을 지극한 마음으로 듣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우고 이치를 관찰하며 의심된 바를 결단해야 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는 6바라밀다의 어른이요 길잡이며 능히 보이고 능히 굴리면서 낳아 기르는 어머니이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만일 반야바라밀다를 여의면 앞의 다섯 가지 바라밀다가 없기 때문이니, 비록 보시와 계율과 인욕과 정진과 선정이 있다 하더라도 저 언덕에 이를 수 있다고 하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다른 이의 가르침에 따르지 않는 행을 얻고자 하고, 다른 이의 가르침에 따르지 않는 지위에 머무르고자 하고, 온갖 유정들의 의심을 끊고자 하고, 온갖 유정들의 원을 만족시키고자 하고, 불국토를 장엄하고자 하고, 유정을 성숙시키고자 하면, 응당 반야바라밀다를 배워야 하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이 반야바라밀다의 매우 깊은 경전에서는 보살마하살들이 배워야 할 법을 널리 말하고 있기 때문이니,
온갖 보살마하살들은 모두가 그 가운데서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하나니,
만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선교를 부지런히 닦고 배우면 반드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여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온갖 유정을 제도하리라.”
[반야바라밀다의 모양]
그 때 선현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무엇을 모양으로 삼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집착이 없음을 모양으로 삼느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혹시 어떤 인연이 있어서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가 집착이 없는 모양이오며, 그 밖의 온갖 법도 집착이 없는 모양이 있다고 말씀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인연이 있는 까닭에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집착이 없는 모양이며, 그 밖의 온갖 법도 이 집착이 없는 모양이 있다 할 수 있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온갖 법은 모두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같지 않음이 없기 때문이니, 그것이 바로 공(空)이요 멀리 여읜 것遠離]이니라.
그러므로 선현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집착이 없는 모양으로 말미암아 그것이 바로 공이요 멀리 여읜 것이며, 그 밖의 온갖 법도 집착이 없는 모양으로 말미암아 역시 공이요 멀리 여읜 것이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만일 온갖 법이 모두 공이요 멀리 여읜 것일진댄 어떻게 유정은 물듦이 있고 깨끗함이 있음을 시설할 수 있습니까?
세존이시여, 공하고 멀리 여읜 법은 물듦이 있다거나 깨끗함이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공하고 멀리 여읜 법으로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공하고 멀리 여읜 법을 떠나서 어떤 다른 법으로도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세존께서는 어떻게 저로 하여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매우 깊은 이치를 이해하게 하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유정이 온 밤 내내 나(我)와 내 것我所]이란 마음으로 나와 내 것을 집착함이 있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유정들은 온 밤 내내 나와 내 것이란 마음으로 나와 내 것을 집착함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유정들이 집착하는 나와 내 것은 공하고 멀리 여읜 것이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유정들이 집착하는 나와 내 것은 모두가 공하고 멀리 여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찌 유정들이 나와 내 것이란 집착으로 말미암아 나고 죽음에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모든 유정들은 나와 내 것이란 집착으로 말미암아 나고 죽음에 헤매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이와 같은 유정들이 나고 죽음에 헤매면서 물듦과 깨끗함을 시설하는 것이니,
모든 유정이 나와 내 것을 허망하게 집착함으로 말미암아 물듦이 있다고 말하거니와 그 가운데는 물든 것이 없고,
모든 유정이 나와 내 것을 허망하게 집착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깨끗함이 있다고 말하거니와 그 가운데는 깨끗한 것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선현아, 비록 온갖 법이 모두가 공하고 멀리 여읜 것이기는 하나 모든 유정은 역시 물듦이 있고 깨끗함이 있음을 시설할 수 있나니,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행하면 반야바라밀다를 행한다고 하는 줄 알 것이니라.”
구수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심히 기이합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합니다. 선서시여.
비록 온갖 법이 모두가 공하고 멀리 여읜 것이기는 하나 모든 유정에게는 물들음이 있고 깨끗함이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행할 수 있으면, 물질色]을 행하지 않고 느낌受]ㆍ생각想]ㆍ지어감行]ㆍ의식識]도 행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행할 수 있으면, 세간의 하늘과 인간과 아수라들이 모두 조복시킬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행할 수 없으면 곧 온갖 성문이나 독각이 행한 바의 행보다 수승하여 수승함이 없는 곳에 이르리이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모든 부처님 성품佛性]과 여래의 성품如來性]과 온갖 지혜의 성품一切智性]이 모두 수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作意]으로 말미암아 낮이나 밤이나 방편선교에 머무르면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빨리 증득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에 머무름]
또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령 이 남섬부주(南贍部洲) 안의 온갖 유정들이 앞도 없고 뒤도 없이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내며 이 마음을 낸 뒤에는 모든 보살마하살의 행을 닦아서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할 때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들이 그들의 수명이 다하도록 모든 세간의 훌륭한 쾌락의 기구로써 이 모든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고 찬탄하며, 다시 이와 같이 쌓은 선근을 모든 유정들과 함께 평등하게 지니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은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매우 많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많겠습니다, 선서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만일 선남자ㆍ선여인들이 대중 가운데서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연설하면서 시설하고 건립하고 분별하고 보이어 알기 쉽게 하며 그리고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에 머무르게 되면,
이 선남자ㆍ선여인들이 이 인연으로 얻는 공덕이 앞이 것보다 매우많아서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느니라.
또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가령 이 남섬부주 안의 온갖 유정들이 앞도 없고 뒤도 없이 한꺼번에 모두가 사람 몸이 되고 사람 몸이 된 뒤에는 모두가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내며
이 마음을 낸 뒤에는 그의 수명이 다하도록 모든 세간의 온갖 쾌락의 기구로써 온갖 유정을 공경하면서 보시하고,
다시 이와 같은 보시의 선근을 모든 유정들과 함께 평등하게 지니어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 회향하면,
이 모든 보살마하살은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많겠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매우 많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많겠습니다, 선서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최소한 하루만이라도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에 머무른다 하면, 그가 얻는 공덕이 앞의 것보다 매우 많아서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에 머무름으로써 이와 같고 이와 같이 온갖 유정들의 복 밭福田]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이 보살마하살이 일으키는 인자한 마음은 모든 유정들로서는 미칠 수 있는 이가 없기 때문이니, 오직 여래ㆍ응공ㆍ정등각만은 제외되느니라.
왜냐 하면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같을 만한 이가 없기 때문이요,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은 비유될 만한 이가 없기 때문이요,
온갖 여래ㆍ응공ㆍ정등각께서 성취한 법은 불가사의하기 때문이니라.
선현아, 어떻게 이 보살마하살이 그러한 만큼의 수승한 공덕을 이끄는가?
선현아, 반드시 알라. 이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은 수승한 반야바라밀다를 성취했기 때문이니, 이 반야바라밀다로 말미암아 모든 유정이 죽는 형을 당함과 같은 모든 고뇌를 받는 것을 보고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며,
다시 하늘눈天眼]으로 모든 세간을 관찰하면서 어떤 그지없는 모든 유정들은 무간업(無間業)을 이루어서 겨를이 없는 곳에 떨어져 온갖 극심한 고통을 받는 것을 보기도 하고, 혹은 그물에 덮이어서 바른 길을 얻지 못한 것을 보기도 하며, 혹은 또 어떤 모든 유정들은 겨를이 없는 곳에 떨어져서 온갖 겨를이 있는 일을 여읜 것을 보기도 하나니,
이러한 모든 유정들을 보고 나서는 크게 싫증과 두려움을 내며 두루 온갖 유정의 세간을 반연하여 큰 자비와 상응하는 뜻 지음을 내면서,
‘나는 두루 온갖 유정을 위하여 크게 의지할 데와 수호자가 되겠다. 나는 유정들이 받는 고뇌를 해탈시켜 주겠다’고 이런 생각을 한다 할지라도
이런 생각에 머무르지 않고 그 밖의 생각에도 머무르지 않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것을 보살마하살들의 큰 지혜의 광명이라 하나니,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잘 증득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이런 머무름에 머무르는 까닭에 온갖 세간의 복 밭이 되어 주나니, 비록 아직 일체지지를 증득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는 지위를 얻고서 시주(施主)에게서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의약이며 그 밖의 살림 기구를 받을 수 있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에 잘 머무르기 때문에 마침내 시주의 은혜를 갚을 수 있고 또한 일체지지에 친근할 수 있나니,
그러므로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국왕 대신과 모든 유정들의 온갖 신시(信施)를 헛되이 받지 않고자 하고,
유정에게 진실하고 청정한 길을 보이고자 하고, 유정에게 큰 광명과 거울이 되고자 하고, 유정을 나고 죽는 감옥에서 벗어나게 하고, 유정에게 청정한 법의 눈을 베풀고자 하면,
의당 언제나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항상 반야바라밀다의 상응하는 뜻 지음에 머무르게 되면,
이 보살마하살은 이런 뜻 지음을 항시 기억하면서 그 밖의 뜻 지음은 잠시도 일어나지 않게 하므로 온갖 하는 언설도 반야바라밀다의 이치와 상응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낮이나 밤이나 부지런히 힘쓰면서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에 항시 머물러서 잠시도 버리는 일이 없나니,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먼저는 마니보주末尼寶珠]를 가진 일이 없다가 뒷날에야 얻고서 기뻐하며 좋아하였으나
어떤 일을 만나 잃어버리고는 크게 근심하고 걱정을 하며 항상 아까워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면서
‘어떤 계교를 써야 이 구슬을 도로 얻을까’ 하고,
그 사람은 이런 상응하는 뜻 지음을 그 보주에 관하여 잠시도 버리는 일이 없는 것과 같으니라.
모든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언제나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에 머물러야 하나니,
만일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에 머무르지 않으면 일체지지와 상응하는 뜻 지음을 잃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와 상응하는 뜻 지음에 대하여 항상 머무르면서 잠시도 버리는 일이 없어야 하느니라.”
그 때 선현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만일 온갖 법과 모든 뜻 지음이 모두가 제 성품을 여의고 공하여 있지 않은 것일진댄,
어떻게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의 일체지지와 상응하는 뜻 지음을 여의지 않으리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만일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과 모든 뜻 지음은 모두가 제 성품을 여의고 공하여 있지 않음을 알면, 이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다의 일체지지와 상응하는 뜻 지음을 여의지 않느니라.
그 까닭이 무엇인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일체지지와 모든 뜻 지음은 모두가 제 성품을 여의고 공하여 있지 않으며 이 안의 온갖 것은 더함과 덜함이 다 같이 없기 때문이니,
만일 이를 바르게 통달하면 그것을 곧 여의지 않는다고 하느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만일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제 성품이 항상 공하여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을진대,
어떻게 보살마하살들은 반야바라밀다를 닦아 증득하고 곧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모든 보살마하살이 반야바라밀다를 닦아 증득하면 온갖 법에서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으며 보살마하살에서도 더함과 덜함이 없는 것은 마치 깊은 반야바라밀다의 제 성품이 공하기 때문에 더함도 없고 덜함도 없는 것과 같나니,
모든 법과 보살 또한 그와 같아서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알면 그것이 곧 반야바라밀다를 닦아 증득한 것이라 하느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구한 바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빨리 증득할 수 있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다는 더하거나 덜함이 없다’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에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잠기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으면서 망설임도 없으면,
이 보살마하살은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이미 마지막에 이르렀고 보살의 물러나지 않는 지위에 머무른 것이므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빨리 증득하여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유정들을 제도하리라.”
대반야바라밀다경 제552권
22. 선우품(善友品) ②
[반야바라밀다를 행함]
그 때 구수 선현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 그것으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를 떠나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는 이런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의 공 그것으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의 공을 떠나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공 그것으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공을 떠나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공 그것으로 공을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공을 떠나서 공을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 그것으로 공을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를 떠나서 공을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물질 그것으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물질을 떠나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 그것으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떠나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물질의 공 그것으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물질의 공을 떠나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공 그것으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공을 떠나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물질 그것으로 공을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물질을 떠나서 공을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 그것으로 공을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을 떠나서 공을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물질의 공 그것으로 공을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물질의 공을 떠나서 공을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공 그것으로 공을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의 공을 떠나서 공을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온갖 법 그것으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온갖 법을 떠나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온갖 법의 공 그것으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온갖 법의 공을 떠나서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온갖 법 그것으로 공을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온갖 법을 떠나서 공을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온갖 법의 공 그것으로 공을 행할 수 있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온갖 법의 공을 떠나서 공을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그 때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만일 그러할진대 모든 보살마하살은 어떠한 법으로써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고, 그리고 공을 행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는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수 있고 공을 행할 수 있는 어떤 법이 있다고 보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는 반야바라밀다가 있다고 보고 공이 있다고 보는 것이 바로 보살마하살의 행할 바의 곳이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네가 보지 않는 바의 법인 그 법은 얻을 수 있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얻을 수 없는 법에 나고 없어짐이 있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네가 보지 못하고 얻지 못한 법에 있는 참모습實相]이 바로 보살의 무생법인(無生法忍)이니,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은 무생법인을 성취하면 곧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수기를 얻을 만 하느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의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4무애해(無礙解)와 대자(大慈)ㆍ대비(大悲)ㆍ대희(大喜)ㆍ대사(大捨)와 18불공법(不共法) 등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수승한 공덕을 정진하면서 사실대로 행할 수 있는 이라 하느니라.
만일 이와 같이 정진하면서 수행하는 데도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의 지혜와 일체상지(一切相智)와 큰 장사 우두머리와 지혜大啇主智]를 얻지 못한다면 옳지 못한 일이니라.”
구수 선현이 다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의 남生]이 없는 법 성품으로써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수기를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의 남이 있는 법 성품으로써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수기를 얻습니까?”
“그렇지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의 남이 있기도 하고 남이 없기도 하는 법 성품으로써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수기를 얻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세존이시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의 남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이 없는 것도 아닌 법 성품으로써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수기를 얻습니까?”
“그렇지도 않느니라, 선현아.”
그 때 선현이 바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만일 그러할진대 어떻게 모든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수기를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현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는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수기를 얻는 어떤 법이 있다고 보느냐?”
선현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에서 수기를 얻을 만한 어떠한 법도 보지 않으며, 또한 부처님의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이와 증득하는 때와 증득할 곳의 어떤 법도 보지 않고 이로 말미암아 증득한다는 것과 증득할 바의 법도 모두 보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온갖 법은 모두가 얻을 바가 없고 온갖 법의 얻을 바 없는 가운데서는 증득하는 이와 증득할 바와 증득하는 때와 증득할 곳이며 그리고 이로 말미암아 증득한다는 것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현아,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선현아, 알아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은 온갖 법에서 얻을 바 없을 때에
‘나는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당연히 증득해야 한다.
나는 이 법으로써 이와 같은 때에 이와 같은 곳에서 위없는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을 증득한다’고 생각하지 않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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