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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명시 세계의 시와 산문 24 생각여우 / 테드 휴즈
김상환 추천 0 조회 110 26.07.12 18:43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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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6.07.12 22:59

    첫댓글 시가 어디서 오는지, 무엇이 시를 데려오는지, 시는 어떻게 오는지···, 멋진 시에 곁들여진 산문도 참 아름답습니다.

    한 마리 은빛 여우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시가 되는지, 고요히 숨어 웅크려 꿈꾸는 여우가 시가 되는지, 그 무엇이 시가 되는지 알 수 없어도 높은 산, 깊은 골을 거쳐온 맑은 물과 같은 산문을 읽으며 시와 더 가까워지는 느낌입니다.

  • 작성자 26.07.13 09:32


    A. 시가 앎과 느낌의 한 방법이라면, 예의 질문은 양질의 시 읽기와 쓰기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랄까. 지적 정서적 호기심으로 자주, 깊이, 클로우즈 리딩(close reading)을 하다 보면 실감할 듯합니다. ‘무엇이, 어떻게 시가 되는가’는 유위-작위의 문제로 은빛 여우의 눈빛도, 꿈꾸는 여우도 시의 라이트모티브가 되겠지요. 하지만 ‘시는, 시상은 어디서 어떻게 오는가’는 무위와 우연(성)에 기반한 유위의 문제가 되겠지요. 이와 관련하여 be와 become, is와 is not의 문제. 즉 시-이다 vs 시가-되다, 또는 시-이다, 시가-아니다의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되기(becoming)’는 결국 시의 아이디어나 인스피레이션이 어떻게 한 편의 시가 되는가와 호응하는 변화와 변용의 과정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 변화무쌍한 세계를 드러내는 최상의 방식이 포이에시스(Poiesis, 창작 일반)라면 과정(Process)이야말로 시의 실재(Reality)가 되는 셈입니다. 그리고 ‘여우는 여우인 동시에 여우가 아니다’의 경우, 시는 ‘이다is’와 ‘아니다is not’의 사이에서 비롯되는 반유(半有)의 존재 사건입니다.

  • 작성자 26.07.13 09:33

    침묵의 세계와 언어, 상상적 세계와 우주의 현전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한가? 더욱이 중요한 것은, 참된 현실성(Wirklichkeit)으로서 그것은 ‘죽음에 이르는 길 위에서 마주치는 것’이자, 미학과 윤리의 ‘궁극적 관심사’(빌렘 플루서, 『사진의 철학을 위하여』)입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이 참된 현실성을 깊이 알고 느끼며 드러내는 게 시와 예술의 아름다움이랄까..

  • 26.07.14 07:21

    휴즈 자신이 시 창작을 위해 고투하는 과정을 여우의 움직임에 빗대어 섬세하고 유니크하게 제시하고 있다. 상상 속의 여우를 통해 생생한 언어의 광맥을 채굴한 시인에게 ‘생각여우’야말로 진짜 여우, 다른 여우인 것이다. 시는 이 다름과 차이를 지향한다. 여우이면서 여우가 아닌 그것은 다른 감정-언어, 다른 리듬-이미지, 다른 자연-현실, 다른 경험-사물을 말한다ㅡ 그렇다. 시인은 제몸에서 시가 떠나면 또 시를 기다린다 ㅡ 그 고독과 적막이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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