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간을 읽다
안창섭
나와 너 사이
너와 너 사이
나와 나 사이
이인삼각 관계 이대로 라면
멀고도 가까운 강물이 흐르거나
비가 오거나 갈바람이 불거나
태풍 몰아쳐도 그냥 보고만 있었지
바다가 육지라면을 밥 말아 먹어도
허기의 연락선은 연락처만 남기고
상처뿐인 너울 파도를 잘라 먹었지
진담과 농담을 섞어 담 벽에 진실만 그려 놓고
꿀 발린 혓바닥이 발바닥을 핥아도
바람은 전봇대에 기대어
담쟁이 손가락을 잡아 주었다
무지개 피는 산 넘어 너머에
빨강과 주황사이
빨주노초파남보가 숨어있었네
초와 불 사이 촛불 핀다
파란불과 노란불 사이 불꽃 핀다
심지와 초물 사이 눈물 꽃 핀다
밭고랑과 고랑 사이 발걸음 소리로
몸이 땅속으로 들어가고
골과 골 사이 노을을 만난 바람 주름살 깊어
끝에서 끝까지 가려는데
씨줄과 날줄 사이 바람이 걸리고
막과 막 사이 인생2막3장 익어 가는 무늬 만 쌓인다
본적지와 거주지를 사이에 두고
비에 젖은 나이를 띄엄띄엄 묶어 놓고
사이사이에 주름살을 풀어 놓고 간다
행갈이로 넘어가는 세월쯤이야
행간 걸침으로 다리 사이를 벌리고
돌아오는 연락선을 선창으로 끌고 간다
오늘 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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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을 읽다 / 안창섭
이정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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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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