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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전화벨 소리)) | ||
A: I'll get it. | |||
(2) | ((전화벨 소리)) | ||
A: ?I'm gonna get it. |
(2)에서 be going to의 용법이 부자연스러운 이유 중의 하나는 be going to는 주로 화자가 미리 혼자서 계획해서 수행하기로 한 사건을 제시하는 데에 쓰인다는 데에 있다. 즉 be going to는 현재 상황에서 화자가 청자와 이야기하기 이전에 자의적으로 미리 해당 행위나 사건을 계획한 후에, 그와 같이 자기가 의도한 바를 청자에게 이야기하는 경우에 쓰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화벨이 울렸을 때 화자가 새로운 현 상황에 반응하여 전화를 받겠다는 발화를 하는 맥락에서 be going to를 쓴다면, 화자가 전화를 받는 행위를 미리 스스로 계획한 후에 현재 이를 청자에게 밝힌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운 발화가 되는 것이다.
be going to와는 달리 will은 화자가 현 상황에서 발생한 어떤 행위나 사건에 반응하는 맥락에서 쓰이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1)과 같이 전화벨이 울렸을 채 화자가 즉각적으로 청자에게 전화를 받겠다고 말할 때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will과 be going to의 특성은 예문(3)과 (4)에서도 볼 수 있다. 비서(A)가 과장(B)에게 사장이 과장을 언제 한번 보자고 한다는 말을 하자, 과장은 그 다음날 사장을 만날 거라고 답하는 상황이다(Sheen 1991):
(3) | A: The boss would like to see you some time. |
B: Yes, I'm going to see him tomorrow. | |
(4) | A: The boss would like to see you some time. |
B: Oh, thank you, I'll see him tomorrow. |
(3)의 경우 B(과장)는 be going to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과장이 현재의 비서와의 대화 이전에 이미 사장을 만나기로 결정한 상황인 경우이다. 따라서 '네. 그렇지 않아도 내일 만나 뵐 예정이예요'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다. 반면에 (4)에서 B가 will을 사용해 답한 경우는 현 대화상황에서 비서의 말을 듣고 사장을 만나기로 즉각 결정한 경우로, '아, 그래요? 그럼 내일 만나 뵙죠'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의미의 차이는 will이 perhaps, I think, I hope 등의 표현과 자주 쓰인다는 데에서도 관찰된다. 즉 이러한 표현들은 화자의 의도가 확실히 결정되지 않았음을 보이기 때문에 be going to보다는 will과 보다 자연스럽게 같이 쓰일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5) | A: I'm going to attend the meeting tonight. |
B: I haven't decided yet. I think I'll stay in. |
예문 (5)에서 보면 B가 회의에 갈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맥락에서 be going to보다 will이 더 자연스럽다. 실제로 will은 'I think I'll ...'의 형태로 굳어져서 많이 쓰이는 경향이 있다.
즉흥성 대 계획성의 상대적인 정도의 차이로 설명되는 will과 be going to의 용법은 사건과 사건과의 상호연관성을 제시하는 측면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즉 (1)의 경우 화자가 전화를 자기가 받겠다는 맥락에서 will을 쓸 때, 화자가 전화를 받는 행위는 전화벨이 울리는 사건에 연유한다. 즉 will은 어느 다른 사건의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 사건을 표시하는 특성을 갖는다. 마찬가지로 예문 (4)에서도 비서가 전해준 메시지에 영향을 받아 화자가 그에 대한 반응으로 결정한 사건을 표시하는 데에 will구문이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선행 사건의 결과로 초래되는 사건을 제시하는 데에 will이 쓰임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추측의 의미를 갖는 will의 용법에 있어서도 이러한 선행 사건과의 관련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6) | ((전화벨 소리)) |
A: That will be Todd. |
예문 (6)에서 화자가 전화벨이 울리자 "Todd가 전화했을거야"라고 말하는 상황에서도 전화벨 소리에 대한 반응으로 will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will의 용법이 사건간의 연관성 혹은 속발성(contingency)과 관련이 있다는 점은 will이 조건절 등의 선행절과 함께 쓰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도 입증된다:
(7) If you put your pawn there, he'll win the game.
(8) Go to the cafe at 9 p.m., and I'll meet you there.
예문 (7)과 (8)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선행절에서 제시된 사건이 조건이나 원인이 되어 그 결과로서 초래되는 사건을 제시하는 데에 will이 쓰이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will의 특성은 예문 (9)와 (10)에서도 나타난다. 예문 (9)와 (10)은 한 가족의 저녁식사 대화를 녹음한 자료에서 발췌한 것이다:
(9) | ((매운 소스를 먹고 나서 괴로워하고 있는 딸에게 엄마가 하는 말)) |
Eat some celery. That'll take it away. | |
(10) | ((저녁식사때 아무도 식사기도를 하려고 하는 사람이 없자)) |
I'll say the prayers. |
예문 (9)과 (10)에서도 화자가 어떤 사건에 반응하여 발화할 때에 will이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9)에서는 셀러리를 먹으면 그 결과로 매운 맛이 없어질 것이라는 것이고, (10)에서는 아무도 식사기도를 하려는 사람이 없는 사건에 반응하여 화자가 기도를 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이러한 예문을 통하여 will 구문은 선행 사건의 결과로 초래된 사건을 표시하는 데에 쓰임을 알 수 있다.
이인칭주어 의문문에서도 will과 be going to는 서로 상이한 기능을 한다. 이 차이는 예문 (11)과 (12)에서 잘 나타나 있다:
(11) Will you open the door?
(12) Are you going to open the door?
will 이 쓰인 예문 (11)의 문장은 단순한 질문 이상의 기능을 넘어서, 화자가 청자에게 문을 열어달라는 '요청'의 화행(speech act)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 말을 들은 청자는 곧 문을 열어 준다던가 하여 화자의 요청에 반응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된다. 반면에 be going to가 쓰인 예문 (12)의 문장에서는 화자가 단순히 청자가 문을 열 것인지 안 열 것인지에 관하여 청자의 의도를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will이 쓰인 예문 (11)과는 달리 요청의 화행을 수행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차이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will이 현 상황의 어떤 사건에 대한 결과로 발생하는 행위를 표시할 뿐 아니라, 어떤 다른 행위나 사건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하는 사건을 표시하는 특성도 있음을 보인다. 즉 이인칭 주어 의문문에서 be going to는 화자가 청자의 의도를 확인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청자로부터 어떤 반응을 초래하지 않지만, will은 요청 등의 화행을 구성함으로써, 청자로부터 어떤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거나 청자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적 기능을 수행하는 특성이 있다.
be going to는 현재시점이나 혹은 거의 임박한 시점에서 시작되는 사건을 제시하는 데에 쓰이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화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곧 일어날 사건을 표시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will이 쓰인다면 부자연스러운 발화문이 된다:
(13) | Help! I'm going to fall. |
(14) | ?Help! I'll fall. |
(15) | Look, it's gonna rain soon. |
(16) | ?Look, it'll rain soon. |
이와 같이 화자가 통제하지 못하는 물리적 현상 등에 대하여, 해당 사건이 발생할 시점이 임박했을 때 be going to가 사용되는 특성이 있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먼 미래시점에 일어날 사건을 표시할 때에는 will이 쓰이는 경향이 있다:
(17) | We'll meet in 10 years. |
(18) | ?We're gonna meet in 10 years. |
will과 be going to의 차이중의 또 하나는 will이 be going to보다 격식성이 높은 맥락에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Celce-Murcia 1999):
(19) | ((식당에서 친구에게)) |
I'm gonna have the mushrooms. | |
((몇 분 후 웨이터에게)) | |
I'll have the mushrooms. |
예문 (19)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친한 친구와 식당에 간 경우 친구에게 버섯요리를 먹겠다는 말을 할 때에는 be going to가 자연스럽고, 잠시 후 웨이터에게 주문을 할 때에는 will이 더 자연스럽다. 마찬자기로 장교가 상관에게 보고할 때와 같이 격식성이 높은 맥락에서 be going to보다는 will을 쓰는 것이 더 적절한 경우가 많다:
(20) | ((장교가 상관에게)) |
Sir, the war will be over soon. |
전체적으로 will과 be going to의 차이점을 몇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위의 논의가 will과 be going to의 의미 차이를 모두 설명해 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두 형태의 중요한 의미 차이를 사건과 사건과의 관계 및 화자와 청자의 현 상호작용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문법 사항에도 적용되는 말이겠지만, 문법은 대개 하나의 확실한 규칙으로 제시되기보다는 실제 언어사용맥락을 통해 수많은 변수가 서로 반응하는 가운데 어떤 패턴이나 경향 등의 형태로 파악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will과 be going to의 용법도 실제 담화맥락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그 의미와 기능의 차이를 보다 심층적으로 파악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
첫댓글 감사히 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