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史記 25회》
☆세계 초유의 킹메이커 여불위 2☆
-24회 이야기에서 계속-
본국 한나라의 고향집이 있는 양척으로 달려간 여불위는 아버지 여공(呂公)을 알현하고 아버지 여공과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여불위 : 농사를 지으면 몇배나 남을까요?
*여공 : 10배는 남는다.
*여불위 : 보석 장사를 하면 얼마나 남을까요?
*여공 : 100배는 남는다.
*여불위 : 한나라(一國)의 왕을 만들면 얼마나 남을 까요,
*여공 : 너 돌았나?
그건 사람의 머리로 계산할 수 없는 것이다. 네가 장사가 하기 싫은 모양이구나.
*여불위 : 제가 꼭 그 장사를 하고싶습니다. 그래서 천하를 거둘 씨를 뿌리려고 합니다.
*여공 : 눈을 지그시 감고 가타부타 말이 없다.
여불위는 아버지가 승락하신걸로 알고 하직 인사를 올리고 다시 조나라 한단으로 말을 달렸습니다.
한달여 만에 한단에 와보니, 영이인과 조희는 살림을 차리고 있었습니다.
여불위는 본격적으로 영이인을 왕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영이인을 왕으로 만들려면 첫째로 진(秦)나라 왕실의 족보를 소상하게 알아낼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진나라에 있는 자신의 영업점 직원을 시켜 진나라 왕실의 족보를 캐보도록 하였습니다.
직원이 족보를 캐보니, 현재의 왕은 소양왕이고 나이가 60이 넘었으며 태자는 안국군인데 40대 후반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태자비는 화양 부인인데 초(楚)나라 출신이며 슬하에 자식이 없고 안국군의 자식들이 20명쯤 되는데 전부 후궁에서 낳은 것들이며 영이인은 그 중에서도 12번째 쯤 되기 때문에 향후에 태자가 될 확률은 제로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화양부인의 언니가 궁궐 근처에 살면서 친하게 지낸다는 정보까지 알아냈습니다.
이런 정보를 알아낸 여불위는 많은 금품을 준비하여 진나라의 수도 함양(咸陽)으로 떠났습니다.
먼저 화양부인에게 줄을 대기 위해 화양부인의 언니를 만났습니다.
여불위는 화양부인의 언니에게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지 못할만큼의 거금을 안기며 화양부인을 만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화양부인이 무엇을 가지고 싶은지도 알아봐 달라고 하였습니다.
화양부인의 언니는 입이 쫙벌어져 다물지를 못하며 쎄! 쎄!만 연발하였습니다.
약속한 날밤에 화양부인의 언니를 찾아가니 화양부인은 "여우목도리"를 갖고싶어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만나자는 날짜도 알려주었습니다.
여불위는 그 언니의 집을 물러나와 전직원을 풀어 여우목도리를 구하였습니다.
여우목도리는 당대 귀족여인들 사이에서 누구나 갖고싶어 하는 최고의 사치품이었습니다.
그리고 고급화장품을 세트로 준비하였습니다.
약속된 날짜에 화양부인이 거처하는 궁으로 화양부인의 언니와 함께 방문하였습니다.
여불위는 인사를 하면서 "소인은 한나라의 장사꾼인데 조나라에서 우연히 이인 왕자를 만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장사를 위해 진나라에 간다고 하니, 이인 왕자께서 아바마마(안국군)와 어마마마(화양부인)가 건강하게 잘계시는지 알아보고 오라며 어마마마께 드리라며 이 선물을 챙겨주셨습니다."라고 말하며 여우목도리와 화장품을 내놓았습니다.
화양부인은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여불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인 왕자는 어마마마께서 외로우실텐데 자식된 도리를 못해 늘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하였습니다."라고 거짓말을 하여 또 한번 감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마마마께서 고향 초(楚)나라를 그리워 하실거라 생각하고 이름을 楚자가 들어가는 자초(子楚)로 개명하여 어마마마를 위로하겠다고 하였습니다."라고 뻥을 치니, 화양부인은 한마디로 뿅 가버렸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화양부인은 초나라 출신이고 슬하에는 자기 배로 낳은 자식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런 마당에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자식인데도 자기를 끔찍히 생각해주는 이인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화양부인은 "또 진나라에 오는 길이 있으면 들리라."는 말과 함께 이인에게 선물 잘 받고 고맙다는 편지를 써서 여불위에게 전해주라고 하였습니다.
여불위의 1단계 킹메이크 작업은 대성공이었습니다.
편지를 받아 든 여불위는 하직 인사를 하고 궁을 나와 조나라로 돌아갔습니다.
조나라 한단으로 돌아와보니, 조희가 산기를 느껴 배를 움켜쥐고 여불위를 찾는다며 이인이 다급하게 찾아왔습니다.
이인으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라 잔뜩 겁을 먹었던 것입니다.
여불위는 피로도 풀지 못하고 조희에게 달려갔습니다.
여불위는 식모와 옆집 여인을 불러 출산을 돕도록 하는 등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조금 후에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조희는 녹초가 되었습니다. 태어난 아이는 사내였습니다.
여불위는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이 아이는 내 자식이 분명한데, 이제와서 내 자식이라고 말 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조희도 그런 것 쯤은 알 것이라 생각하고 입을 뻥긋하지 않았습니다.
출산이 있고 한 3일 뒤에 여불위는 이인 왕자에게 화양부인을 만나고 온 이야기를 하며 편지를 전해주었습니다.
-다음에 계속